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에서만 민경선 1만표가량 앞서
시청사 문제 등 덕양구 민심 폭발
식사동 등 이동환 강세 지역마저 돌아서
지지부진한 재건축, 경자구역 지연 등
내외부적 불만, 심판 여론 거세

이번 9대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민경선 후보와 국민의힘 이동환 후보의 동별 득표율 격차 인포그래픽. 색이 짙을수록 민경선 후보가 얻은 득표율이 더 높다. 
4년 전인 8대 지방선거 당시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시장후보와 이동환 국민의힘 후보의 동별 득표율 격차 인포그래픽. 빨간색이 짙을수록 이동환 후보의 우세 지역, 파란색이 짙을수록 이재준 후보의 우세지역. 
4년 전인 8대 지방선거 당시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시장후보와 이동환 국민의힘 후보의 동별 득표율 격차 인포그래픽. 빨간색이 짙을수록 이동환 후보의 우세 지역, 파란색이 짙을수록 이재준 후보의 우세지역. 

[고양신문]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고양시 표심은 다시 한 번 요동쳤다. 불과 4년 전 제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이동환 시장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던 고양시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민경선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최종 투표 결과 민경선 후보는 60.64%(32만7366표)를 득표하며, 36.14%(19만5116표)에 그친 이동환 후보를 무려 24.5%p 차이로 따돌리고 시장에 당선됐다. 

지난 선거 당시 고양시 44개 동 중 39개 동에서 승리를 거뒀던 이동환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단 한 개 동에서도 승기를 잡지 못했다. 특히 민경선 후보의 압승을 견인한 곳은 덕양구 지역이었다. 민 후보는 덕양구에서만 62.97%의 득표율을 기록해 이 후보를 약 30%p, 득표수로는 11만 표 이상 앞섰다.

실제로 동별 득표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상위 5개 동은 모두 덕양구에 집중됐다. 가장 큰 격차를 보인 곳은 성사2동으로, 민 후보가 72.07%를 얻어 이 후보(23.99%)에 무려 48.08%p 차이로 앞섰다. 이어 성사1동(42.19%p), 주교동(38.21%p), 화전동(35.47%p), 효자동(32.25%p) 순으로 격차가 나타났다.

이 중 성사1·2동은 4년 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이재준 후보가 가까스로 승리했던 동에 불과했으나, 이번에는 각각 40%p 이상의 압도적인 격차로 이동환 후보를 심판했다. 주교동 또한 지난 선거에서는 이 후보가 소폭 앞섰던 지역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세 번째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들 3개 동은 모두 고양시청과 밀접한 지역으로, 민선 8기의 일방적인 시청사 이전 사업 추진이 민심 이반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곳 원당에서만 민경선 후보는 이동환 후보에게 1만표가량 앞서며(42.82%p↑) 일찌감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네 번째로 큰 격차를 보인 화전동의 경우, 이동환 후보의 민선 8기 공약이었던 경의선 향동역 착공 지연 문제가 민심 이반의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 외에도 민경선 후보는 젊은 층 유입이 두드러진 효자동과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인 행신동, 흥도동 등에서도 20%p 이상 크게 앞서며 낙승을 거뒀다. 전반적으로 야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과 정권심판론을 기반으로 표심이 결집한 것이 민 후보의 압도적 승리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동환 후보는 자신의 전통적 강세 지역이자 지난 선거에서 60%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지역에서조차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표적으로 4년 전 이 후보에게 61.55%의 몰표를 안겼던 식사동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는 민경선 후보가 20%p 이상 앞서며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식사동에서 이동환 후보가 지난 선거 대비 이번 선거에서 잃은 표는 총 7159표로, 고양시 44개 동 중 가장 많았다.

두 후보 간 격차가 가장 적었던 하위 5개 동에서도 민경선 후보는 모두 우위를 지켜냈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가장 강했던 장항2동마저 7.94%p 차이(민 52.37% vs 이 44.44%)로 민 후보가 앞섰으며 행주동(8%p), 고봉동(9.09%p), 백석1동(11.03%p), 능곡동(12.22%p)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대선 당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강한 결집력을 보여주었던 일산동구의 주요 아파트 단지 밀집 지역(장항2동, 백석1동)과 도심 외곽 지역(고봉동, 행주동)에서조차 표심 이탈이 현실화되면서 이 후보의 재선 가도는 동력을 잃게 됐다.

이 같은 급격한 표심 변화는 지난 4년 동안 이어진 불통 행정과 지역 현안에 대한 피로감, 이에 따른 시정 심판 여론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4년 전 선거 당시 이 후보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속도전과 경제자유구역 유치 등 굵직한 개발 공약을 앞세워 일산신도시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의 행정적 지연과 실질적인 착공 체감도 저하, 장기화된 경기 침체는 부동산 중심 표심의 약화를 가져왔으며, 핵심 공약인 경제자유구역 또한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지지자들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여기에 지난해 계엄 사태 등을 거치며 촉발된 국민의힘에 대한 부정적 여론 등 외부적 요인들이 고양시 전역의 표심을 지배한 것으로 분석된다.

* 본 기사의 동별 득표율은 4일 오후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고양시장 동별 개표현황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거소투표 및 관외사전투표 결과는 집계가 되지 않은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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