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동 서리골 ‘무공해농원’ 이영삼 대표

“이직 선생의 유적지와 잘 어울리도록 그 부근에 자연 휴양공원을 조성하여 ‘녹색농촌 체험마을’을 만들려고 합니다”
이직 선생은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으로 이성계를 도와 조선개국에 공헌했고, 세종 때 영의정, 좌의정을 지낸 인물이다. 그런 이직 선생의 17대 후손인 선유동 ‘무공해농원’ 이영삼(53) 대표를 서리골 종중산에서 만났다.

“매년(음력 10월 4일) 시향제를 지낸다. 며칠 전에도 전국의 자손 300여 명이 모였는데, 고양시에서 문화재적 가치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무척 서운하다”고 말하는 이영삼 대표.
서리골 들어오는 들머리에는 충절을 노래한 이직 선생의 대표적인 시조인 ‘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마라…’가 까만 오석돌에 새겨져, 묘정(산소)과 신도비와 함께 있다. 또 건너편 산에는 사당이 자리 잡고 있다.

이번에 “경기도 ‘녹색농촌 체험마을’로 선정되어 서리골 41가구 158명의 주민들이 기쁨과 자부심으로 가득 찼다”고 하는 이 대표. 그는 선유 6통의 통장으로서 마을일을 돌보며 홍보, 예산을 담당하는 지도자 역할을 맡고 있다. 주민 대부분 60대 후반의 고령이지만 3분의 1이 경기 아카데미 교육을 받고 있으며, 11월 14일 10회 째 마지막 교육이라고 한다. “체험, 토속 먹거리 등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지역들을 견학하여, 우리 동네에 맡도록 접목시킬 것”이라고 하는 이 대표. 그는 30년 째 여기에 살고 있으며, 20년 째 방사한 흑염소와 토종닭으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쌀과 각종 채소를 비롯하여 농사지은 것으로 음식을 만들어서 손님상을 차린다는 뜻으로 ‘무공해 농원’이라고 불린다”고 했다. 수숫대 엮어서 진흙을 바른 토속 흙집을 기꺼이 손님방으로 내 놓곤 하여 대부분 10년 이상 된 단골들이 많고, 자연 속에서 감칠맛 나는 요리를 먹을 수 있기에 연예인들도 꽤 찾는다고 한다.
음식점의 요리는 평양이 고향인 어머니와 아내가 주로 하는데, 종손의 며느리인 아내는 ‘이직’ 선생 시향제 지낼 때마다 몇 백 명의 음식도 거뜬하게 하는 것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이영삼 대표는 “주민들과 함께 전통적인 농촌모습과 자연 경관이 잘 어우러지도록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녹색농촌 체험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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