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준공 경기도 공실률 44%
LH 매입해 청년·신혼주택 활용
입주업종 풀고 지원시설도 확대
[고양신문]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로 대규모 공실이 발생한 지식산업센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규제 완화와 공공 매입에 나선다. 삼송·원흥·지축·향동·덕은 등 택지개발 과정에서 지식산업센터가 대거 들어선 고양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산업통상부는 10일 ‘지식산업센터 공실 대책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대책은 △수급 조절 △공실 활용 △입주 규제 완화 △관리제도 개선이 핵심이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심각한 공급 과잉이 있다. 산업부가 올해 5월 기준 전국 1056개 지식산업센터를 조사한 결과 평균 공실률은 16.6%, 미분양률은 9.0%였다. 특히 2023~2025년 준공된 153개 단지의 공실률은 43.5%, 미분양률은 26.9%에 달했다.
수도권 상황은 더 심각하다. 최근 3년 준공 단지의 공실률은 42.7%였으며, 경기도는 44.2%로 수도권에서 가장 높았다. 전국에 설립 승인된 지식산업센터의 46.7%가 경기도에 몰려 있다.
대출 규제와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경매도 급증했다. 전국 지식산업센터 경매 건수는 2023년 688건에서 2024년 1564건, 지난해 3876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공실 지식산업센터의 주거 전환이다. 정부는 LH의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활용해 수도권 공실 센터를 매입,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를 주거용 오피스텔로 전환하는 것도 허용한다. 전용면적 30㎡ 미만 오피스텔로 변경할 경우 주차장 추가 확보 의무를 2027년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기숙사와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가는 지원시설 비율도 산단 및 수도권의 경우 기존 30%에서 50%로 2년간 확대한다. 독립 욕실과 빌트인 가전, 바닥난방 등을 갖춘 원룸형 시설도 허용한다.
용도 전환에 따른 취득세 환수 부담은 징수유예를 통해 완화하고, 리모델링을 위한 HUG 보증과 호당 7000만원 규모의 기금 대출도 지원한다.
입주 업종 규제도 대폭 풀린다. 지금까지는 제조업과 지식·정보통신산업 등 정해진 업종만 입주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사행시설, 환경오염 업종, 위험물 취급시설 등을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입주를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
기존 센터의 활용 규제는 풀지만 신규 공급 관리는 강화한다. 산업부는 올 하반기 ‘지식산업센터 설립승인 검토기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지자체가 주변 공실률과 상가 분양시장,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여건을 검토하도록 할 방침이다.
지자체는 설립 승인 전 산업부에 신청 내용을 통보하고, 관할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률을 반기별로 조사·공개하게 된다. 사용승인 전 지분을 나눠 파는 ‘쪼개기 전매’도 금지한다.
지식산업센터가 집중 공급된 고양시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가 공실 해소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축·향동 등 택지지구의 지식산업센터가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원룸으로 대거 전환될 경우 주차·도로·상하수도 등 기존 기반시설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학교와 어린이집, 녹지 등 생활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청년·신혼부부 주거시설로서의 적합성도 따져봐야 한다.
기존 업무시설을 유지하려는 소유자와 주거용 전환을 원하는 소유자 간 갈등 가능성도 있다. 고양시도 지역별 공실 현황과 기반시설 수용 능력을 점검하고, 무분별한 주거 전환을 막기 위한 세부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