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힘·진보·조국혁신·개혁신당 공약 분석
베드타운 탈피 절실한 고양시, 우리 동네 살릴 진짜 공약은
[고양신문]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각 정당이 일제히 10대 정책 공약을 내놓았다. 고양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진보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5개 정당이 제시한 청사진은 저마다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현재 고양시는 일산 1기 신도시 재건축의 속도와 공공성 확보 문제, CJ라이브시티 무산으로 얼어붙은 경제자유구역 추진, 고양페이(지역화폐) 축소 논란, 그리고 신규 택지지구와 구도심 간의 극심한 교통 격차 등 해묵은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본지는 고양시에 후보를 낸 총 5개 정당을 기준으로, 이들이 내세운 전국 단위의 공약이 과연 고양시라는 구체적인 삶의 터전에 어떻게 대입되고 작동할 것인지 4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정밀 비교·분석했다.
규제 프리패스 민간 재건축 vs 공공임대와 스마트 자족도시 정비
고양시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일산 재건축’이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통과 이후 선도지구 지정을 둘러싼 주민들의 갈등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주거 공약에서 거대 양당의 해법은 극명하게 갈린다.
국민의힘은 ‘시장 정상화’를 통한 재건축 활성화를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핵심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와 ‘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의 한시적 완화’다. 규제를 걷어내 민간 주도의 개발 속도를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수도권에 주변 시세의 50% 수준인 ‘장기전세 반값 아파트’ 공급을 약속했다. 일산 신도시 소유주들에게는 강력한 유인책이지만, 자칫 공공 기여 축소와 원주민 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자족 기능을 갖춘 신속 정비’를 표방한다. 1기 신도시의 신속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되, 3기 신도시인 창릉지구 등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자족 기능을 갖춘 스마트 도시’ 모델을 결합하겠다는 계획이다. 고품질 공공주택과 공공임대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노후 임대단지의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등 공공성을 담보한 정비 사업에 무게를 둔다.
진보당과 조국혁신당은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던진다. 진보당은 ‘지역별 공공임대주택 20% 의무 확보’를 못박았다. 특히 ‘공공택지 민간매각 금지 및 공공주택 100% 공급’을 주장하며, 무주택 세입자와 청년층을 위한 주택선매권 도입 및 표준임대료 제도를 통한 주거 안정을 꾀한다.
조국혁신당은 ‘99년 평생 안심 내 집’이라는 영구 보유형 고품질 공공임대아파트 공급을 1순위로 올렸다. 용산공원이나 수도권 유휴부지를 활용해 분양 전환 없이 평생 살 수 있는 주택을 짓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소셜믹스(Social Mix)와 중산층까지 입주 자격을 완화한 고품질 마감재 도입을 통해 ‘임대아파트는 낙후됐다’는 인식을 깨겠다는 구체적인 질적 혁신 방안을 담았다.
개혁신당은 개발 이익의 합리적 배분에 중점을 둔다. 역세권 용적률을 대폭 상향하되, 그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개발 이익의 일부를 청년주택과 생활 SOC로 환수하는 구조다. 또한,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원클릭 주거안전망’을 통해 전세 사기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실용적 해법을 더했다.
광역교통 출퇴근 혁명 vs 교통비 반값 환급과 완전공영 무상교통
덕양구의 급격한 개발과 일산 동·서구 간의 교통 양극화, 그리고 서울 출퇴근길의 정체는 고양시민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대규모 철도 SOC 인프라 구축에 합의점을 보이는 듯하면서도 디테일에서 차이를 보인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광역철도망 확충과 함께 고양시 구석구석을 이을 미세 교통망 개선에 집중한다. 대도시권 교통 혼잡 완화를 위해 광역버스 및 BRT를 확충하는 한편, 식사동 등 교통 소외 지역에 ‘원하는 시간에 부르는 수요응답형 교통(DRT)’ 도입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철도 지하화 종합계획을 통해 단절된 도시 공간을 주민 친화 공간으로 재편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반면 국민의힘은 수도권 GTX-A·B·C 노선의 차질 없는 완공과 D·E·F 노선의 신속 추진을 약속하며 ‘수도권 30분 출퇴근 혁명’을 부각했다. 여기에 만 70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전국 시내버스 무료 탑승(스마트 피크타임 패스 활용)이라는 복지 공약을 얹었다.
교통비 부담 완화의 관점에서 보면 조국혁신당의 ‘대중교통 그린 캐시백’이 파격적이다. 기존 K-패스 구조를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해 교통비의 ‘50%를 상시 환급’하고, 혼잡 시간대 외 이용 시 환급률을 높이는 차등제를 도입하겠다고 제안했다. 청년과 저소득층은 환급률을 최대 60~80%까지 넓힌다.
