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개 구역 중 아파트 22곳 대상
백송마을, 연말께 첫 지정 유력

단지별 대지지분에 따라 비례율 격차
후곡 102.6% vs 강촌·백마 118%
기준 용적률 350% 상향 요구 거세
집값 약세·공사비 상승은 과제

[고양신문] 후곡마을과 강촌마을, 백송마을 등 일산 주요 구역들이 잇따라 특별정비구역 지정 절차에 돌입했다. 다만, 타 신도시 대비 낮은 기준 용적률의 상향 문제와 최근의 집값 약세, 공사비 상승에 따른 사업성 확보는 향후 과제로 지적된다.

고양시 일산신도시 아파트단지 일대 전경. 일산신도시 주요 단지들이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행정 절차에 돌입하며 재건축 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있다.
고양시 일산신도시 아파트단지 일대 전경. 일산신도시 주요 단지들이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행정 절차에 돌입하며 재건축 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있다.

주요 단지 주민공람 잇따라…사업 규모 대폭 확대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산 재건축 대상지는 총 48개 구역으로, 이 중 연립주택과 복합용지를 제외한 아파트 구역은 22개에 달한다.

가장 속도를 내는 곳 중 하나는 일산서구 일산동 '후곡마을 3·4·10·15단지'(7구역)다. 현재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주민공람이 시행 중인 이곳은 총 2564가구인 4개 단지를 허물고 최고 45층, 4304가구 규모로 다시 짓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마을 1·2단지, 백마마을 1·2단지'(16구역) 역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주민공람 절차를 밟고 있다. 해당 구역은 기존 2906가구에서 1958가구가 늘어난 4864가구 규모, 최고 45층으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일산 첫 특별정비구역 지정 타이틀은 일산동구 백석동 '백송마을 1·2·3·5단지'(21구역)일 가능성이 높다. 이 구역은 지난 5월 이미 주민공람을 마치고 고양시 경관 심의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으며, 연말께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 2732가구가 최고 49층, 3686가구로 재탄생한다.

이 외에도 선도지구 중 하나인 '강촌마을 3·5·7·8단지'는 기존 3616가구를 6917가구로 확대하는 정비계획을 수립 중이다. '흰돌마을 3·5단지(1444→2300가구)'는 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예비사업시행자로 지정하며 내년 구역 지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양 일산신도시 주요 재정비 단지 현황.
고양 일산신도시 주요 재정비 단지 현황.

단지별 대지지분에 따라 엇갈린 비례율과 분담금

사업의 성패를 가를 사업성 지표인 '추정비례율'은 단지별 여건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후곡 7구역(3·4·10·15단지)의 경우 용적률 350%를 적용해 추정비례율(개발이익률) 102.6%를 산출했다. 이는 3.3㎡당 공사비를 750만원, 전용 84㎡ 기준 일반 분양가를 3.3㎡당 3450만원으로 가정한 수치다. 이 기준에 따르면 전용 84㎡를 보유한 조합원이 동일 면적의 새 아파트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약 2억8000만원의 분담금을 내야 한다.

반면, 강촌·백마 16구역은 용적률 300%를 적용하고도 비례율이 118.0%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기존 가구가 모두 전용 84㎡ 이상의 중대형 면적으로 구성돼 가구당 대지지분이 크기 때문이다. 용적률을 무리하게 상향하지 않아 공공기여(기부채납) 규모를 줄인 것도 사업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백송마을 21구역 역시 용적률 300%를 적용해 비례율 102.75%를 기록했다.

300% vs 350%… 기준 용적률 상향이 최대 쟁점

사업성 확보를 위해 일산 주민들은 고양시 측에 현재 300% 수준인 기준 용적률의 상향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기존 용적률을 기준 용적률까지만 올릴 경우 증가분의 10%를 공공기여로 납부하면 되지만, 기준 용적률을 초과할 경우 이 비율이 41%로 급증한다. 실제 후곡 3·4·10·15단지의 경우 기준 용적률 적용 시 공공기여금은 1250억원이지만, 초과분 공공기여금은 1394억원으로 늘어난다.

만약 고양시 기준 용적률이 350%로 상향될 경우, 해당 단지의 공공기여금은 약 1000억원가량 줄어들어 조합원 분담금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분당(326%), 평촌·산본(330%), 중동(350%) 등 다른 1기 신도시는 이미 일산보다 높은 기준 용적률을 적용받고 있어 형평성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새로 선출된 민경선 고양시장이 기준 용적률을 350%로 높이겠다고 약속하면서 지역 내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고양시청 전경
고양시청 전경

공사비 급등과 주택 시장 침체는 불안 요소

행정 절차가 속도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공사비 급등은 재건축 추진의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일산 재건축 단지들은 대체로 일반 분양가를 3.3㎡당 3500만원 안팎으로 책정해 사업성을 계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GTX-A 노선이 정차하는 킨텍스역 주변 신축 아파트 매매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일산서구와 일산동구의 평균 아파트값은 각각 1.3%, 1.6%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4~5년 뒤 분양 시점에는 분양가를 더 높일 여지도 있겠으나, 공사비 역시 함께 오르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전문가들 역시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일산은 경기 남부 지역과 비교해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적고 강남 접근성이 떨어져 집값이 크게 오르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아직은 신중한 태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사업의 첫 단추인 특별정비구역 지정이 가시화된 가운데, 고양시의 정책적 지원 규모와 단지별 분담금 최소화 전략이 일산신도시 재건축 사업의 최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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