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59세대 재산권 행사 장기간 제약
44년 전 지적도면 정리 누락이 발단
고양시·농어촌공사 해법 놓고 이견
권익위, 10월 조정회의서 해법 모색

지난 23일 일산서구청 회의실에서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 주재로 ‘일산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 대지권 미등기 장기화 고충민원 현장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고양시, 한국농어촌공사 파주지사, 덕이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 관계자들과 주민대표, 지역 도·시의원들이 참석해 중복지적 해소 및 대지권 등기 완료 방안을 논의했다. 경기도의회 제공
지난 23일 일산서구청 회의실에서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 주재로 ‘일산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 대지권 미등기 장기화 고충민원 현장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고양시, 한국농어촌공사 파주지사, 덕이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 관계자들과 주민대표, 지역 도·시의원들이 참석해 중복지적 해소 및 대지권 등기 완료 방안을 논의했다. 경기도의회 제공

[고양신문] 아파트 입주 후 16년이 지나도록 ‘대지권 등기’가 완료되지 않아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겪고 있는 일산서구 ‘일산 하이파크시티(덕이지구)’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권익위원회가 현장 조정에 나섰다.
1982년 토지 분할 과정에서 발생한 지적도면 정리 누락과 이후 관계기관 간 입장 차이로 장기간 멈춰 선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의 준공 및 환지처분 절차가 오는 10월 예정된 조정회의를 통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권익위는 지난 23일 오전 10시30분 일산서구청 대회의실에서 정일연 위원장 주재로 ‘일산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 대지권 미등기 장기화 고충민원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일산 하이파크시티 대지권 미등기로 입주민들이 부동산 매매와 대출, 상속·증여 등 기본적인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관계기관 간 입장 차이를 조정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고양시 도시주택정책실장과 일산서구청장, 한국농어촌공사 파주지사장, 덕이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 관계자, 일산 하이파크시티(덕이지구) 주민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윤승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12)과 김수진 고양시의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5159세대 대규모 환지 사업…준공·지적 정리 단계서 멈춰

‘고양 일산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은 일산서구 덕이동 일원 65만7779.6㎡ 부지를 대상으로 추진된 환지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이다. 계획된 수용인원만 1만5477명, 세대수로는 5159세대에 달하는 대규모 주거단지 개발사업이다.
환지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은 아파트 건축물이 완공돼 입주가 이뤄졌더라도 도시개발사업 준공에 따른 지적 정리와 토지 권리관계를 확정하는 환지처분 절차까지 마무리돼야 각 세대의 ‘대지권 등기’가 완료된다.
그러나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은 추진 과정에서 과거 지적 정리 누락으로 개발구역 내 일부 토지의 경계가 지적도상 겹치는 이른바 ‘중복지적’ 문제가 확인됐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도시개발사업의 행정 절차가 준공·지적 정리 단계에서 사실상 멈춰 있으며, 후속 절차인 환지처분과 대지권 등기 역시 완료되지 못한 상태다.
결과적으로 입주민들은 적법하게 주택에 입주해 거주하고 있음에도 대지권 미등기 상태가 16년간 이어지면서 주택 매매는 물론 금융권 담보대출, 상속·증여 등 재산권 행사 전반에 장기간 제약을 받고 있다.

고양 일산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일산 하이파크시티) 개요 및 대지권 등기 지연 구조도.
고양 일산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일산 하이파크시티) 개요 및 대지권 등기 지연 구조도.

1982년 농어촌공사 도면 정리 누락이 발단

5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의 대지권 등기를 가로막고 있는 중복지적 문제의 발단은 44년 전인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민권익위와 경기도의회 자료에 따르면, 1982년 당시 한국농어촌공사 소유의 구거(도랑·용수로) 부지를 분할하는 과정에서 임야도(지적도면) 정리가 누락돼 토지 분할 내용이 도면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후 수십 년이 지나 해당 일대에서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과거 도면 정리 누락에 따른 문제가 다시 드러났다. 당시 분할 내용이 지적도면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한국농어촌공사 소유 토지와 덕이지구 내 토지의 경계가 서로 겹치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처럼 개발구역 내 일부 토지의 경계가 지적도상 중복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도시개발사업의 지적 정리와 환지처분을 가로막는 핵심 쟁점으로 남게 됐다.


시 ‘소유자 정정 신청’ vs 공사 ‘보상 선행’

과거 지적도면 정리 누락에서 비롯된 문제가 확인됐지만, 사태가 16년간 해결되지 못한 것은 고양시와 한국농어촌공사, 덕이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 등 관계기관이 해결 방식과 비용 부담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고양시는 과거 행정 과정에서 발생한 지적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공부상 토지소유자인 한국농어촌공사의 신청에 의한 등기 또는 지적공부 정정·말소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토지소유자인 한국농어촌공사는 해당 토지에 대한 보상 없이는 등기 및 지적공부 정정에 협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정당한 보상이나 청산금 지급 없이 정정 절차에 응할 경우 공사 자산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다.
사업 시행 주체인 도시개발사업조합 역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적 정리와 환지청산 문제, 청산금 산정 및 부담 주체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관계기관 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덕이구역 대지권 미등기 문제를 둘러싼 관계 기관별 입장과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 방향.
덕이구역 대지권 미등기 문제를 둘러싼 관계 기관별 입장과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 방향.

올해 3~7월 세 차례 집단민원…“조속한 해결”

이에 따라 하이파크시티 입주민들은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국민권익위에 행정적 조정을 요구하는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을 접수한 국민권익위는 그동안 관계기관, 신청인(주민)들과 현장조사·실무협의를 진행하며 기관별 입장과 쟁점을 파악해 왔다. 특히 주민들의 재산권 제약을 해소하는 동시에 한국농어촌공사의 자산 손실 문제까지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장기간 이어진 기관 간 이견을 좁히고 주민 재산권 회복을 위한 현실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은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대지권 등기가 완료되지 않아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더는 해결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라며 “주민들의 정당한 재산권 행사가 하루빨리 가능해질 수 있도록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윤승 도의원은 “중복지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이 바라는 최종적인 결과는 대지권 등기가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되는 것”이라며 도의회 차원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현장간담회에서 이윤승 경기도의원(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지난 23일 현장간담회에서 이윤승 경기도의원(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중복지적 해소·청산금 부담·환지처분 연계 추진

국민권익위는 이번 간담회에서 △중복지적 정정 및 해소 방안 △한국농어촌공사 소유 토지에 대한 자산 보전 및 청산금 산정·부담 방안 △도시개발사업의 환지처분 및 청산 문제 연계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이어 이날 나온 의견을 토대로 관계기관 간 추가 협의와 이견 조율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오는 10월 조정회의 등을 거쳐 중복지적 문제 해소부터 지적 정리, 환지처분·청산까지 후속 절차가 연계돼 추진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조정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44년 전 지적도면 정리 누락에서 시작돼 입주 이후 16년간 이어진 덕이지구 5159세대의 대지권 미등기 문제가 오는 10월 조정회의를 계기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산 덕이구역(하이파크시티) 대지권 미등기 발생 원인과 향후 조정 일정.
일산 덕이구역(하이파크시티) 대지권 미등기 발생 원인과 향후 조정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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