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협동조합 릴레이 탐방<1>

허선주 고양시 협동조합 협의회 대표 
& 해봄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인터뷰

허선주 고양시 협동조합 협의회 대표, 해봄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허선주 고양시 협동조합 협의회 대표, 해봄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10년차 맞은 협의회, 360개 조합과 성장
자발성과 지역성은 협동조합의 본질
사회연대경제 구축 고양시 관심 높아져야
"경력단절·시니어 여성 일자리창출 앞장"

[고양신문] 최근 경제 저성장 국면과 함께 기후위기와 사회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위기를 맞이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사회연대경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회연대경제 조직인 협동조합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취약계층 권익향상, 건강과 복지, 각종 사회서비스 제공 등에 기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협동조합은 지역성을 가장 큰 특징으로 한다는 점에서 현재 고양시가 갖고 있는 여러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주체로 기대를 모은다.

고양신문은 올해 유엔이 정한 ‘두 번째 세계 협동조합의 해’를 맞이해, 고양시 지역사회 곳곳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사회적)협동조합들을 월 1회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한다. 첫 번째 순서로 고양시 협동조합 협의회 대표이자 해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는 허선주 이사장을 만났다.  

▍고양시 협동조합 협의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2014년도에 약 30개 업체가 모여 처음 협의회를 시작했다. 당시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협동조합 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로 시작이 됐는데 벌써 10년을 맞이했다. 
현재 고양시에는 협동조합이 약 360개가 등록되어 있는데 이중 일반 협동조합이 260개, 그리고 사회적협동조합이 89개, 그리고 생협과 같은 방식의 협동조합 연합회가 2개 있다. 업종은 주로 교육 서비스업이나 유통, 도서 분야가 많은데, 최근에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돌봄과 관련된 사회적협동조합이 증가추세에 있다. 특히 돌봄 이슈는 앞으로 협동조합이 다뤄야 할 중요한 의제이기 때문에 협의회 차원에서도 많은 공부를 하고 있는 상태다. 
 

▍외국의 경우 사회문제와 경제위기 해결을 위해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지자체나 정부, 공무원들의 관심이 부족한 것이고 일반 시민들은 다르다. 협동조합은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필요를 충족하고자 하는 당사자들이 중심이 된 경제 조직이기 때문에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오히려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협동조합 설립 수도 증가하는 추세이고 시장과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는 것들을 협동조합을 통해 해결하는 사례가 많다. 관심이 없다기보다는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아닌가 싶다.
 

▍최근 정부 예산 삭감으로 협동조합을 포함한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예산 삭감으로 중간지원조직들이 사라지면서 상담과 컨설팅 기능이 마비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특히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협동조합을 설립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관은 어떻게 마련하고 총회준비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에 대해 실무적인 조언을 받을 곳이 없어 우왕좌왕하는 상태다. 협의회 입장에서도 협동조합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절박함을 느끼고 있다. 더 힘든 건 그동안 예산 지원해줬으면 됐지 뭘 더 바라냐는 식의 태도다. 그동안 협동조합들이 각종 사회문제 해결과 공익활동, 취약계층 고용 등 지역사회에서 많은 역할을 해왔는데 이런 것들이 통째로 부정 당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다행히 일자리 지원사업 같은 경우는 경기도와 고양시가 매칭사업으로 지원해주고 있어서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고양시의 주요 화두가 자족도시인데 사회적경제(협동조합) 활성화도 이러한 부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여지는데.
중요한 지적이다. 저 같은 경우 고양시에 산 지 20년이 넘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베드타운에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지역 안에서 먹고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건 매우 중요하고 또 하나는 고양시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속도가 가장 빠른축에 속하는 만큼 새로운 노인 일거리를 발굴하는 것도 숙제라고 생각한다. 사회적경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만큼 민관거버넌스를 통해 고양시만의 새로운 사회연대경제를 구축했으면 좋겠다.  
 

▍협의회의 향후 활동 계획은.
마침 올해가 고양시 협의회도 10년 차를 맞이한 만큼 전환점이 필요할 것 같다. 우선은 시대변화에 맞춰 협동조합의 역량강화가 중요한 만큼 전문교육과 펀딩 등을 준비 중이다. 특히 협동조합 대표님들이 사업계획서를 굉장히 어려워하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가령 AI활용 교육)을 시리즈로 계획하고 있다. 그밖에 협동조합 운영과 관련된 일상적인 상담과 정보제공 기능 등에 대해서도 협의회 차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엔에서 정한 세계 협동조합의 해를 맞이한 만큼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홍보캠페인과 포럼 등을 추진하려고 한다.  

▍해봄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2019년에 전부터 알고 지내던 고양시에서 소비자 생활협동조합(한살림, 아이쿱, 두레, 행복중심) 활동가 7명과 함께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성장, 사회참여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했다. 10년 넘게 알고 지냈고 함께 지역활동도 하던 사이였던 덕분에 서로 신뢰가 높았고, 덕분에 협동조합 기반을 튼튼하게 가져갈 수 있었다.  

2019년 해봄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 모습
2019년 해봄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 모습

▍협동조합 규모와 주요 사업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우선은 경력단절·시니어 여성들의 창업, 특히 사회적경제나 협동조합 창업을 돕기 위한 교육사업을 진행해왔고 또 한편으로는 창업까진 아니더라도 뭔가 사회적 관계를 맺고 싶거나 작은 일거리라도 원하는 분들을 위해 사무실에서 공예품 제작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교육사업에 그치지 않고 실제 온오프라인을 통한 판로개발까지 나설 수 있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경력단절 여성들에 대한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협동조합 차원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사실 고양시에 여성을 위한 일자리 교육은 많지만 정작 실효성은 떨어지고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다. 게다가 중년 여성들은 일 가정 양립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구에 맞는 일자리들을 발굴하고 매칭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의 천편일률적인 일자리 교육에 비해 협동조합의 장점이 더 많다. 실제로 사업을 해보면서 느낀 점은 참여자들이 다들 단기간 일거리라도 서로 만나고 관계를 맺고 자신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능감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참여 여성들의 재능을 발굴해내고 이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결시켜 줄 수 있다는 게 해봄 협동조합의 장점인 것 같다. 
 
▍협동조합 운영에 있어 고양시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면.
우리같은 경우는 다행히 LH에서 기부채납받은 건물에 사무실을 얻긴 했지만 많은 협동조합들이 사무공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양시도 100만 특례시 규모에 맞게 사회적경제 클러스터 같은 공간을 마련해서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구도심 경우 점점 공동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데 이곳에 협동조합들이 모여서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면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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