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생생통신> 노르웨이 제헌절 '써뜬네마이' 풍경

최대 국경일, 1814년 헌법 제정과 독립기념한 날
'부나드' 전통의상 입고, 거리 곳곳 퍼레이드
전쟁의 시대, 평화 인권 민주주 퍼레이드 재조명 

[고양신문] 북유럽의 맑은 봄날 5월 중순의 햇살 아래, 노르웨이 전역이 파릇파릇한 봄 기운에 기쁨과 활기로 가득차고 있다. 오슬로(OSLO) 인근 오스(Ås) 생활과학대학(NMBU) 교정엔 형형색색의 꽃들이 한창이다.

오슬로 인근 NMBU 생활과학대학 5월 풍경.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오슬로 인근 NMBU 생활과학대학 5월 풍경.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5월은 1일 '노동절', 8일 '해방기념일', '참전용사의 날', 17일 '헌법제정일' , '독립기념일', 5월 중순 고등학생들의 성인식 축제 '루스 축제(Russefeiring)' 등 북유럽 역사 문화 축제와 행사가 가득한 달이다.

특히 17일 '써뜬네마이(Syttende Mai)', 5월(Mai, 마이) 17일(Syttende, 17번째)은 노르웨이 헌법 제정을 기념하는 노르웨이 최대의 축제날이다.

오슬로의 정원 보타닉가든 5월 행사 모습.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오슬로의 정원 보타닉가든 5월 행사 모습.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5월 초부터 가정집엔 노르웨이 국기가 휘날리며, 1814년 5월 17일 노르웨이 자체 헌법을 제정한 날을 기념한다. 한국의 국경일 풍경과는 사뭇 다른, 노르웨이만의 독특한 '5월 17일 헌법 기념일' 축제의 현장을 찾았다.

노르웨이 헌번제정일 풍경. 자동차 도로를 폐쇄하고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헌번제정일 풍경. 2차선 자동차 도로를 폐쇄하고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헌법 기념일(Grunnlovsdagen)'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날은 유럽에서도 잘 알려진 행사다. 노르웨이 국민 70~80%가 참여하는 노르웨이 최대의 축제 퍼레이드로 오슬로 왕궁 인근 칼요한거리는 행사 참석을 위한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일부 대중교통이 통제된다.

오슬로 도심 곳곳은 노르웨이 왕궁으로 향하는 발길이 이어진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오슬로 도심 곳곳은 노르웨이 왕궁으로 향하는 발길이 이어진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각 지자체별로 다양한 퍼레이드와 행진이 진행되는데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석하는 이날 축제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어린이들이다. 지자체별로 행사를 준비하고 학생들은 각 학교의 고유한 깃발과 밴드를 앞세워 행진을 진행한다. 

노르웨이 오슬로 인근 소도시 오스(Ås) 써뜬네마이 행사에 전통의상을 입은 학생들이 꽃길을 따라 걷는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오슬로 인근 소도시 오스(Ås) 써뜬네마이 행사에 전통의상을 입은 학생들이 꽃길을 따라 걷는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봄꽃과 어우러진 페레이드에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참여한다. 시민들과 아이들은 마을 곳곳의 의미있는 장소를 누비며, 기념비에 참배하고 노래를 부르며 거리를 행진한다. 어디에서나  '후라 후라 (Hurra Hurra 만세 만세)'하며 헌법제정과 독립을 기뻐하는 만세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오스 지자체 학생들이 헌법 제정일을 축하는 푯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행진은 지역 학교별로 준비해 학생들이 참여한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오스 지자체 학생들이 헌법 제정일을 축하는 푯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행진은 지역 학교별로 준비해 학생들이 참여한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아이들과 함께 참석한 한 초등학교 교사는 "세계가 전쟁과 패권의 시대에 살고 있는 암울한 현실이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다음 세대인 아이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는 따뜻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평상시에는 실용적이고 현대적인 옷을 즐겨 찾고 입는 노르웨이인들이지만, 이날만큼은 바이킹의 뿌리와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뽐내는 '부나드(Bunad)' 라는 전통 의상을 차려입니다. 

노르웨이 전통의상 .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전통의상 '부나드(Bunad)'를 입고 행진하는 현지인 .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전통의상  '부나드(Bunad)'는 화려한 자수와 은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지역마다 자수 문양 패턴과 장식이 다르고, 가문이나 출신 지역을 나타내기도 한다. 할머니가 손녀에게 물려주는 전통이 있는데, 할머니가 입던 부나드보다 손녀의 키가 크면 밑단을 늘리고, 키가 작으면 밑단을 올려 재봉해 되물림한다고 한다.

오스지자체 행사장 풍경.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오스지자체 행사장 풍경 -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고등학생들은 빨간색 바지를 입고 성인식 축제 '루스 축제(Russefeiring)' 분위기를 즐긴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써뜬네마이' 행사 즈음에는 고등학생들의 성인식 축제 '루스 축제(Russefeiring)'가 함께 진행된다. 빨간색 바지를 입고 자신의 명함을 돌리며 성인이 되는 것을 자축하는 고등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 

5월 17일 오전 오슬로 중앙역 인근 풍경- 왕궁으로 이어지는 퍼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5월 17일 오전 오슬로 중앙역 인근 풍경- 왕궁으로 이어지는 퍼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한편 지난 8일은 노르웨이 '해방기념일'과 '참전용사의 날'로 5년간 독일 나치의 지배에서 해방된 날이다. 나라를 지켜낸 이들을 기억하고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엄숙하고 뜻깊은 기념일이다.

1940년 나라를 잃고 5년간의 영국 망명을 떠났던 노르웨이 호콘 7세 국왕은 1945년 6월 7일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오슬로 항구를 통해 고국으로 귀환했다. 

노르웨이 왕궁 인근 6.7 광장(7. juni-plassen)에 호콘7세 전 국왕의 동상이 아케르후스 요새를 바라보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왕궁 인근 6.7 광장(7. juni-plassen)에 호콘7세 전 국왕의 동상이 아케르후스 요새를 바라보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1945년 해방을 맞이한 노르웨이는 194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원년 멤버로 가입해 지금까지 유럽 나토 회원국들과 군사동맹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노르웨이는 1951년 한국전쟁 당시, 의사 간호사 등 623명의 지원군을 파병해 대한민국을 도운 우방국이다. 주 노르웨이 대한민국 대사관에서는 매년 한국전 참전용사를 초청해 지난 활약과 희생에 대해 사의를 표하고 있다.

노르웨이 지차제 곳곳에 울려 퍼진  "후라 후라 (Hurra Hurra, 만세 만세)" 라는 평화와 안녕을 바라는 자유의 외침이 대한민국에 평화의 울림으로 전달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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