진보당은 한 발 더 나아가 ‘버스 완전공영제 및 무상교통’을 전면에 들고 나왔다. 버스 노선권을 지자체가 회수해 주민들과 공공이 함께 노선 신설과 폐지를 직접 결정하는 구조다. 아울러 청소년부터 단계적 무상교통을 실현하고, 수도권 외 지역에는 월 3만원 청소년 패스를 도입하는 등 교통의 공공성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개혁신당은 교통 안전과 실용성에 방점을 찍었다. 임산부에게 연간 100만원의 교통 바우처를 제공하고, 어린이 보호구역 내 전동킥보드 주차 금지 및 교통량에 따른 탄력적 스쿨존 운영 등 행정 편의주의적 규제를 과학적 데이터 기반으로 정비하는 대안을 내놨다.
경제자유구역 ‘메가프리존’ 유치 vs 지역순환경제와 AI 전환 이익 환수
CJ라이브시티 무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고양시 경제는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하다. ‘일자리 없는 베드타운’을 탈피하기 위한 처방전 역시 정당별 철학에 따라 나뉜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주도의 첨단 메가특구 지정을 대안으로 삼았다. AI, 바이오 등 첨단 산업벨트를 조성하고 이를 지원할 대규모 ‘국민성장펀드(150조 원)’를 조성해 중견·앵커 기업의 지방 이전을 견인하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고양시를 경기 북부 R&D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지방정부 자율 R&D 예산 대폭 확대’를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강력한 규제 혁파와 세제 혜택을 통한 민간 투자 유치를 강조했다. 지자체장이 직접 규제 특례를 설계하는 ‘메가프리존’ 도입과 용도 제한 없이 복합개발이 가능한 한국형 화이트존(공간혁신구역) 지정을 공약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지속성장을 돕고 고용 유지를 조건으로 상속세 부담을 대폭 경감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보았다.
개혁신당은 행정 규제 완화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신규 규제 1건을 만들면 기존 규제 2건을 정비하는 ‘One-In, Two-Out’ 제도와 함께, 지자체장이 최대 2년간 규제를 면제할 수 있는 ‘지방 규제 샌드박스 전결권’을 약속했다. 청년 창업자들의 세무·법률 비용을 줄여주는 ‘창업 제로 부담 패키지’도 돋보인다.
반면 진보당은 거대 기업 중심의 유치 경쟁이 아닌 ‘지역순환경제’로의 체질 개선을 요구한다. 지역에서 발생한 대기업과 금융의 이익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지역재투자법’을 제정하고, 시 금고 역할을 할 ‘지역공공은행’을 설립해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에게 저리 대출을 실행하는 대안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들은 일방적인 규제 완화가 아닌 소상공인 임대료 상한제와 골목형 상점가 확대를 강조한다.
조국혁신당은 ‘AI 일자리 안심 보장제’를 통해 기술 전환 과정에서 밀려나는 노동자 보호장치를 앞세웠다. AI 도입으로 생산성이 급증한 기업으로부터 ‘전환 이익 기여금’을 거둬 정의로운 전환 기금을 만들고, 직무 재교육과 소득 보전에 쓰겠다는 정교한 설계를 내세웠다.
디지털 스마트 행정과 촘촘한 돌봄
복지와 민원 서비스 분야에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행정 효율성과 인간 존엄을 지키는 촘촘한 돌봄의 격차가 확인된다.
개혁신당은 복잡한 서류 제출과 반복 대기 민원을 없애기 위해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AI 24 민원센터’를 구축하고, 어르신들의 낙상과 배회를 감지해 119와 자동 연계하는 ‘효도 AI 안심주택’ 등 기술 중심의 첨단 생활 복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획일적인 현금성 복지를 구조조정하고 생활밀착형 복지로 재편하겠다는 선언이다.
조국혁신당 또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신청 없는 복지’를 주장한다. 통합 스마트 시민증(QR코드)을 발급해 공공 도서관이나 복지관 이용 시 자동으로 할인을 적용받고,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복지 혜택을 알아서 찾아주는 교차 인증 시스템을 탑재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사각지대 노동자를 위해 대기시간 없이 신청 즉시 최저임금의 100%를 지급하는 ‘아프면 바로 유급 휴식 보장제(상병수당)’를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공 돌봄의 질적 확대인 ‘온동네 초등돌봄’과 ‘다자녀 가구 가사지원 바우처’를 통한 국가 책임제를 강조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와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통해 중장년층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간병 비극을 해결하겠다는 접근이다.
국민의힘은 소득 보전과 자립 기반에 무게를 실었다. 근로 의욕을 꺾지 않고 일할수록 소득이 늘어나는 ‘디딤돌 소득’의 전국 확대와, 저소득층 아동의 자립을 돕는 ‘디딤씨앗통장’ 가입 아동 제로(ZERO)화 등 타깃형 약자 동행 복지를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진보당은 주민자치에 기반한 ‘돌봄 커뮤니티’ 구축을 주장한다. 주민자치회가 중심이 되어 지역 맞춤형 소아 야간상담센터나 22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우리동네 아이돌봄센터’를 세우고, 돌봄 노동자들의 권리 보장과 사회서비스원 직영화를 통해 돌봄의 질을 국가가 담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