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련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의원
‘인천2호선 고양연장 예타 대응 정책토론회’
30년 규제 고양, 특별한 보상 필요
맞춤 운행·이벤트 수요 반영 제안
철도 부가세 영세율 일몰 연장 시급
지자체·정치권, KDI 2차 점검 총력
[고양신문] 한강으로 단절된 수도권 서북부 생활권을 하나로 묶는 ‘인천2호선 고양 연장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통과를 위해 전문가와 행정기관, 지역 정치권이 머리를 맞댔다. 특히 올해 1월 예타 운용지침 개정으로 고양시의 비수도권 평가 기준 적용이 기대되는 가운데, 다가올 KDI(한국개발연구원) 2차 점검회의를 앞두고 실질적인 경제성(B/C)과 정책성 확보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지난 27일 일산동구청 대회의실에서 경기도의회 주최로 ‘수도권 외곽 철도망 확충과 인천2호선 고양연장 예비타당성조사 대응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지역 주민 100여 명이 대회의실을 가득 메워 사업 추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좌장을 맡은 김해련 도의원(고양7)은 기조발언을 통해 사업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 의원은 “고양시는 지난 30년간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을 뒷받침하며 접경지역, 개발제한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과밀억제권역이라는 4중 규제를 홀로 감당해 왔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말씀처럼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며, 인천2호선 고양 연장은 고양시가 자족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가장 실질적인 보상이자 필수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11월 도의회 정례회에서 예타 조속 통과 촉구 건의안을 준비하는 등 의회 차원의 전방위 지원을 약속했다.
통행시간 최대 46분 단축·혼잡도 대폭 완화
주제 발제에 나선 백주현 고양연구원 도시환경연구실장은 ‘인천2호선 고양 연장의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제시했다. 이 사업은 인천 독정역에서 검단신도시, 김포 걸포북변을 거쳐 고양 킨텍스, 주엽, 일산, 탄현·중산까지 총 19.63㎞(정거장 12개, 고양 구간 6개)를 잇는 총사업비 2조830억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이다.
백 실장은 노선이 필요한 핵심 이유로 △서울 중심 방사형 한계를 극복하는 서북부 유일의 격자형 직결 철도 △출퇴근 시간 통행속도가 시속 22㎞로 서비스 수준 F등급에 달한 자유로 등 도로 정체 해소 △고양 핵심 성장거점의 성공 조건 △통행시간 단축을 통한 삶의 질 향상 △예타 지침 개정으로 인한 최적의 적기 도래 등 5가지를 꼽았다.
사업 추진 시 가장 기대되는 변화는 획기적인 이동시간 단축이다. 그동안 한강으로 단절된 김포·인천을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서울을 돌아 2~3번 환승해야 했지만, 노선이 개통되면 직결 및 1회 환승으로 단축된다. 구체적으로 킨텍스에서 김포 걸포북변까지는 기존 48분(환승 2회)에서 7분(무환승)으로 41분 단축되며, 인천 검단까지는 50분(환승 3회)에서 13분(무환승)으로 37분 줄어든다. 또한 킨텍스에서 인천공항까지는 67분에서 47분으로 20분 단축돼 ‘인천공항 1시간 생활권’이 형성되며, 일산테크노밸리에서 인천 영종 바이오클러스터까지는 81분(환승 3회)에서 35분(환승 1회)으로 무려 46분이 줄어들어 서부권 K-바이오벨트 구축과 고양시 6대 대형병원 의료 접근성 향상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만성적인 도로 정체와 철도 혼잡도를 나누는 교통량 분산 효과도 입증됐다. 고양시를 비롯해 김포·검단·파주 등 수도권 서북부 인구가 약 300만 명에 달하고 2035년 철도 이용 수요가 1.8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인천2호선이 연장되면 고양 구간에서 GTX-A(킨텍스역), 3호선(주엽역), 경의중앙선(일산역)과 모두 환승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출근길 경의중앙선(일산~백마 구간)의 열차 혼잡도는 43% 감소하고, 한강 도하 교량인 일산대교의 일일 교통량도 6.3% 줄어들어 김포골드라인이나 공항철도·9호선 급행(혼잡도 190% 상회)의 극심한 혼잡을 분담할 수 있다. 승용차 수요 전환에 따라 연간 약 870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기대된다.
