“다리 저림·감각 저하 땐 조기 진료 중요”
[고양신문] 60대 이모씨는 허리디스크 파열로 신경 압박이 심해진 상태에서 병원을 찾았다. 극심한 통증과 다리 움직임 제한으로 스스로 걷기 어려웠고, 검사 결과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척추내시경수술로 통증을 일으키는 디스크 조직을 제거했고, 이씨는 수술 뒤 무리 없이 거동을 시작해 입원 3일 만에 퇴원했다.
허리디스크의 의학적 명칭은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다. 척추뼈 사이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젤리 형태의 추간판이 있다. 이 추간판은 바깥쪽의 단단한 섬유륜과 안쪽의 수핵으로 이뤄진다. 노화와 잘못된 자세, 갑작스런 충격 등으로 섬유륜이 찢어지면 수핵이 밖으로 밀려나와 신경을 누르고 염증을 일으킨다. 이 상태가 흔히 말하는 허리디스크다.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 통증, 엉덩이와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 자세 변경 시 통증, 다리 감각 저하다. 디스크가 척추 주변 신경과 조직을 자극하면 허리를 중심으로 묵직하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이 이어진다. 앉아 있을 때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져 통증이 심해지기도 하고, 기침이나 재채기 때 허리가 울리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엉덩이부터 허벅지, 종아리, 발끝까지 전기가 통하듯 저리고 찌릿한 통증도 자주 나타난다. 허리보다 엉덩이나 다리 통증을 더 크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허리를 앞으로 숙이거나 바닥의 물건을 집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신경 압박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다리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은 신경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는 위험 신호이므로 빠른 검사가 필요하다.
디스크는 수핵이 밀려 나온 정도에 따라 네 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수핵이 섬유륜을 밀어 디스크가 부풀어 오른 팽윤 상태다. 2단계는 섬유륜이 찢어지기 직전까지 밀려 나와 신경 압박이 시작되는 돌출 상태다. 3단계는 섬유륜이 찢어지고 수핵이 밖으로 흘러나와 신경을 직접 누르는 탈출 상태다. 4단계는 흘러나온 수핵이 디스크 본체에서 떨어져 척추관 안에서 심한 신경 압박을 일으키는 파열 또는 부유 상태다.
치료는 증상과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 디스크이거나 마비 증상이 없다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소염진통제와 근육 이완제로 염증과 긴장을 낮추고, 견인 치료 등으로 압박을 줄인다.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상당수 환자가 호전을 보인다.
약물치료에도 통증이 줄지 않으면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을 고려한다.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해 염증과 부기를 줄이는 방식이다. 다만 디스크가 완전히 파열됐거나 마비, 심한 감각 저하, 보행 장애가 동반되면 수술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척추내시경수술은 허리에 작은 구멍을 내고 내시경 장비와 수술기구를 넣어 문제를 일으키는 디스크를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절개 부위가 작아 출혈과 통증 부담이 비교적 적고, 부분마취로 수술할 수 있어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도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회복 속도도 빠른 편이어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짧은 입원 뒤 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허리가 아프다고 모두 허리디스크는 아니다. 대표적으로 척추관협착증과 구분해야 한다.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척추 압력이 커져 통증이 심해지고, 상체를 뒤로 젖히면 상대적으로 편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반대로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고, 앞으로 숙이면 신경 통로가 넓어져 통증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허리는 몸을 지탱하는 중심이다. 통증이 오래 이어지거나 엉덩이와 다리 저림, 감각 저하, 보행 장애가 함께 나타난다면 나이 탓으로만 넘기지 말고 신경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조기 진단과 단계별 치료가 이뤄지면 통증을 줄이고 걷는 힘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