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참고조례 전부개정안' 배포
거주요건 폐지 등 권한 대폭 강화
[고양신문] 행정안전부가 지난 6월 9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주민자치회 설치·운영에 관한 참고조례 전부개정안’을 공식 배포함에 따라, 고양시 차원의 맞춤형 주민자치 조례 전면 개정 작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번 참고조례 전부개정안은 지난 4월 14일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주민자치회의 시범실시가 종료되고 정식 실시 근거가 마련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행정안전부는 전문가 자문회의와 전국 단위 설문조사, 권역별 토론회 등을 거쳐 현장의 요구사항을 대폭 수용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례안을 개정했다.
'1년 거주' 조건 삭제 등 문턱 획기적 완화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위원 자격요건 완화를 통한 개방성 확대다. 개정안은 기존 조례에 있던 ‘해당 읍·면·동 1년 이상 거주’ 요건을 전면 삭제했다. 이로써 전입 시기와 무관하게 마을에 관심 있는 주민 누구나 즉시 자치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영주권자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외국인 주민의 참여를 공식적으로 허용했으며, 분과위원회와 특별위원회에는 해당 지역에 소재한 사업장, 학교, 기관의 임직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대상을 넓혔다. 위원 선정 방식 역시 기존의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해 위원선정위원회를 삭제하고 '공개추첨 원칙'으로 통일해 공정성을 높였다.
주민총회 의무화 및 예산 연계로 실질적 권한 보장
단순한 협의체 수준에 머물렀던 의사결정 기능도 대폭 상향됐다. 그동안 자율적으로 운영되던 ‘주민총회’와 ‘자치계획’ 수립이 개정안을 통해 의무화됐다.
특히 자치계획은 지자체의 주민참여예산제도와 연계하도록 명시돼 주민총회에서 결정된 마을의 우선순위 사업이 실제 예산 편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됐다. 나아가 지자체장이 해당 읍·면·동의 주요 시책과 예산 사업 정보를 주민자치회에 사전에 공유하도록 의무화하는 조항도 신설돼 행정과 주민 간의 정보 비대칭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 자치 현장 요구, 국가 표준 조례로 응답받아
정부의 이번 개정안은 고양시 주민자치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제도 개선 요구와 맞닿아 있다.
앞서 지난 1월 21일, 덕양구청 대회의실에서는 고양시 각 동의 주민자치위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법제화 토크 콘서트’가 개최된 바 있다. 당시 현장에 모인 지역 활동가들은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며 독립적인 사무국 설치와 연계 법인 설립 등 행정과 대등하게 협력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과 체계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는 이번 행안부 개정안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개정안 제15조에 '간사 또는 사무국 설치 근거'가 신설됐고, 제26조에는 '사회적 협동조합 등 연계 법인 설립 근거'가 마련됐다. 이를 통해 향후 고양시의 각 주민자치회는 돌봄, 환경 개선 등 지역 내 공공서비스 위탁 사업과 수익 사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공은 고양시의회로… 지역 실정 맞는 조례 개정 시급
행정안전부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해짐에 따라, 이제 남은 과제는 고양시 차원의 신속하고도 실효성 있는 조례 개정이다. 진명기 행안부 자치혁신실장은 배포 당시 "각 지방정부가 이번 참고조례를 바탕으로 지역 실정에 맞게 제도를 개선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도농복합도시의 특성과 44개 동의 각기 다른 지역적 여건을 안고 있다. 고양시와 고양시의회는 정부의 참고조례안을 바탕으로 현장 위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예산 지원 확대와 사무국 체계 구축 등 자치 역량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고양시 맞춤형 주민자치회 조례'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