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기자의 공감공간> 하늘벗작은도서관 & 모당공원작은도서관

[고양신문] 고양시는 ‘아주 특별한 책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시립도서관 17개와 공립작은도서관 17개, 사립작은도서관 41개가 있다. 도서관들은 책을 매개로 한 도서전시, 체험활동, 공연 등의 다채로운 행사로 고양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이들 중 2009년에 개관해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과 아이들의 즐거운 놀이터 역할까지 하고 있는 하늘벗작은도서관과 2018년 12월 현대적인 모습으로 오픈한 모당공원작은도서관을 찾았다.

 

엄마들의 사랑방, 아이들의 놀이터 

- 하늘벗작은도서관

규모는 작지만 책으로 꽉 찬 하늘벗작은도서관


중산동 하늘마을1단지 아파트 관리사무실 2층에 자리 잡은 하늘벗작은도서관. 1층에는 어린이집이 있고, 2층으로 올라가면 헬스장이 나오고, 오른쪽에 도서관이 있다. 작은 공간에 들어서면 깔끔하게 정리된 서가가 눈에 들어온다. 다른 곳과 다르게 심리학, 자기성찰, 독서 & 글쓰기, 여행, 요리, 육아 등 주제별로 분류를 해놨다. 소설은 작가별로 진열했다. 분류번호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더 좋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경기도의 작은도서관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아 신간도서 구입과 문화프로그램비 지원을 받았다. 작년에는 ‘문화가 있는 날’과 ‘냉방기 지원 사업’에도 공모해 선정됐고, 커뮤니티 우수 단지로 선정돼 LH로부터 리모델링 지원을 받아 프로그램실을 새로 꾸몄다. 그 덕분에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이곳에서 어린이들과 ‘소떡소떡’이라는 요리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올해는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장수 사진관’, ‘책과 연계된 영화 보기’ 등 또 다른 행사도 열 계획이다. 이런 모든 일들은 전문 사서가 있어서 가능한 일인 듯 싶다.

특히 이곳은 마을 주민들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함께 숨 쉬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웃음 띈 얼굴의 장희경 사서는 말한다.

“바로 옆에 모당초등학교가 있어서 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어요. 학교 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 보다 더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하굣길이나 학원가다 들리고, 어른들은 강아지 산책시키는 길에 오시고, 마트에서 장 보고 들리시고, 은행 가시는 길에 책도 반납하고 가세요. 인근 학교들 스케줄에 맞춰서 필독서도 구비하고 프로그램도 구성하고 있어요.”

1일 평균 50여 명 정도가 이곳을 찾고, 월 800권 정도를 대출해 간다. 소장한 8000여권의 책 중 청소년용은 60%, 성인용은 40% 정도의 비율로 갖췄다. 주민들 희망도서 리스트를 받아 1인당 2권 정도씩 구입을 한다. 신간과 베스트셀러들은 빨리 구비하는 편이다.
 

작년 새로 마련된 프로그램실에서 진행된 겨울방학 독서 모임(사진=하늘벗도서관)


그동안 많은 행사들을 진행했고, 올해도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어린이들이 동화와 동시를 읽고 독서토론을 하는 모임을 진행할 예정이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매월 1회씩 천체관측 동아리 ‘별하늘 탐험대’가 초등생부터 중학생과 함께 한다. 밤하늘을 실제로 관측하며 태양계와 우주에 대한 이해와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늘마을에는 다양한 재능을 지닌 입주민들이 많이 거주한다. 그들의 자원봉사로 글쓰기 수업과 대바늘 손뜨개 수업을 진행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문재현 운영위원은 독립공연예술가로 인형극을 통해 재능기부를 했다. 문 위원은 “마을에 자유롭고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감사한 일”이라며 “전문적인 사서가 상주하는 덕분에 아이들이 와서 책을 문의할 때 학년과 수준에 맞게 권해주고, 도서관이 체계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예전보다 더 많이 오게 된다”며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이곳은 하교 후 학원을 가지 않는 아이들의 안심 놀이터 역할도 하고 있다. 부모들에게는 든든한 공간이고, 아이들에게는 즐겁고 재미있게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덕분에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지고 책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 아파트 단지 내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아파트 대표이자 도서관 관장을 맡고 있는 박정옥씨는 “다른 곳보다 시설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장희경 사서가 아이들에게 잘 호응해주고 마음을 잘 이해해 주기 때문에 심적 거리가 더 가까운 곳”이라면서 “도서관은 자원봉사자가 아닌 사서가 있어야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늘마을 후문 쪽은  벚꽃 필 때가 장관이라니 그때쯤 놀러 가도 좋겠다.