아울러 백 실장은 인천2호선 고양연장 사업이 고양시의 미래 자족시설인 △일산테크노밸리 △킨텍스 제3전시장 △고양방송영상밸리 △장항공공주택지구 △K-컬처밸리 등 대규모 성장거점의 성공을 뒷받침할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15위권 규모로 도약할 킨텍스 제3전시장과 K-팝 대형 공연이 잇따르는 고양종합운동장 등에 인천공항을 통한 해외 방문객과 배후 인구가 직접 유입되면서, 현재 눈에 보이는 수치 이상의 폭발적인 잠재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사업 시행 시 영향권 내 관광수요는 연 33만 명(킨텍스 약 28만3000명 포함) 증가하고, 방문객 소비로 인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는 연간 25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재정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백 실장은 “총사업비 중 국비 70%를 제외한 지방비 분담에서 고양시 실부담액은 사업 기간 중 연평균 약 141억원 수준”이라며 “이는 시 연간 교통물류 예산(약 5000억원)의 2.8%에 불과해 재정적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나친 낙관 금물, 셔틀 운행·부가세 영세율 상시화해야”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예타 통과의 최대 관건인 비용 절감과 수요 확보를 위한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제언이 쏟아졌다.
곽호찬 서울과학기술대 철도전문대학원 교수는 지침 개정에 따른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곽 교수는 “접경지역 철도사업이 비수도권 유형으로 분류돼 지역균형발전 항목(30~40%)을 평가받게 됐지만, 고양시는 인구 100만 대도시로 도내 지역낙후도 지수가 상위권에 위치해 기대만큼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할 수 있다”며 “군사보호구역 등 중첩 규제의 실질적 제약을 정량화해 정책성 분석 논리를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포골드라인 사태 이후 KDI가 혼잡도에 극도로 민감해진 점을 짚으며 “혼잡 완화를 위해 차량 편성이나 승강장을 늘리면 건설비와 운영비가 급증해 B/C값이 떨어진다”면서 “혼잡도가 높은 첨두시에는 일부 구간 셔틀 운행을 하고, 비첨두시에는 전 구간 직결 운행을 하는 등 맞춤형 운영계획으로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평일 출퇴근 위주의 기존 평가에서 누락되기 쉬운 킨텍스 전시나 대형 공연 등 주말·이벤트성 수요를 통신 및 스마트카드 빅데이터로 입증해 별도 시나리오로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이종관 ㈜제일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부사장은 철도사업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오른 ‘도시철도 부가가치세 영세율 일몰’ 문제를 언급했다. 이 부사장은 “조세특례제한법 제105조에 따라 지난 30년간 3년 단위로 연장돼 온 도시철도 건설용역 부가가치세 영세율이 올해 12월 31일부로 종료될 위기에 있다”며 “영세율이 폐지되면 공사비의 10%에 달하는 부가세가 지자체 재정 부담으로 전가된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행정적 리스크다. 이 부사장은 “부가세 부과로 총사업비가 증가하면 기획재정부의 총사업비 변경 승인이나 예타 재조사 요건에 걸려 사업이 수년 이상 지연될 수 있다”며 국회 세법 개정 과정에서 영세율 적용을 일몰 없이 상시화하도록 정치권이 즉각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경기·인천·김포·고양 4개 지자체가 참여하는 상설 협력 거버넌스 구축도 제안했다.
“추가 개발수요 제출 완료, 주민 열망이 심의 움직여”
행정기관을 대표해 참석한 경기도와 고양시 관계자들은 지난해 1월 KDI 1차 점검회의 이후 진행해 온 치열한 물밑 대응 과정을 공유했다.
김한덕 고양시 교통정책과장은 “1차 점검회의 당시 혼잡도 완화에 따른 차량 구입비 및 운영비 증가, 이용 수요 감소 등으로 경제성이 낮게 분석되는 이견이 있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출퇴근 시간대에 2개 편성을 연결해 운행하는 ‘중련 혼용 방안(배차간격 5.5분)’을 제출해 사업비 절감을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포 걸포·신곡지구 등 6개 지구와 고양종합운동장, 킨텍스 제3전시장, 대곡역세권, 창릉지구, 경제자유구역, 일산 노후계획도시 등 누락됐던 장래 개발수요를 올해 7월과 9월에 걸쳐 KDI에 추가로 제출하며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통 후 연간 운영비 242억원 중 고양시 분담액이 약 101억원에 달하는 만큼 경기도의 중장기적인 도비 분담도 함께 건의했다.
고태호 경기도 철도정책과장은 정책성 평가의 본질과 주민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 과장은 “KDI 보고서를 바탕으로 심의위원들이 -9점에서 +9점까지 매기는 정책성 평가는 결국 정성적 판단이 좌우한다”며 “심의위원들이 ‘이 사업이 무산되면 서북부 교통에 대란이 일어난다’는 위기감을 느껴야 플러스 점수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2차 점검회의는 통상 2주 전에 통보가 오기 때문에 도·시·대광위가 원팀으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대기 중”이라며 “주민 서명운동과 민원, 오늘 같은 토론회 열기가 KDI와 기획예산처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지표가 된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