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자 조병범의 우리동네 새이야기
(11) 공릉천 하구

황금들녘과 하천 만나는 공릉천 하구에
물때까치, 꺅도요, 비둘기조롱이 찾아와

(사진1) 물때까치
(사진1) 물때까치

[고양신문] 연재를 시작하면서 처음 새를 소개한 곳이 공릉천 중류였고 그동안 10곳에서 만난 새를 다뤘다. 소개해 온 곳 외에도 고양시에서 새를 볼 만한 곳은 더 있다. 장항습지를 비롯해 답사가 충분하지 않아 다루지 못한 곳은 숙제로 남겨 둔다. 앞으로 고양시와 직간접으로 관계가 있거나 거리가 멀지 않은 탐조지를 찾아 나설 계획이다. 시기에 맞는 탐조지를 골라 그곳에서 만난 새들에 관해 쓰려고 한다. 
고양시 이외의 첫 탐조지는 파주이다. 파주시 공릉천 하류는 드넓은 평야와 한강에 합류하는 하천 특성상 매자기류의 알뿌리 식물이 풍부해 다양한 새가 찾아오는 곳이다. 공릉천 하류는 파주시 오도동에 위치한 영천 배수갑문을 기점으로 환경이 달라진다. 갑문 상류는 낚시가 허용되어 낚시꾼들이 늘 자리 잡고 있고 낚싯배가 가끔 돌아다닌다. 반면에 갑문 하류는 낚시가 금지되어 사람들이 출입할 수 없다. 덕분에 새를 볼 수 있는 자연환경이 갑문 상류보다 좋다. 그리고 하류 지역은 밀물 때면 바닷물이 들어와 기수역의 특징을 갖는다. 탁 트인 들판과 너른 강 덕분에 풍경이 아름답고 특히 석양이 빼어나다.
공릉천 하류 환경의 변화는 영천 배수갑문 옆에 다리를 놓는 것부터 시작한다. 농업용수를 관리하던 영천 배수갑문의 효용성이 떨어져 갑문을 철거하는 대신 바로 옆에 다리를 놓는 공사가 2018년에 착공되었다. 거기다가 영천 배수갑문에서 송촌대교까지 하천 양쪽 둑마루 흙길에 콘크리트가 깔렸다. 공릉천의 환경이 빠르게 바뀌어 갔다. 게다가 공릉천 하류 양쪽 들판은 거의 논 습지인데 논이 밭으로, 밭은 또 농막과 창고로, 도로로 바뀌고 있다. 철새 도래지로 이름을 날리던 하천 옆 논 들판이 옹색해지고 있다.  

(사진2) 덤불해오라기.
(사진3) 꺅도요

그래도 아직 공릉천 논 들판에 새들이 찾아오고 있다. 벼 알곡이 알알이 여물어 누렇게 고개를 떨구는 즈음, 황금 들판 한가운데 전깃줄에 평소 안 보이던 물때까치가 앉아 있다. 우리나라에 드물게 찾아오는 겨울 철새이자 나그네새이다. 물때까치가 전깃줄에 앉았다가 논과 논 경계로 날아간다. 농부들은 자투리땅을 놀리지 않는다. 그곳에 깨를 심었고, 깨가 곧게 자라게 지지대를 꽂아두었는데 그곳에 내려앉는다(사진 1).
벼가 무성한 논에서는 논둑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벼가 자란 논에 들어가면 어지간한 크기의 새는 보이지 않는다. 은폐에 능한 새는 더욱 그렇다. 덤불해오라기는 갈대밭이나 줄 덤불에 많이 사는 해오라기라고 이름 앞에 덤불이 붙었다. 덤불 속에 있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덤불해오라기도 그 사실을 잘 알아서 덤불에서 잘 안 나오는데 어인 일인지 논둑에 나와 있다(사진 2). 그렇지만 길과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목을 길게 빼고 안 움직인다.

(사진4) 비둘기조롱이

논물에는 꺅도요(사진 3) 한 마리가 움직이고 있다. 흔한 나그네새이지만 워낙 조심스레 움직여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적은 수가 월동하기도 한다. 물기 있는 논이나 냇가의 개흙 바닥에 긴 부리를 푹푹 꽂아 헤치면서 작은 물고기, 지렁이, 달팽이 같은 것을 잡아먹는 습성이 있다. 천적이 가까이 오면 ‘꺅’하고 날아올라 지그재그 형태를 그리며 날아가 꺅도요란 이름을 얻었다. 바늘꼬리도요가 늦여름에 먼저 이동한 뒤 이동하는 꺅도요를 볼 수 있다. 
비둘기조롱이(사진 4)는 러시아나 북한의 고산지대 등에서 번식하고 적은 수가 주로 서해안을 통과하여 아프리카 남부에서 월동한다. 내륙에서는 유일하게 공릉천에서 수십 마리까지 볼 수 있다. 먼 북한산이 환히 보일 정도로 하늘 푸르고 공기 맑은 가을날이다. 벼를 벤 논바닥에 멧비둘기 무리가 낟알을 쪼고 있다. 전깃줄에 앉아 있던 비둘기조롱이 작은 무리가 논을 내려다보고 있다. 외따로 앉아 있던 한 마리가 펄쩍 날아 알곡이 익어가는 벼논 위에서 사냥한다. 전깃줄 위로 돌아와 사냥한 잠자리를 발가락으로 누르고 부리로 찢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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