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협동조합 탐방④ 가원사회적협동조합 

가원시니어도서관의 시창작교실
가원시니어도서관의 시창작교실

2016년 요양보호 관련 일에서 출발
2020년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정신적 돌봄 필요 따라 도서관 마련
“돌봄노동자 처우, 인식개선도 시급”

[고양신문] “우리 사회는 이제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어요.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한 생명이 태어나 나이가 들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때에도 태어날 때처럼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한 아이를 돌보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이제 ‘어르신 돌봄’에 돌려줄 때가 됐다. 가원사회적협동조합은 시니어도서관, 평생교육기관, 주간보호센터를 함께 운영하며 ‘촘촘한 맞춤형 돌봄’을 실천하고 있다. 어머니를 돌보다가 주간보호센터, 평생교육기관, 도서관을 차례로 문을 연 김상미 이사장은 엄마가 아이를 돌보듯이 이제 그렇게 노인돌봄을 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상미 이사장 
김상미 이사장 

주간보호센터운영하며 소통공간 필요느껴
“주간보호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돌보면서 소통, 공감대의 중요성을 알게 됐어요. 센터, 시설을 이용하는 30~40년생,  80~90세 어르신들은 대부분 자식들을 돌보고, 전쟁이나 어려운 시절을 보내면서 배움도 부족하고, 스스로 돌봄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주간보호센터나 시설들이 요양보호사 1인당 7명 정도를 돌보다보니 하루종일 서로 눈을 맞추거나 이야기를 나누기가 어렵습니다. 신체적 돌봄은 어느 정도 되지만 정신적 돌봄이 어렵습니다.”

김상미 이사장이 굳이 시니어도서관을 마련한 이유다. 2016년부터 요양보호 관련 일을 하던 김 이사장은 2019년 주간보호센터를 탄현동에서 시작했다. 가원시니어도서관은 2021년 9월 문을 열었다. 사회적협동조합은 2020년에 만들었다. 뜻에 동참하는 이들이 함께 해줬다. 김 이사장은 작은 규모로 최대한 ‘눈맞춤’돌봄을 실천하려고 주간보호센터를 시작했지만 좀 더 지역의 어르신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취지에서 시니어도서관과 평생교육기관까지 확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원시니어도서관
가원시니어도서관

“어머니가 35년생이신데 자궁 관련 질병으로 거동이 불편하셨어요. 어느 날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데 뭐 하시냐고 여쭤보니 ‘장본다’고 하시는 거예요. 무슨 말씀인가 싶었는데 ‘천장의 구들장을 쳐다보고 있다’는 말이었어요. 당시가 코로나 시절이라 어르신들이 갈 곳이 없으니 그렇게 심심하게 매일을 보낸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코로나로 복지관이나 공공기관 이용도 줄어들면서 어르신들의 외로움, 우울이 커지고 있다는 생각에서 어르신 전용 도서관을 생각하게 됐다. 수다도 떨고, 책도 보고, 어르신들만의 프로그램도 할 수 있는 문화복합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김상미 이사장은 바로 대화역 부근의 비어있던 사무실을 찾아 계약하고, 책, 가구를 들였다. 

대화역 가원시니어도서관 개관
“책, 책꽃이, 다 제가 직접 사고, 못질했어요. 이용 연령을 처음에는 60세이상으로 했는데 50대 퇴직한 분들이 많이 찾아오셔서 55세로 낮추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했어요.”

나태주 시인북콘서트, 그림책 동아리, 독서모임, 시문학교실 등 다양한 행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스마트테이블, 키오스크를 도입해 디지털에 소외된 어르신들을 위한 교육도 진행했다.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500명까지 회원들이 늘어났다. 남성회원들도 많아져 다들 ‘이렇게 도서관에 남성이 많은 곳은 처음 봤다’고들 했다. 그러나 정부지원없이 월 1만원 회비만으로 월세를 포함한 운영비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작년에 폐관을 결심했다. 

“사무실에 딱지가 붙고, 명도소송도 당했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임대아파트 보증금까지 쏟아부었지만 이젠 못하겠다 싶더라고요. 그때 소문이 나니 십시일반 도움을 주기 시작했어요. 도움이 모이니 다시 해보자는 각오가 생기더군요.”

그렇게 심기일전한 김상미 이사장과 조합원들은 안산에 시니어도서관 분점도 준비하고 있다. 안산의 한 산부인과가 최근 저출산으로 공간이 남게 된 분만실을 도서관으로 바꾸자는 제안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탄현의 주간보호센터는 치매어르신 전담기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규정상 치매어르신은 요양보호사 1인당 4명을 돌보도록 되어있지만 2.5명까지로 운영하려고 노력한다. 평생교육기관은 돌봄 노동자들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노노케어’가 이미 대세인 돌봄 현장에서 돌봄에서 배제된 요양보호사, 돌봄노동자들을 위한 교육과 심리, 정서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가원시니어도서관
가원시니어도서관

시니어위한 복지센터·도서관·교육기관 “조합원들이나 저의 바람은 같은 건물에 노인복지센터, 도서관, 시니어 전문 교육기관이 다 같이 있는 그런 곳을 꿈꾸는데 아직은 좀 어렵죠. 정책, 제도적으로는 우선 작은 도서관에 대한 인력지원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돌봄노동자들을 위한 사회적 처우, 인식 개선도 좀 시급합니다.”

 노인복지에 돌봄노동자들에 대한 지원까지, 마땅히 공공이 가져가야 할 고민을 앞서서 실천하고 있는 가원사회적협동조합. 올해는 문화예술위원회 ‘길위의 인문학’ 공모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노화, 정신질환, 정신지체, 신체장애 등의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지역사회와 멀리 떨어져 대규모 시설에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집에서, 혹은 가정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해 주는 지역사회 내의 환경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나 지지를 제공해 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원사회적협동조합은 지역사회와 연계해 어르신의 복지에 기여하고 행복의 터전을 만들고 싶습니다.”

가원사회적협동조합의 도전과 실천이 지역에 어떤 모습으로 선한 영향력을 키워가는지 기대해보아도 좋겠다.

김상미 이사장
김상미 이사장
디지털교육을 위한 키오스크
디지털교육을 위한 키오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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