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기둥 4곳서 철근 누락
LH “보강작업이 완료했다”
입주자 “신뢰 깨져 못 믿어”
이달 22일 현장에서 간담회
[고양신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철근 누락’ 됐다고 추가적으로 발표한 5개 아파트 단지 중에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이하 장항지구) A4블록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LH는 지난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를 계기로 2017년 이후 착공한 무량판(보 없이 기둥만으로 천장을 지탱하는 방식) 구조 아파트에 대해 3개월간 전수조사를 벌였다. 이어 지난달 30일 전수조사 결과, 91개 단지 중 15곳에서 철근이 누락됐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그런데 지난 11일 이한준 LH 사장이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보강 철근이 빠진 아파트 단지가 추가로 5곳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보강 철근이 빠진 기둥이 5개 미만으로 경미하고 즉시 보강 공사를 진행해 안전에 우려가 없다고 내부 직원들이 자체 판단해 발표에서 빠졌다”고 해명했다.
LH가 ‘누락 정도가 경미하다’고 자체 판단해 기존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로 발표된 15곳에서 제외됐던 곳은 장항지구 A4블록을 비롯해 화성남양뉴타운 B10블록, 평택소사벌 A7블록, 파주운정3 A37블록, 익산평화 등 5곳이다. LH 주택구조견적단 관계자는 “장항지구 A4블록의 경우, 기둥 4곳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밝혀졌다. LH는 장항지구 A4블록 등 추가 발표된 5개 단지에 대해 지난달 20~21일 사이 모두 보강작업이 완료했다”고 전했다.
장항지구 A4블록은 장항지구(1만8000세대)에서 내년 3월 첫 입주가 예정된 곳으로, 행복주택(임대) 572세대, 공공분양 994세대 등 총 1566세대다. A4블록는 장항지구에서 가장 빠른 입주예정지이기 때문에 기본건축(최고 29층·11개동)은 거의 완료단계에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LH가 공식적으로 보강작업을 완료했다고 하지만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장항지구 A4블록 입주예정자 대표카페는 시공을 맡은 LH와 현장(장항지구) 간담회를 준비하는 등 대책모색에 분주하다.
한 입주예정자는 “2020년 말 분양을 받아 3년을 기다려서 내년 봄 입주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저희 아파트 4개 기둥에서 설계상 철근이 누락됐다는 청천벽력같은 뉴스를 접하고 가슴을 조리며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입주예정자들은 LH로부터 이미 보강 완료돼 안전하다는 내용을 전달받았으나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시행사인 LH와 입주예정자 간의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현재 발표된 ‘보강 완료돼 안전하다’는 시행사 LH의 말만 믿고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는 “아무리 보강을 잘 한다고 해도 정말 무너지지 않는지 의심스럽다. 또한 4곳 기둥 외에 추가적으로 다른 곳은 안전한 지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이달 22일 장항지구 현장에서 LH와 ‘철근 누락’ 관련해 간담회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LH 책임자뿐만 아니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간담회 참석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처럼 ‘철근이 누락됐다’는 것은 기둥과 맞닿은 부분에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슬래브(콘크리트 천장)가 뚫리는 것을 막으려면 기둥 주변에 철근(전단보강근)을 여려 겹 감아줘야 하는데, 문제 단지들은 철근을 필요한 것보다 덜 사용했다는 의미다. 상부의 무게를 떠받치는 보 없이 기둥이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바로 지지하는 구조인 ‘무량판 구조’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된다.
장석환 대진대 스마트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민간 건설공사는 건축사사무소에서 설계승인을 하면 시공까지 딱히 검토하는 의무단계가 없어 설계도서의 잘못을 걸러내기 힘든 구조다. 시공단계에서 감리자가 설계의 잘못을 발견하더라도 발주처, 시공사, 감리사의 이해관계 구조상 시공사의 이익에 반하는 의견을 내기란 극히 어렵다”면서 “대안은 설계도면 그대로 시공하고 있는지, 작업순서를 지키고 있는지, 안전규정은 준수하고 있는지 등 공사 전과정을 동영상으로 남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