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만 고양신문 발행인
박경만 고양신문 발행인

[고양신문]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이 마감되며 최종 대진표가 확정됐다. 지금부터 투표일까지의 보름 남짓 기간은 시민 주권이 가장 선명하게 작동하는 ‘유권자의 시간’이다. 평소에는 행정권과 정치권이 지역 운영을 주도하지만, 선거 기간만큼은 시민이 지역의 미래 방향을 결정한다. 남은 보름은 향후 4년간 지방정부의 방향을 결정할 시민들의 ‘골든타임’이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나 총선보다 관심과 투표율이 낮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전체 유권자 4430만 명 중 2256만 명만 투표에 참여했고, 나머지 절반가량은 투표를 포기했다. 고양시의 경우 전국 평균치보다는 약간 높았지만 약 48%의 시민이 투표장에 가지 않았다.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낮은 건 “누가 되든 비슷하다”는 냉소와 지방정치를 중앙정치보다 덜 중요하게 여기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정치의 상당수는 지방정부를 통해 결정된다. 출퇴근 교통, 교육 환경, 도시개발, 복지, 청년정책, 공원과 도서관, 생활 안전 같은 생활밀착형 문제들은 대부분 지방정부의 정책과 예산에서 출발한다. 지방선거는 시민 삶과 가장 가까운 ‘생활정치’를 결정하는 선거다.

이번 선거에서 고양시민은 경기도지사, 경기도교육감, 고양시장, 경기도의원, 고양시의원을 선출한다. 이들은 수조원대 예산 집행과 도시의 미래 방향을 결정할 사람들이다. GTX와 광역교통망, 신도시 개발, 자족도시 조성, 교육 정책, 복지 확대 등 시민 삶의 질과 도시 경쟁력은 지방정부의 역량에 달려 있다. 정치의 차이는 결국 시민 삶의 차이로 이어진다.
특히 지방의회와 단체장의 역할은 지방자치의 핵심축이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회는 예산과 정책을 심의하고 조례를 만들며 집행부를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반면 시장과 도지사는 행정을 집행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책임을 진다. 지방자치는 견제와 집행이라는 두 축이 소통하며 균형을 이룰 때 제대로 작동한다.

문제는 소통과 협치가 무너질 때 발생한다. 지방의회와 단체장이 정치적 대립만 반복하며 소통하지 않는다면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고 주요 사업은 멈추게 되며,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 지난 4년간 고양시민들은 소통 부재가 어떤 행정 혼란으로 이어지는지 직접 확인했다. 만약 지방자치의 두 핵심축이 충분히 소통하고 시민 의견을 반영하며 협치를 했더라면 정책의 연속성과 행정의 효율성, 신뢰는 더 높아졌을 것이다. 지방선거는 결국 시민 삶이 얼마나 나아졌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제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과 참여다. 투표장에 가서 긴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후보의 됨됨이와 공약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어떤 후보가 소통 능력과 책임감을 갖추고 있는지, 시민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역량이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지방정치의 수준은 유권자의 관심 수준을 넘어서기 어렵다. 민주주의는 거대 담론이 아니라 시민이 살아가는 동네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방선거는 덜 중요한 선거가 아니라 시민 삶에 가장 가까운 선거다. 투표는 단순한 정치 참여를 넘어 자신의 일상을 스스로 결정하는 가장 현실적인 권리다.
모든 선거가 중요하지만 고양시장 선거는 시민 삶에 더 직접적이다. 고양시는 일산신도시 재정비, 창릉신도시 개발, 교통망 확충, 자족도시 성장, 대곡역세권 개발과 같은 굵직한 과제를 안고 있다. 도시의 경쟁력과 미래 가치를 높일 정치력과 행정력을 갖춘 후보가 선택 기준이 되어야 한다. 남은 보름은 고양시가 베드타운에 머물 것인지, 자족도시로 도약할 것인지를 결정할 유권자의 시간이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