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웅 한국항공대 교수 고양경제포럼에서 제안

우주개발 주도권 정부→민간
우주산업체 80% 몰린 경기도
정작 우주 클러스터에선 배제
“우주개발협동조합 설립하자”

오현웅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가 13일 열린 고양경제포럼에서 ‘고양시와 경기북부가 선도하는 국가비전 2045년 글로벌 우주경제강국 실현’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오현웅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가 13일 열린 고양경제포럼에서 ‘고양시와 경기북부가 선도하는 국가비전 2045년 글로벌 우주경제강국 실현’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고양신문] 우리나라 우주 산업체의 80% 정도가 경기도에 몰려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경기도 내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은 취약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이들 우주 산업체는 경기남부에 집중돼 있어 고양시를 비롯한 경기북부 지역에는 우주산업 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고양경제포럼(회장 이상헌)이 13일 소노캄고양에서 주최한 초청 강연에서 오현웅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는 ‘고양시와 경기북부가 선도하는 국가비전 2045년 글로벌 우주경제강국 실현’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오현웅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오현웅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인류의 마지막 블루오션 ‘우주’
오 교수는 “오늘날 대부분의 사업 분야가 하락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성장이 기대되는 유일한 분야가 바로 우주산업”이라며 “다른 기술 분야와 연계해 발전하는 우주산업은 인류의 마지막 블루오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서 “대부분의 우주 산업체가 경기남부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우주산업을 품는다면 경기북부와 고양시도 산업을 선도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균형발전’을 할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을 맡은 오현웅 교수는 한국항공대학교 졸업 후 일본 동경대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친 후 25년 가까이 한국 우주산업 저변 확대에 힘써왔다. 특히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서 우주용 탑재 장비를, 조선대학교에서 초소형 큐브위성 1,2호기를 개발하며 신진 권위자로 우뚝 섰다. 아울러 우주 산업체인 주식회사 스텝랩의 대표를 맡아 연구뿐 아니라 우주산업 ‘상용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민간 주도 ‘뉴 스페이스’ 시대
과거 우주개발이 정부의 전유물이었다면, 요즘은 정부보다는 민간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오 교수는 정부의 수요만 반영한 기존 우주개발 방식인 ‘올드 스페이스’와 달리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가 최근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말한다. 

그는 “민간 위주의 ‘뉴 스페이스’의 장점은 바로 ‘창의성’과 ‘사업성’이다. 국익을 위해서만 추진된 기존 우주개발이 비즈니스적 마인드에 기반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전환됨에 따라 다양한 분야로 확장과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우주산업에 뛰어든 민간 업체들의 관심사를 꼽자면 단연 ‘지구관측’이다. 바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정보’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인공위성을 이용해 지상의 물체를 얼마나 정확하게 포착하느냐가 경쟁력이 되었기 때문. 이에 따라 촬영용 인공위성 개발도 활발하다. 기존 2000kg의 대형위성과 달리 5.4kg의 적은 무게로 더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기록하는 초소형위성들이 속속 등장하며 업계관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인공위성이 촬영한 지상 정보들을 활용할 방법도 무궁무진하다. 수집한 지구관측 정보는 농업·산업·에너지·인프라 등 여러 분야의 실시간 모니터링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미 그 효과가 검증된 위성 인터넷 ‘스페이스 X-스타링크’처럼 관측 위성은 국방·안보 분야에서도 필수다. 우크라이나는 스타링크를 드론과 연결해 무인 정찰과 공격 임무도 수행하면서 전세를 유리하게 끌고 가고 있다. 

오 교수는 “한국은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만큼 인공위성 관측 시스템을 공격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라며 “세계 으뜸인 국내 IT 자원과 접목해 초소형위성을 발전시킨다면 국가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 스페이스 트렌드 [출처 = 오현웅 교수 발제 자료]
뉴 스페이스 트렌드 [출처 = 오현웅 교수 발제 자료]

2045년 우주 경제 강국 목표
국내 우주개발의 경우 지난 누리호, 다누리 발사 등을 통해 꾸준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나 우주개발 연구 전반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는 아직 부실한 상황이다. 오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우주개발 예산이 연간 722만 달러로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 7개 선진국 중 가장 낮다. 아울러 거시적인 목표가 부족하다는 점, 작은 우주 시장 규모, 전문인력 부족 등도 한국 우주산업이 난항을 겪는 원인이다.

이에 현 정부는 ‘2045년 우주 경제 글로벌 강국실현’을 목표로 제4차 우주 개발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해 국내 우주산업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이목이 쏠리는 것은 지난해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클러스터 구축에 나섰다는 점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나로호 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발사체), 우주환경시험시설이 이미 구축된 경남(위성체), 정부 출연 연구원 많은 연구기관이 집적된 대전(연구·인재 개발)을 삼각 클러스터로 연결해 우주산업을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오 교수에 따르면 국내 약 80%의 우주 산업체는 해당 세 지역이 아닌 경기도, 특히 남부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도 경기도에는 우주산업과 관련된 부서가 존재하지 않아 민간 업체들에 대한 지원이 미비한 실정이다.

지자체 주도 우주개발 필요
오현웅 교수는 “비록 정부에서 구축한 우주산업 클러스터에는 제외돼 있지만, 경기도는 입지나 연구 인프라 면에서 다른 지역보다 유리한 상황이다”라며 “하지만 이를 활용하지 못해 경기도 산업 먹거리를 키우지 못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고양시의 경우, 한국항공대가 위치해 깊이 있는 연구·시장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기에 적극적으로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양형 우주개발 모델(안) [출처 = 오현웅 교수 발제 자료]
고양형 우주개발 모델(안) [출처 = 오현웅 교수 발제 자료]

오 교수는 고양시와 경기도가 우주산업 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제안한 것은 ‘산학 우주개발협동조합’ 설립을 통한 지자체 주도 우주개발이다. 고양시 내에 항공대를 비롯한 대학과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우주개발협동조합을 설립해 연구·개발·기술력을 집결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창출하자는 것. 그는 일본 오사카의 ‘오사카 우주개발 협동조합’을 출범해 소형위성 개발·발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을 토대로 위성제조 기술 이전 촉진, 중소기업 기술력 홍보, 전문인력 양성 등 지자체가 주도한 우주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이 밖에도 오 교수는 지자체 중심의 우주산업 발전을 위해선 △경기도의 전국 우주산업 주도권 확보 △고부가가치산업 연결 △경기 북부 우주 산업체 유치를 통한 균형발전 △산학 협업 체계 구성과 상생 방향 도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종혁 국민의힘 고양병 당협위원장, 고부미·고덕희·임홍열 시의원 등 지역정치인과 허희영 항공대 총장, 하성용 중부대 교수, 김종명 소노캄고양 총지배인, 김만석 태건비에프 대표를 비롯한 지역 경제인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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