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민간 주도로 시작 고양 대표축제로
민선7기 이후 고양시 직접 주최·운영 전환
축제위 “보조금 지원이 IP 귀속 근거 아냐”
운영주체 변경·지적재산권 사용 감사 청구

[고양신문] 고양시의 대표적인 가을 문화행사인 ‘대한민국막걸리축제’의 주최·운영권을 둘러싸고, 축제를 오랫동안 주최해온 민간단체가 고양시의 직접 주최·운영에 공식 이의를 제기했다. 민간단체 측은 공공 보조금이 투입됐더라도 오랜 기간 축제를 주최하며 형성해 온 명칭과 콘텐츠 등 ‘지적재산권(IP)’을 고양시가 귀속·사용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2일 대한민국막걸리축제위원회(위원장 안재성)는 고양시에 ‘민선 7기 이후 고양시의 대한민국막걸리축제 직접 주최·운영 경위 및 기존 민간단체의 지적재산권 사용·침해 여부 등에 관한 감사 및 조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안재성 대한민국막걸리축제위원장이 11일 취재진을 만나 이번 감사 청구의 배경과 입장을 밝혔다.
안재성 대한민국막걸리축제위원장이 11일 취재진을 만나 이번 감사 청구의 배경과 입장을 밝혔다.

감사 청구서에 따르면, 대한민국막걸리축제는 당초 관 주도로 기획된 행사가 아니다. 지난 2001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 등 민간단체의 기획과 주도로 출발했다. 이후 축제의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2003년 개최 장소를 고양시 일산문화광장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고양시의 행정적·재정적 지원(보조금)이 더해졌다. 민간의 기획력과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결합해 지역을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은 것이다.

2023년 일산문화광장에서 열린 고양시전국막걸리축제 개막식.
2023년 일산문화광장에서 열린 고양시전국막걸리축제 개막식.
2010년 일산문화공원에서 열린 제8회 축제 당시 한 외국인 관람객이 시음에 참여하는 모습. 연합뉴스
2010년 일산문화공원에서 열린 제8회 축제 당시 한 외국인 관람객이 시음에 참여하는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민선 7기 이후 기존 축제위원회와 고양시 사이에 보조금과 축제 운영 관련한 보조금 정산 등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지면서 양측의 갈등이 시작됐다는 게 위원회 측 설명이다. 안재성 위원장은 “보조금 정산 문제가 발생한 이후 고양시가 기존 민간단체와의 사전 협의나 설명 없이 축제를 시의 직접 주최·운영 방식으로 전환했으며, 이후 제3의 대행기관을 통해 운영해 왔다”고 주장했다.

매년 가을 고양시 일산문화광장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성황리에 개최됐던 제14회 대한민국 막걸리 축제 현장 전경. 연합뉴스.
매년 가을 고양시 일산문화광장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성황리에 개최됐던 제14회 대한민국 막걸리 축제 현장 전경. 연합뉴스.

위원회가 이번 감사 청구를 통해 제기한 핵심 쟁점은 지자체의 보조금 지원만으로 민간이 창설·운영해 온 축제의 명칭과 콘텐츠 등에 관한 권리까지 행정기관에 귀속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점이다.

대한민국막걸리축제위원회는 고양시의 행정·재정적 지원이 축제 발전에 기여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단체가 보조금을 지원받아 축제를 개최했다는 사정만으로 20여 년간 민간이 주도적으로 형성해 온 축제의 명칭과 콘텐츠, 저작물 등에 관한 권리가 행정기관에 당연히 귀속되거나 이전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위원회는 시 감사부서에 △운영 주체 변경의 구체적 경위 및 법적 근거 △내부 의사결정 과정 △지적재산권 사용에 대한 법률 검토 여부 △주체 변경 전 사전 협의 여부 △보조금 서류상 권리 귀속 조항 존재 여부 등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위원회는 고양시가 명확한 계약적 근거나 자신들의 동의 없이 관련 명칭과 콘텐츠 등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시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민국막걸리축제위원회의 감사 청구와 지적재산권 침해 주장에 대해, 관할 부서인 고양시 감사관실은 “현재 민원에 담긴 내용이 방대하고 여러 부서의 과거 행정 절차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당장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관련 부서들의 정확한 사실관계를 철저히 파악한 뒤,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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