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양신문] 산황산의 자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산황산 느티나무 고천제’가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고천제는 산황산 자락의 690살 용뿔 느티나무 앞에서 산황산의 안녕을 기원하고, 골프장 증설로 훼손될 위기에 놓인 도심숲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행사다. 지난 24일 고양환경운동연합 주최로 열린 고천체에서는 새롭게 출범한 민경선 시정에 산황산 보전을 위한 결단을 촉구하는 제언을 내놓았다. 제언 전문을 싣는다.
민경선 고양시장께 드리는 제언
고양환경운동연합에서는 연전에 활동가 몇이 모여 장자 제물편을 읽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제물(齊物)은, 만물을 구제한다, 만물을 이롭게 하고 돕는다는 의미입니다.
기후재난대응시대의 시민들은 만물의 조화가 깨지는 것을 깊이 염려하며, 제물의 뜻을 품은 공직자를 원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곳곳의 기후재난뿐 아니라, 해마다 달라지는 우리나라의 날씨 역시 닥쳐올 재난의 징후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고양시는 폭염지수 전국 2위이며, 해수면 상승 시 물에 잠길 면적이 다수입니다. 기후재난을 백년지대계로 대비해야할 도시입니다.
민경선 시장께서는 후보 당시, 시민들과 함께 산황산 살리기 피켓을 드셨습니다. 우리는 시민들의 염려에 답하고자하는 궁극의 심정을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심정만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아실 것입니다.
고양시 중심의 건강한 그린벨트로서 묵묵히 제 소임을 다하는 산황산을 골프장으로 전환시킨 2011년 최성 시정의 위법한 행정을 바로잡으시기 바랍니다.
문제의 시초인 ‘공익성‘ 관련 위법은 최성 시장이 경기도에 제출한 「2016 경기도 개발제한구역 수요조사」 입안서로부터 시작됩니다. 산황산은 입지타당성이 없었을 뿐더러, 사업자는 2011년 당시에도 국토부가 요구하는 재정 확보를 못 한 상태였습니다.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산황산은 훼손된 그린벨트가 아니라는 사실로 격렬한 토론을 벌였고 1차 불허되었으나, 6개월 후 이유를 모르게 조건부 허가되었습니다. 그 6개월 사이에 산황산의 건강성은 변함이 없었고, 고양시 C과장과 국토부 W과장의 뇌물 수수 사건이 있었을 뿐입니다.
조건부 허가 당시 국토부는 사업자의 재정이 확보되지 않으면 도시관리계획을 제척하도록 하였습니다.
2016년 이후 부도와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황의 사업자는 명백히 재정 미확보 상태임에도 2019년 실시계획인가와 사업자 지정을 신청했었고, 이재준 시정은 마땅히 국토부의 지시대로 산황산 도시관리계획을 제척해야 할 입장이었으나 하지 않았습니다.
민경선 시장님, 이제라도 전임 시장들의 오류를 직시해야만 산황산을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동환 전 시장의 실시계획 인가가 마지막 위법이자 공직자로서 몰지각한 폭거임은 두말할 것 없이 자명합니다.
위의 전임 시장들은, 시민들의 간곡한 도심숲 살리기 요청, 길고도 지난하고 수고로웠던 모든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혹여 전임시장들처럼 8만 평의 자연숲 도륙을 막지 않은 채, 거액의 예산을 들여 푸른도시사업, 인공림, 포켓숲 등의 이름으로 그린워싱을 하면, 시민은 속일 수 있겠지만 기후를 속이지는 못 합니다.
장자는 역려과객(逆旅過客)이라는 말로 인생은 여관과 같고 우리는 나그네와 같다고 했습니다.
시장이라는 공직 역시 그렇습니다. 옛사람들은 화무십일홍이라는 말로 공직자의 재임 중 자세를 깨우치기도 했습니다. 오월의 찬란한 모란도, 시월의 눈부신 단풍도 열흘이면 집니다.
고양시민들은 민경선 시장의 재임기간동안 가장 찬란한 업적이 산황산 살리기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모쪼록 기후재난에 대응하는 결단을 보여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애초 위법하게 시행된 산황산 그린벨트 파괴를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정성입니다.
재임기간동안 하늘로부터 주시는 지혜와 건강이 함께 하기를
2026. 10. 24. 용뿔 느티나무 고천제에서
고양환경운동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