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하며 주민들과 돈독해져 작년 마을회관·경로당 준공

“주민불편 더는 행정 아쉬워 마을회관 중심으로 화합위해 노력“
이경철 송산13통장(일산서구 통장 협의회장)은 가까운 자유로를 가리키며 “저쪽 자유로 아래가 우리집이었어요. 할아버지와 부모, 형제들이 같이 살던 곳 이었구요. 추억과 기억이 많은 동네입니다. 저의 모든 것은 이곳 송산동에 있습니다”라며 자유로 개통 이전의 마을을 회상했다. 송산13통은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다. 서쪽으로 자유로가 길게 뻗어있고 그 너머엔 한강이 흐르고 있다. 이경철 통장의 집은 장월 IC에서 마을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송산13통 마을회관과 가까운 곳에 있다. 봄바람에 흔들리는 연둣빛 단풍나무가 지붕 높이만큼 자라 있고 집 앞으로는 작은 실개천이 있다. 

이경철 통장은 송산13통장이자 일산서구통장협의회장으로 고향 송산동의 마을 일꾼으로 산을 좋아한다.

송포초등학교 후배이기도한 슬하의 두 자녀는 모두 출가해 부부만 단둘이 오붓하게 살고 있다. 산을 좋아하는 이경철 통장은 장월 마을의 산악인으로 송포농협 산악회와 장월산악회, 송산산악회를 참여해 만들고 3개 산악회에서 산악대장으로 활동을 했다. 이 통장의 산사랑은 1992년 자유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후 시작됐다. 친척 집에 다녀오다 서울 성산대교 아래서 큰 차량추돌사고를 당했다. 당시 차량 충격으로 20여m를 날아가 땅에 떨어진 사고였다.“사고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후유증이 찾아오고 몸이 아파왔어요.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파주 심학산으로 가볍게 산행을 시작했죠. 일주일에 네 번은 다녀올 정도로 오르락내리락 했어요. 천천히 몸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산에 오른다는 것이 즐거웠어요. 아프다는 소리 안하고 산에 자주 올라가니 집에서도 좋아하더라구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산행을 하며 주민들과 더 가까워졌다. 산에 함께 다니며 다양한 이야기와 소소한 지역현안, 불편사항 들을 나눌 수 있었다. 그러다 2008년 1월 송산13통장으로 활동하게 됐고, 올해가 13년째다. 이어 2015년 송산동통장협의회장과 2016년 일산서구통장 협의회장직을 맡았다. 송산13통은 일산신도시가 개발되고 1992년 자유로가 개통되면서 마을이 천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옹기종기 모여 있던 마을의 논과 밭은 창고 부지로 바뀌고 유통시설이 들어왔다. 2008년부터 통장으로 활동하면서 책임감도 느끼고 주민들에게 미안함도 있는 대목이다. 계획되지 않은 지역의 변화와 불편한 교통, 사회기반시설의 부족함 때문에 주민들에게 미안하고 행정기관에는 아쉬움이 크다.
“이곳은 어르신 인구가 많은데도 마을버스는 작은 거 한 대 다녀요. 거기다가 대화역까지만 갑니다. 어르신들은 주로 일산역 인근이 생활권인데 정작 거기는 가지 않는 거죠. 대화역에 들러서 구일산으로 가다보니 1시간 넘게 걸려요. 주민들의 의견을 면밀히 들어보고 빠른 개선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논농사를 짓고 있는 이경철 통장은 올해 64세로 경로당에서 막내다. 어르신들을 위해 할 일도 많고 챙겨야할 것도 많다. 지난해에는 송산13통 마을 회관과 경로당이 준공돼 주민들이 기뻐했다. 300여 평의 대지 위에 80여 평이 벽돌로 지어졌다. 그중 50평이 장월경로당, 30평은 마을회관으로 이웃처럼 나란히 지어졌다. 마당엔 널찍한 주차장과 마당, 운동기구가 마련됐다. 동네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주 이용자 중심으로 설계했다.
“마을회관이 지역사회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세대가 통합할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마을회관 활용을 최대한 많이 하고 주민들의 문화와 생활, 환경의 특성을 고려해 프로그램도 발굴할 겁니다. 또한 찾아오는 데 거북하지 않은 주민들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일산서구 통장협의회장이기도 한 이경철 통장에게는 공동체가 보였다. 일산서구 9개 동의 동협의회장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고양시 구별 회장들과도 지속적인 공유로 고양시 발전에 도움이 되는 공동체다. 그는 가족에서 마을로 마을에서 지역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공동체라는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2013년 경기도지사상과 2017년 행정안전부장관 상을 수상한 그의 진심어린 마을사랑과 변함없을 고양사랑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그곳에 마을주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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