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트램도시 될 수 있나?’ 전문가 토론-

▲ 고양시정연구원이 ‘고양시 트램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준비과제’라는 주제로 28일 킨텍스에서 고양시정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 고양시정연구원이 ‘고양시 트램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준비과제’라는 주제로 28일 킨텍스에서 고양시정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고양시정연구원 주최 포럼 ‘트램 성공적 추진 위한 과제’>

도심 교통망으로 각광받는 ‘트램’
전국 30여개 트램사업 추진 중
식사트램, 킨텍스·순환선 등 고려
예타 평가제도 개선, 숙제 여전

[고양신문] “지난주 제4차 국가철도망에 고양시 노선이 많이 반영됐습니다. 대부분 서울과 인접 지자체로 연결되는 간선교통망입니다. 현재 고양시 인구는 108만, 진정한 자족도시를 꿈꾼다면 이제는 서울중심의 간선교통망이 아닌 고양중심의 내부교통망을 논의해야 할 때입니다. 도심 교통망으로 가장 매력적인 교통수단이 바로 트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양시에서 ‘트램(노면전차)’ 추진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고양시정연구원이 ‘고양시 트램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준비과제’라는 주제로 28일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국내 트램연구의 선봉장이라 할 수 있는 곽재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단장을 비롯해 트램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고양시에선 작년 12월 국토부 발표에 따라 식사선 트램추진이 확정됐다. 정부의 확정발표로 실현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여타 도시에 비하면 고양시의 트램 도입은 이제 첫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전국에 트램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17년 이전부터다. 국내에서 추진이 가장 빠른 곳은 부산이다. 부산 ‘오륙도선’은 작년 기본·실시설계를 마치고 올해 착공해 2023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이 외에도 부산 씨베이파크선과 함께 위례, 동탄, 대전에서도 트램에 대한 기본계획이 확정되면서 건설을 앞두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도시들이 트램 선두그룹이라면 성남, 수원, 창원, 울산 등은 2위 그룹에 속한다. 그중에서도 성남은 성남1호선과 2호선을 트램으로 준비 중인데 특히 성남2호선은 기재부 예타통과가 어렵게 되자 ‘시 자체재원으로 추진하겠다’며 강력한 추진의사를 올해 3월 밝힌 바 있다. 후미주자로는 인천, 청주, 대구, 전주, 울산, 부천, 시흥, 안산 등이 트램을 구상·계획 중이다.

곽재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무가선트램 연구단장은 “트램 건설비용은 지하철의 6분의 1, 경전철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경제성뿐 아니라 도시미관 향상, 교통약자 편의성,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고 말했다.

고양시민이기도 한 명묘희 도로교통공단 처장은 고양시 내부를 연결하는 자체교통망 확보가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엽동에서 식사동 아파트까지 대중교통으로 1시간 걸린다는 것에 놀랐다”면서 “이번에 식사동은 트램이 확정됐지만 중산, 가좌지구 등 지역 내 교통소외지역도 같이 가져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램은 지하철보단 건설비용이 적게 들지만, 버스보단 비싸다”며 “건설비와 운영비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프랑스 관광도시 ‘니스’. 무가선으로 운행하는 저상 트램이 광장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한국철도기술연구원]
▲ 프랑스 관광도시 ‘니스’. 무가선으로 운행하는 저상 트램이 광장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정성봉 서울과기대 교수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연구성과와 각 지자체의 노력에서 트램이 지금껏 성과를 내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예타’라는 허들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트램에 불리한 예타의 평가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법에 트램의 혼용차로가 불가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자동차와 혼용차로로 이용하는 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도로교통법상 불가능해 예타에서 차로 수 감소를 부편익(마이너스 요인)으로 잡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명묘희 처장은 “혼용차로 문제는 국토부와 경찰청이 내년까지는 합의를 이룰 거 같다”며 “식사트램이 2029년 개통이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은 그 전에 정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재호 연구단장은 “부산 오륙도선과 동탄, 위례, 대전 등 현재 가장 앞서가는 노선들은 모두 예타를 비껴간 곳들이다. 다시 말해 정식으로 예타를 통과한 트램노선은 국내에 아직까지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식사트램의 경우 건설비용을 낮추기 위해선 ‘고양시청~대곡’은 교외선 철로를 활용하는 전략적 접근으로 착공을 앞당기는 것을 검토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양시정연구원의 백주현 교통공학박사는 “우선은 2023년 개통할 부산 오륙도선이 성공해야만 머릿속에서만 존재했던 트램이란 그림을 고양시에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을 것 같다”며 “트램만을 성공시킨다는 생각보다는 트램이라는 신교통수단을 중심으로 고양시 전체 대중교통의 간선·지선망 연계에 대한 고민, 이와 함께 편리한 환승체계, 개인형 이동수단과의 연계까지 고려해 종합적인 대중교통 정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식사트램은 현재 3개 역만 구상돼 있는데, 노선 연장을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 다만 트램은 건설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운영적자가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노선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운영비를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고양시의회 박현경 의원은 “고양시는 인구도 많고 지역도 넓다 보니 대중교통에 대한 요구와 열망이 모두 다르고 한꺼번에 충족시킬 수도 없다. 하지만 신교통수단에 대한 이슈를 이렇게 공론화하는 자리는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고양시정연구원이 트램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앞으로 충분히 구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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