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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담은 걸 그림으로 그려요”초등학교 5학년 그림 영재 김민찬 군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9.05.17 20:07
  • 호수 1420
  • 댓글 0

고향 고양에서 모처럼 개인전
30일까지 자운제갤러리 전시
자연에서의 경험 그림으로 표현

 

그림 영재 김민찬 군


[고양신문] 고양시의 문화휴식공간 플랜테이션 내 자운제 갤러리에서 그림 영재 김민찬 군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김군이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그린 500여 점 중 유화와 아크릴화 14점을 전시 중이다.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인 김군은 기성 작가들 작품 못지않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그림들을 선보이고 있다. 미술 평론가와 화가들로부터 “필체도 경지에 이른 그림들이고, 그림마다 이야기가 있어서 매력적”이라고 칭찬을 많이 들었다.

2012년 밀알학교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후 10여 차례 개인전과 그룹전을 했다. 민찬 군은 그림에서 풍기는 성숙함 대신, 낯가림도 하고 쑥스러워하는 천상 어린이였다. 어머니 김연수씨와 함께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민찬군과 어머니 김연수씨


민찬 군은 2살부터 다른 어린이들처럼 색연필이나 연필로 끄적거리면서 놀았다. 4살 때 어린이집에서 사고를 계기로 병원에서 안구 정밀 검사를 받았다. 이때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아기가 앞이 안보이는데 왜 이제야 데려왔느냐?”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양쪽 눈이 약시로, 앞이 안보이는 정도의 시력을 갖고 태어났던 것이다.

그 충격으로 김씨는 병원에 입원했고, 아이가 ‘나중에 자라서 혼자서 사랑하면서 살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를 계속 생각했다. 그때 민찬 군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늘 그림을 그렸다는 게 떠올랐다.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 부모가 없어도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결심을 했다. 눈 치료를 하면서도 민찬 군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계속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민찬 군은 이제까지 그림 그리기를 누구한테 배운 적이 없고, 혼자 집에서 그렸다. 기회가 있으면 그림 전시를 보러 가지만, 특별히 미술 공부를 시키지는 않았다. 김씨는 민찬 군이 바다, 산, 자연에 가고 싶어할 때 데리고 간다. 항상 차에 그림과 글쓰기 도구를 싣고 다닌다.

학교 선생님들도 민찬 군의 실력을 알아보고 대회에 나가볼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민찬 군은 “그림으로 등수를 매기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말로 대회에 나가본 적이 없다. 지금도 “대회에는 나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김민찬군의 그림 '사랑합니다'

그렇다면 그림에 대한 생각들은 어떻게 나올까? “학교를 가거나 여행을 갈 때 마음에 담은 걸 캔버스에 나타내는 거예요. 특별히 자연을 좋아해서 관심이 많아요.” 비 오는 날 비를 흠뻑 맞고 나서 몸으로 체험한 것, 혹은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을 본 그 느낌을 그림으로 그린다. 글도 잘 쓴다. 민찬 군이 직접 쓰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다가 이야기를 하면 김씨가 받아 적기도 한다. 작품마다 그림 제목과 설명을 써서 함께 전시하고 있다. “그림을 그릴 때 마다 그림에 생명을 넣어 주는 것 같다”고 말하는 민찬 군. 그림 자체에 집중하는 순간을 좋아한다. 김씨가 볼 때 그림에 몰입하면 눈빛이 달라진다.

김씨는 일산에 15년 정도 살다 민찬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할 즈음 하남 신도시로 이사했다.조용하고 산이 있는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해서다. 지금은 검단산 올라가는 쪽에 있는 산곡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학교가 작아 학년마다 반이 1개 밖에 없다. 한 반에 재학생이 12명으로 학년을 그대로 같이 올라가기 때문에 형제처럼 지낼 수 있다. 그곳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성격도 더 밝아졌다.
“학교에 가면 자연을 볼 수 있고, 사계절 풍경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학교생활도 재미있고요.”

학교에 가지 않을 때는 그림을 그리고 피아노 연주도 한다. 기자와 만난 당일 ‘캐러비안의 해적’도 즉석에서 연주해줬다. 밝은 피아노 선율이 듣는 이를 기분 좋게 했다. 책 읽는 것, 글 쓰는 것,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품다’라는 작품에 쓴 글이다.
“안아주세요! 안아주세요! 어느 날 엄마가 아프시다. 그 모습을 본 나도 아프다 마음이(...)/ 어느 날 엄마가 잠을 자고 있는 나에게 소곤소곤 귓속말로 / 우리 민찬이 아프지, 우리 민찬이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 마음으로 모두를 안아준다면 이 세상은 사랑으로 고마움으로 가득할 것이다.”
 

김민찬군의 그림 '미소가 피어나다' (사진=김민찬)


그림에 활용하는 재료도 다양하다. 할머니 반짇고리에 들어있던 실패를 붙이고, 친구들과 가지고 놀던 구슬도 이용한다. 캔버스 대신 골판지를 잘라 그 위에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작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그림을 재능 기부해서, 현재 TV 광고에도 그림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SBS의 ‘영재발굴단’ 등 각종 언론매체와 방송에 출연했다. 김씨는 앞으로도 민찬 군이 태어나고 자란 고양시와 계속 연을 이어 나가고, 함께 나누는 시간이 주어지면 좋겠다고 말한다. “아이가 그림에만 빠지지 않고, 자유롭게 컷으면 좋겠어요. 다른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할 수 있게 해주고, 또래의 아티스트들도 만날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5월 1일부터 시작된 전시는 이달 30일까지 계속된다.
 

김민찬 개인전 

기간 : 5월 30일까지
주소 : 고양시 덕양구 통일로 493번 안길 103-20
문의 : 02-381-2600

전시장 내부

 

민찬군의 그림 '품다'

 

민찬군의 그림 '나무' (사진=김민찬)

 

정미경 기자  gracesoph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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