주소 :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로 101
문의 : 031-975-1740
 

서가를 주제별, 작가별로 분류해 놓은 하늘벗작은도서관 내부 모습
하늘벗작은도서관의 문재현 운영위원(앞줄 왼쪽), 장희경 사서(앞줄 오른쪽), 박정옥 관장(뒷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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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처럼 아늑하고, 재미있고

- 모당공원작은도서관
 

깔끔한 인테리어의 모당공원작은도서관 내부 모습


2018년 12월에 개관한 모당공원작은도서관(관장 김정희) 주민들에게 매우 반가운 공간이다. 주변에 신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는데도 변변한 문화시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규모가 그들의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공립의 작은도서관치고는 큰 편이다. 내부도 요즘 분위기에 맞춰서 꾸몄다.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고, 카페처럼 창가에 높은 의자를 놓아 혼자서 조용히 공간과 시간을 누릴 수 있다.

도서관 입구를 들어서면 오른편에 전시 중인 책이 눈길을 끈다. 2월에는‘나이듦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책을 전시했고, 이달에는 ‘세상의 부조리에 저항한 위대한 아티스트’라 불리는 토미 웅거러의 그림책을 전시하고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유아방이 있다. 이곳에서 엄마와 함께 온 아이들이 편안하게 책을 보고 있다. 맞은 편 공간에서는 어르신들이 신문과 책을 읽고 있다. 어린이부터 학생들, 장년, 노년층까지 이용자가 다양하다. 작은도서관이라는 성격에 맞게 모두가 편안하게 같이 어울리는 공간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볼 수 있는 유아방 모습

김정희 관장은 “이곳은 조용히 책만 보는 곳이 아니라 문화공간이 될 수 있다”면서 “아이들과 어른까지 모두 다 같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를 위해 어린이와 학부모, 어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청소년과 청년층도 올 수 있는 도서관으로 만들고자 그 방법을 고민 중이다. 그동안 어린이를 대상으로 ‘그림책 읽고 캐릭터 인형만들기’ 행사를 진행했고, 한성민 그림책 작가를 모셔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가졌다. 14일, 오전 10시부터는 아동문학가이자 그림책평론가인 엄혜숙 작가를 모시고 어른을 위한 그림책 강연을 할 예정이다. 행사가 끝나면 어른들을 대상으로 그림책 동아리를 구성해 볼 생각이다. 그 외에 장년층을 대상으로 고전이나 역사 강의 등 여러 가지를 주선할 예정이다. 7일부터 3.1절 100주년을 맞아 독립선언문 부분 필사하기를 시작했다. 주민들이 원하는 만큼 편하게 릴레이 식으로 하면 된다.

현재 어린이가 신간을 읽고 독후 활동을 하는 모임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김 관장은 이용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요구를 파악 중이고,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과 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어린이들이 오면 즉흥적으로 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현재 이곳에는 3천여 권의 책이 있고 어린이용은 30%, 어른용은 70% 정도로 갖췄다. 여기에 청소년과 청년 관련 책도 추가해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당분간은 신간 위주로 구비할 예정이다. 김 관장은 인문학과 자연, 생태 관련 책도 포함시키고 싶지만,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그 비율을 맞춰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겨울 방학기간 중 하루에 100여명이 찾았다. 모든 업무를 김 관장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다. 인력이 부족한 상태라 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이자 어린이 책 공부를 많이 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 필요해 보인다. 건물 2층에는 시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건강증진센터가 있고, 도서관 주변이 공사중이어서 주차 문제로 불편하다. 올 6월경 공사가 끝나면, 공원을 찾는 주민들과 아이들이 더욱 더 쉽게 들릴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다.

주소 :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로 73-2
문의 : 070-4244-7442
 

카페처럼 꾸민 공간에서 책과 신문을 보는 이용자들
모당공원작은도서관의 이계연 자원봉사자, 김정희 관장, 김연희 자원봉사자(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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