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전사거리 도시개발추진위 준비모임
주민들 “지구 나눠 민간개발 허용을”
정연일 “방호벽 기준 지구 분할 모색”
[고양신문] 창릉신도시 조성과 함께 인근 지역의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각종 규제로 개발에서 소외됐던 화전동 일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시개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화전사거리 도시개발 추진위원회(가칭)는 지난 14일 화전 분재예술원에서 준비모임을 개최했다. 이날 모임에는 지역 주민들과 정연일 경기도의원 등이 참석해 화전동의 열악한 주거 환경 실태를 공유하고 향후 개발 방향을 논의했다.
화전사거리 일대는 1971년부터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군사시설보호구역, 비행안전구역 등 삼중 규제에 묶여 오랜 기간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왔다. 2000년대 중반 그린벨트가 일부 해제됐으나 실질적인 주거 환경 개선이나 도시개발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오히려 지목 변경으로 인해 재산세 부담만 가중됐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주민들은 바로 인접한 창릉신도시와의 극심한 개발 격차와 형평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최근 비행안전구역 고도 제한이 일부 해제됨에 따라 창릉신도시는 당초 계획보다 2561가구를 추가 건설할 수 있게 된 반면, 화전동은 여전히 엄격한 행정 규제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개발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제도적 장벽은 ‘통개발’ 원칙이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대규모 취락지구가 분할돼 개별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지구 내에 15m(4차선) 이상의 도로나 하천 등이 존재해야 한다. 화전 인근의 삼송, 동산 지구 등은 이러한 물리적 단절을 근거로 소규모 단위의 개발이 가능했다.
그러나 화전 취락지구의 경우 내부를 관통하는 15m 도로가 없다는 이유로, 행정 당국은 약 17만 평에 달하는 구역 전체를 하나의 대규모 취락지구로 묶어 동시에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주민은 “17만 평을 통째로 민간이 재개발하려면 수많은 토지주와 약 900세대 주민의 동의를 70% 이상 받아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20년 전부터 이어진 통개발 요구는 사실상 개발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추진위 측은 이날 두 가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인접한 창릉신도시 개발 구역에 화전동 일대를 포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전면 ‘수용’하는 방안이다. 신도시 조성이 완료될 경우, 화전동 원주민과 신규 아파트 입주민 모두 단절된 도로망으로 인해 서울 진출입 시 화전동을 우회해야 하는 기형적인 교통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논리다.
그러나 공영개발 수용이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면, 두 번째 대안으로 17만 평 통개발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촉구했다. 행정 당국이 예산을 투입해 15m 도로를 신설해 주거나 기존 시설물을 경계로 구역을 나눠 최소 3개 지구로 분할해 준다면 주민들이 직접 동의서를 걷어 자체적인 민간 재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정연일 도의원은 주민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에 공감하며 제도적 해법 찾기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정 의원은 공공 수용 요구와 관련해 “2008년 이후 공공개발 시 취락지구는 보상 단가가 높고 이주대책을 별도로 세워야 해 사업성이 떨어져 구역에서 제외하는 추세”라며 “화전은 이미 그린벨트가 해제된 주거지이므로 공영개발을 통한 수용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대신 정 의원은 민간개발을 위한 ‘지구 분할’에 초점을 맞춘 대안을 제시했다. 정 의원은 “대규모 취락지구 분할 법안의 본래 취지는 물리적으로 분리된 구역의 단독 개발을 돕기 위함”이라며 “현재 마을에 존재하는 군사 방호벽을 15m 도로에 준하는 물리적 경계 시설로 폭넓게 해석해 동쪽과 서쪽 지구를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중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방호벽을 분할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지 법령 해석을 적극 타진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근거가 마련돼야 구역을 나눠 자체 개발을 시작할 수 있는 첫 단추가 끼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전사거리 도시개발 추진위원회는 이번 준비모임을 시작으로 향후 고양시장 간담회 등에서 화전동의 열악한 현실을 알리고 구역 분할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