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좌~식사·식사~대곡 트램사업 향후 과제는?
8개 철도망계획서 우선순위 안 밀려야
가좌~식사선은 ‘공사비 폭등’이 암초
대곡~식사선은 낮은 B/C값이 ‘발목’
[고양신문] 지난달 12일 국토교통부가 ‘제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승인·고시하며 가좌~식사선과 대곡~식사선 트램 도입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하지만 지역 정가와 교통 전문가들은 이번 승인이 ‘착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이제부터 국토부와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라는 ‘진짜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본격적인 트램사업 추진을 앞두고 전문가·관계자들의 진단을 토대로 향후 과제와 전망에 대해 살펴봤다.
“착공? 아직 멀었다” 기재부 ‘예타’ 넘어야
시민들의 기대와 달리 트램이 실제로 달리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남아있다. 막대한 사업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예산확보 방안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작년 3월 경기연구원 분석결과에 따르면 가좌~식사선 총 사업비용은 4111억원, 대곡~식사선 총 비용은 2354억원이다. 이중 사업추진에 필요한 국비 규모는 각각 2467억원, 512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백주현 고양연구원 도시환경연구실장은 “경기도 도시철도망 계획에 반영된 것은 시작일 뿐, 국비 500억원 이상 투입되는 사업은 기획재정부(KDI)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절차는 복잡하다. 이번에 승인·고시된 경기도도시철도망계획 8개 사업에 대해 국토부는 향후 자체 ‘사전 타당성 조사’와 내부 심의를 거쳐 우선순위를 정한 뒤 기재부에 넘긴다. 이후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비로소 기획재정부(KDI)의 예타가 시작된다. 권용재 시의원은 “이 과정은 치열한 정책적 ‘줄 세우기’ 싸움이 될 것”이라며 “심사 대상 선정에만 1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가좌~식사선 ‘공사비 폭등’ 암초
대곡~식사선 낮은 B/C값 ‘발목’
각각의 사업마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있다. 우선 가좌~식사선의 최대 걸림돌은 ‘사업비’다. 백주현 실장은 “최근 공사비가 워낙 많이 올라 트램도 더 이상 저렴한 교통수단이 아니다”라며 “운영비 문제는 10년 뒤의 일이라 쳐도, 당장 착공을 위한 사업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권용재 시의원 또한 “미리 확보된 분담금이 없는 가좌~식사선은 전적으로 재정 사업으로 추진돼야 하기에 경제성(B/C) 입증과 예산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백 실장은 “법적 근거는 확보했으니, 이제는 경기도 내 우선순위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해 빨리 절차에 발을 담그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대곡~식사선의 경우 부족한 경제성(B/C)이 약점이다. 백 실장은 “역 개수가 적다 보니 B/C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창릉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 분담금을 활용해 추진되지만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과정에서 대곡~식사선의 B/C값은 0.49에 그쳤으나 AHP(경제성과 정책성 포함한 종합평가)값은 0.501로 0.5를 넘겨 가까스로 사업 대상에 포함된 바 있다.
이 때문에 국비 투입 없이 사업비를 확보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고양시가 창릉신도시 사업 시행자인 LH로부터 부족한 사업비를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국비 투입이 없어 예타를 면제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미 LH로부터 창릉신도시 광역교통분담금 명목으로 1500억원을 확보한 상황에서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따라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램’보다 ‘지하철 연장’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교통 전문가는 “최근 논의되는 고양은평선 일산 연장 사업이 성사된다면, (트램보다는) 그쪽으로 가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관건은 ‘지자체장 의지’, 지방선거 이후가 분수령
이번 국토부 승인으로 트램사업 공은 다시 고양시로 넘어오게 됐다. 백주현 실장은 “국토부는 지자체가 올린 안을 기재부에 신청하는 역할일 뿐, 실제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경기도와 고양시의 의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다만 본격적인 추진 시점은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권용재 시의원은 “특히 대곡~식사선의 경우, 고양시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지만 현재 적극적인 행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결국 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논의와 움직임은 이번 지방선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와 관련해 오는 9일 국회에서 경기도와 관련 지자체 국회의원들이 주최하는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관련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주최 측은 “이번에 사업이 선정된 지자체 연구원들이 참석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고양시 트램의 향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