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동 ‘사물광대’ 김한복 단장

“둥그런 보름달이 뜰 때 노래하는 분수대 광장에 멍석을 깔고서 관객과 한 번 제대로 어우러지고 싶습니다.”
지난 한가위 날 노래하는 분수대 광장에서는 ‘제3회 2008 고양 한가위 축제 한마당’이 있었다. 이날 ‘민속공연마당’에서 흥겨운 우리 가락을 펼친 ‘사물광대’의 김한복(40) 단장을 백석동 그의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김 단장은 충남 금산에서 초등학교 4학년 때 사물놀이를 시작했다. 중학교 때는 육상을 하다가 다시 사물놀이를 시작한 것은 금산농업고등학교에 입학해 ‘좌도농악’ 팀에서 활동하면서 부터다. 김 단장은 “좌도농악은 그 당시 전국대회 상을 휩쓸고 다닐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었다”고 회상했다.

그 무렵 공연을 보러 온 사물놀이의 1인자 김덕수 선생의 친구가 이들을 김덕수 선생께 소개하게 됐다. 그리하여 ‘좌도농악’ 팀에서 만난 동기들(박안지 신찬선 장현진)이 의기투합해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싣게 된 것이라고. “너희들, 사물만을 생각하며 힘들더라도 참고서 끝까지 할 수 있겠느냐?”라고 묻는 김덕수 선생께 큰소리로 “네!”라고 대답한 4명의 시골학생은 김덕수 선생의 문하생 1기가 됐다.

첫 공연으로는 창경궁에서 88년 서울올림픽 문화예술 축전 특별작품 ‘NOSTOI' 음악, 서울올림픽 문화예술축전/사물놀이의 밤이다. 이후 김덕수 패 사물놀이 (사)한울림 예술단의 일원으로 지금껏 전국 방방곡곡,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20여 년 동안 한결같이 우리 가락을 연주했다. 최근 들어서는 7월 하와이, 8월 일본(방송도 출연), 9월 호주 및 뉴질랜드 공연이 있었는데, 호주의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최초로 사물놀이가 열렸으며, 전 좌석인 3천 석이 매진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더 큰 세상을 보고 더 큰 꿈을 실현시켜라”는 김덕수 선생의 당부와 함께 작년에 독립했다. 그리고 5월, 고양 어울림 별모래 극장에서 사물광대가 ‘판’을 벌였고, 올해 3월 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열린 ‘스무고개너머 … 어른맞이 광대굿’은 최초로 1800석 전 석 매진이 되기도 했다.
또 ‘판’ 공연의 성공에 힘을 얻어 지역 사람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사물놀이패 ‘높빛 사물놀이’를 올해 창단하기도 했다. 김 단장은 “사물놀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참여한다면 고양시를 대표하는 수준 높은 사물놀이 동아리 단체를 육성할 계획”이라며 “내년 쯤 웨스턴돔 공연장에서 사물놀이 상설 공연도 열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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