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 KBS 임원진과 여의도서 업무협약

 

민간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고양시 법곳대화지구 위치.


합의서에 면적(15만㎡)·위치 구체적으로 명시
추진위 “개발 당위성 확보, 고양시에 큰 혜택”
KBS “방송영상단지 구축에 의지 표명”
시 “절대농지 해제해야  민간개발 가능”

[고양신문]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40만 평 규모의 민간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법곳대화지구 도시개발 추진위원회(이하 민간추진위)’가 “KBS 한국방송공사와 부지공급에 대한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KBS 측도 2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법곳동 15만㎡ 부지 개발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한 것이 맞다”고 확인해줬다.

지주들이 중심이 돼 민간주도로 도시개발이 추진되는 이곳은 올해 6월 관련 입안서류를 고양시에 제출했으며 지금까지 고양시의 제안수용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민간추진위가 돌연 4개월 전 있었던 KBS와의 부지공급협약(MOU)을 공개한 것. 민간추진위는 “KBS 유치를 통해 도시개발의 당위성을 확보했다”며 “이제는 오히려 고양시가 KBS 유치를 적극 반기고 민간개발사업에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KBS방송영상단지가 조성될 부지라며 지난 22일부터 법곳동 벌판에 애드벌룬을 띄우고 대형현수막을 걸었다. 현수막에는 ‘법곳 도시개발구역 내 KBS방송영상단지(약 4만5000평) 조성 합의체결’이라고 적혀있다. 현수막이 일반에 공개되자 법곳대화지구가 실제로 개발 될지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KBS와 추진위와의 합의서는 지난 7월 26일 KBS 여의도 본사에서 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찬경 추진위원장은 “올해 6월부터 KBS 관계자들의 방문이 수차례 있었다”며 “우리 지주들보다 오히려 KBS 측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추진위 측이 공개한 합의서 내용은 구체적이다. 합의서에는 법곳대화지구 전체 개발면적인 40만여 평(128만㎡) 중 약 13%인 4만5000여 평(15만㎡)이 KBS가 개발하는 부지로 명시돼 있다. 위치 또한 구체적이다. 제2자유로 법곳IC에서 북서쪽으로 길게 늘어선 부지로, 법곳동 1649번지 일대를 KBS가 개발하는 부지라고 명시했다. 이곳을 KBS가 낙점한 이유로는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글로벌 한류제작의 전진기기’라고 협약서에 표현돼 있다.

고양시 일산서구 법곳동 하늘에 ‘KBS방송영상단지 조성 합의체결’이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이 지난 22일부터 나부끼고 있다. 이곳 법곳·대화동 일대는 민간주도로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곳이다.

 

협약을 체결하고 넉 달 동안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추진위 측은 “민간개발사업이 확실히 진행된다는 보장이 있어야 KBS도 부지 개발에 동참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미리 밝힐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또한 KBS가 이번 합의서가 미리 공개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KBS가 방송영상단지를 고양시에 조성하는 것은 고양시 입장에서는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는데, 시가 민간개발사업에 아직까지도 소극적으로 나서며 입안서류를 승인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시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KBS와의 협약 사실을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5일엔 최봉순 고양시 부시장과 KBS 관계자와의 협의가 고양시청에서 진행됐다. KBS 측 담당자는 이날 진행된 고양시와의 협의 내용에 대해 “법곳동에 민간개발이 진행된다면, KBS방송단지를 법곳동 부지에 조성할 계획이 있으며 이를 통해 분산된 제작·판매 시스템의 집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만남을 통해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고 고양시가 궁금해 하는 부분, 특히 KBS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KBS와 함께 자리했던 고양시 관계자는 “공영방송이란 점을 강조하며 기업의 이익보단 공공성 부문에 기여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설명했다. 민간도시개발에 대해서는 “법곳대화지구가 대부분 농업진흥구역(절대농지)이라 시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우선 농림부가 절대농지를 해제할 의지가 있는지 사전에 확인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KBS와 민간추진위가 어떤 합의를 했든 고양시가 크게 휘둘릴 일은 없다”며 “다만 KBS가 방송단지 조성에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는 차후 협의를 통해 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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