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복’ 가치 지켜온 평등한 공동체
지역의 이웃·사회적 약자와 연대
[고양신문] “교회가 무너져 가는 시대일수록 이성과 삶으로 납득할 수 있는 ‘말되는 신앙’을 전해야 합니다. 예루살렘의 교리가 아니라 민중의 삶터에서 구원을 살아낸 ‘갈릴리의 예수’를 따라야 합니다.”
동녘교회를 개척한 홍정수 목사는 창립 40주년을 맞아 신앙이 맹목적 도그마가 아니라 삶의 언어와 상식으로 구현돼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개척 정신을 잊지 않고 교회를 이끌어온 김경환 목사도 “기복이 아니라 모두가 이미 귀하고 복된 존재임을 확인하는 ‘원복’의 신앙, 맹목이 아닌 사유하는 기독교, 교리가 아닌 약자와 이어져 더불어 사는 삶의 기독교가 동녘이 지켜온 40년의 뿌리”라고 말했다. 두 목회자의 말대로 동녘교회는 하느님의 구원을 교회 안에 가두지 않고, 일상의 삶과 현장의 연대로 신앙을 증명해 왔다.
이 고백을 바탕으로 동녘교회는 지난 11일 오후 4시, 능곡역 앞 예배당에서 창립 40주년 홈커밍데이를 열었다. '당신이 있어 우리가 존재합니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40년 역사를 함께 만든 전·현직 교인과 이웃들이 모여 감사와 환대를 나눴다. 행사는 1부 창립 40주년 기념 축하 예배, 2부 소식 나눔, 3부 사랑의 식탁 순으로 이어졌고, 참석자에게는 친환경 텀블러가 선물로 전달됐다.
2부에서는 교인들이 직접 꾸민 공연이 분위기를 달궜다. 교인들이 마음을 모아 선보인 파격적인 차력쇼와 정성 어린 무대는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고, 옛 교우와 현재 교인이 하나 되어 기쁨을 나누는 한마당 잔치가 펼쳐졌다.
동녘교회의 역사는 1986년 서울 상도동의 작은 예배당에서 시작됐다. 신학을 삶으로 구현하려는 작은 걸음이었다. 1990년대 초 감리교 종교재판 사태로 목회자와 신학생들이 떠나는 아픔을 겪었지만, 남은 평신도 교인들은 흔들림 없이 교회를 지켰고 권위주의적 직분제를 폐지한 평등한 평신도 공동체로 거듭났다.
1998년 고양시 백석동으로 터전을 옮긴 뒤 풍동, 행신동, 토당동을 거치며 20여 년간 작은도서관 운동, 동녘지역아동센터, 청소년 공간 ‘깔깔깔’을 운영하며 지역 이웃과 아동·청소년을 섬기는 지역교회의 귀감이 됐다.
산황산 살리기 운동, 세월호 참사 추모,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기후위기 행동예배 등 고통받는 사회 현장에서도 연대해, 교인들 스스로 “현장에선 우리가 대형교회”라고 자부하는 삶의 신앙을 실천해 왔다. 이번 40주년 홈커밍데이는 지난 40년의 은혜를 되새기고, 앞으로도 낮고 외로운 곳에서 생명과 평화를 일굴 동녘교회의 향후 40년을 밝히는 이정표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