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회 고양경제포럼 특별강연
강원국 ‘AI 시대, 왜 글쓰기인가’
AI에 전적으로 의존시 '인지 부채' 우려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 중요
[고양신문] “단순히 텍스트 생산 자체가 목적인 기능적 글쓰기는 10년 내에 인공지능으로 완전 대체될 것이다.”
강원국 작가는 AI 시대에 인간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 문해력과 비판력, 공감력을 꼽으며, 인공지능에 종속되지 않고 이를 주도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공지능에 글쓰기를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비판적 사고력이 저하되는 ‘인지 부채(Cognitive Debt)’ 현상을 경계하며, 인간 본연의 역량을 기르는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고양산업진흥원과 K-하이테크 플랫폼이 주최하고 고양경제포럼과 고양신문이 주관한 제84회 고양경제포럼이 14일 오전 7시 소노캄고양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을 지낸 강원국 작가를 초청해 ‘AI 시대, 왜 글쓰기인가’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AI의 텍스트 생성 능력과 ‘기능적 글쓰기’의 소멸
강 작가는 본인의 16번째 저술 과정에 챗GPT를 활용한 사례를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인공지능에 목차 구성을 지시한 결과 실제 구상한 내용과 70%가량 일치했으며, 세부 원고 작성 지시에서도 본인의 문체를 상당 부분 모방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강 작가는 제프리 힌튼과 샘 알트만 등 인공지능 전문가들의 발전 단계론을 인용하며,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이 이미 인간의 업무를 대행하는 ‘에이전트(Agent)’ 단계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기술 발전에 따라 단순한 텍스트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기능적 글쓰기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에 종속되지 않고 이를 주도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과거 연설비서관 시절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글쓰기 지시 방식을 차용한 원칙이다. 구체적으로 △본인 경험과 생각이 담긴 고유의 재료 제공 △인간 주도의 작성 과정 지휘 및 명확한 맥락 부여 △철저한 퇴고를 통한 자기화 과정이다.
또한 인공지능에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인지 부채(Cognitive Debt)’ 현상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인공지능에 글쓰기를 일임한 집단은 비판적 사고력이 저하되는 현상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반면 스스로 실력을 갖춘 상태에서 보조 도구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집단은 유의미한 성과 향상을 보였다며, 인간 본연의 역량 함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작가는 향후 인공지능 시대에 요구되는 인간의 3대 핵심 역량으로 AI를 다루는 기초가 되는 ‘문해력(소통 능력)’, 산출물의 수준을 평가하는 ‘비판력(질문력)’,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공감력’을 꼽았다. 아울러 기존의 암기 및 순응 중심의 수동적 교육에서 벗어나, 자기 생각을 주도적으로 말하고 쓰는 창의적 교육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총장은 “대학 교육의 위기와 대전환의 시기에 현재의 교육 방식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강 작가는 “읽기와 듣기 중심의 수동적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이 주도적으로 말하고 쓰는 능동적 발광체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답했다.
김나정 고양마을교육공동체 부지회장은 “독서 교육 시 AI를 활용한 모방과 창조의 경계점 설정”에 대해 질의했다. 강 작가는 “읽고 듣는 것의 궁극적 목적은 스스로 표현하기 위함”이라며 “사색과 메모 과정을 통해 정보를 자기화하는 훈련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AI 허브 유치 추진 현황 브리핑
이날 포럼에서는 ‘글로벌 AI 허브’의 고양시 유치 추진 현황 브리핑도 진행됐다. 최창의 범시민 유치 추진위원장은 인공지능의 안전하고 윤리적인 사용을 위한 국제 규범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이를 논의할 국제기구인 글로벌 AI 허브 설립 동향을 공유했다.
최 위원장은 고양시가 인천, 부산 등 타 지자체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며, 국제공항 접근성 및 광역급행철도(GTX) 연결 등 인프라의 우수성을 언급했다. 또한 시민과 지자체가 공동으로 유치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10만 명 서명 운동을 진행 중임을 밝히며 지역 경제인과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