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가입 제한 삭제한 정관 개정 놓고 논란 확산
특정 후보 정치권 조력 의혹에 교육계 우려 고조
허지현·이병학 양자 대결…13일 현장 투표 실시
[고양신문] 학부모·지역위원 연합체인 ‘고양특례시 학교운영위원협의회(이하 고양시학운협)’가 오는 13일 제26기 협의회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관 개정과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4개월간 이어진 협의회장 공백 사태를 매듭짓기 위해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임원 자격 요건에 포함됐던 정당 가입 경력 제한 조항이 삭제된 데다, 일부 지역 정치인들이 특정 후보를 돕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다.
4개월 공백 후 임시총회… '정당 가입 제한' 조항 삭제
고양시학운협은 지난 4월 구재덕 후보가 제26기 협의회장으로 무투표 당선됐다고 공고했다. 당시 당선 공고문에 따르면 협의회장 등록 요건에는 ‘3년 이내 정당 가입 경력이 없는 자’라는 기준이 명시돼 있으며, 주요 정당의 당원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도 진행됐다.
그러나 구 신임 회장이 취임 한 달여 만에 사퇴하면서 고양시학운협은 수석부회장의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이후 정식 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채 4개월간 공백 상태가 이어졌다.
보궐선거가 미뤄진 가운데 고양시학운협은 지난 9월 초 정관 개정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당시 개정안에는 임원 선출 항목 중 ‘3년 이내 정당 가입 경력이 없는 자’와 ‘지역위원일 경우 학부모로 제한한다’는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9월 4일 최종 개정된 정관에서는 정당 가입 경력 제한 조항이 삭제됐다.
정관 개정에 정치적 중립성 우려
정관 개정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교육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당 가입 경력 제한을 없애 개인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려는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반면 교육 자치의 독립성을 지켜야 하는 단체가 선거를 앞두고 임원 자격 요건을 변경한 만큼, 개정 배경과 향후 단체 운영 방향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 운동 기간 일부 지역 정치인들이 특정 후보의 선거를 직간접적으로 돕고 있다는 의혹이 현장 학교운영위원들 사이에서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고양시학운협이 경기도에 등록된 비영리민간단체라는 점에서도 이번 논란은 단체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쟁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행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 제2조 제3호는 비영리민간단체의 요건으로 ‘사실상 특정 정당 또는 선출직 후보를 지지·지원 또는 반대할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거나, 특정 종교의 교리 전파를 주된 목적으로 설립·운영되지 아니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정당 가입 경력 제한 조항을 삭제한 정관 개정만으로 위법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다만 실제 선거 과정이나 단체 운영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단체의 운영 목적과 실태가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요건에 부합하는지를 따져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자 대결 압축…13일 현장 투표
정관 개정과 정치권 개입 의혹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보궐선거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4일까지 진행된 후보자 등록 결과, 기호 1번 허지현 후보와 기호 2번 이병학 후보가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허지현 후보는 “아이를 키우는 마음으로 시작해 고양교육을 위해 제대로 일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허 후보는 전임 회장 사퇴 이후 수석부회장과 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고양시학운협 임원 워크숍과 2027 수시전략 입시박람회 등을 운영한 경험을 내세웠다. 주요 공약으로는 학생에게 필요한 현안 우선 해결, 학교운영위원 실무 지원, 지역 자원과 학교의 연결 등을 제시했다.
이병학 후보는 ‘학운협의 기틀을 다진 사람, 다시 바로 세울 사람’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과거 제22기 부회장과 제23기 회장을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운영 경험과 안정성을 강조했다. 주요 공약으로는 합리적인 정관 개정 등 원칙 확립, 학교별 의견 수렴 확대, 학교 간 협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번 보궐선거의 선거운동 기간은 10월 6일부터 12일까지이며, 본 투표는 10월 13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고양시청 백석별관 3층에서 실시된다. 투표 종료 직후 개표가 진행돼 당선자가 확정될 예정이다.
지역 교육계의 한 인사는 “학교운영위원협의회는 오직 학생들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순수하게 머리를 맞대는 교육 자치 기구여야 한다”며 “선거 과정에서 빚어진 여러 논란과 정치 개입 우려를 불식시키고, 협의회가 본연의 목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선거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