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종중 도시화 속에서도 지켜나가며 조상 은혜 기려

사진글전주 이씨가 지난 문봉동의 한 산에서 시제를 올리고 있다.고양시는 일산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현대적이고 새롭게 발전하는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고양시는 전형적인 도·농 복합도시로 농촌 지역도 다수 분포하고 있다. 이들 농촌 지역을 비롯한 신도시 개발 전에 집성촌을 이루고 살았던 지역 내 문중들이 이번 달에 조상에 대한 음덕을 기리는 시제를 지냈다.시제는 매년 음력 10월에 5대조 이상의 친진묘(親盡墓)에 지내는 제사다. 시사나 시향이라고도 한다. 상중에 있는 사람이나 부녀자들은 참례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순서는 산소에 도착하면 먼저 산신제를 지내고, 진찬(陳饌)·강신(降神)·참신(參神)·초헌(初獻)·아헌(亞獻)·종헌(終獻)·진숙수(進熟水)·사신(辭神)의 순서로 제례를 지낸다. 시제를 지내는 시기는 보통 음력 10월 보름 경에 많이 열리는데, 평일에 겹칠 경우는 많은 종인들의 참석을 위해 음력 10월 보름이 있는 그 주 일요일에 행하는 경우도 많다. 시제는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의미도 있지만 사회가 급변하면서 흩어져 살던 종인들이 서로 모여 안부도 확인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더구나 어린 종인들은 시제 참석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확인 할 수 있어 산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된다.음력 10월을 맞아 고양시의 각 종중도 시제를 지냈다. 1450년경 강매동 매화정 마을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진 보성 선씨는 지난 8일 입향 시조인 선형 공에 대한 시제를 지냈다. 설문동 산 65-1번지에 1617년 경부터 정착하기 시작한 하동 정씨 문성공파는 입향시조인 정복일 공에 대한 시제를 지난 10일 가졌다. 1625년 경 이수춘 공이 고양 땅에 오면서 시작된 전주 이씨 수춘 문중은 지난 9일 70여명의 종인들이 모여 시제를 지냈다. 1566년 행주동으로 입향한 뒤 정착하기 시작한 덕수 장씨 도사공파는 지난 2일 입향 시조인 금촌 강씨 할머님에 대한 시제를 올렸다.한익수 고양시씨족협의회 회장은 “시제는 만곡이 무르익는 음력 10월의 첫 음식을 조상에게 바치면서 공경심을 나타내는 우리의 아름다운 풍습이다. 국민 모두가 조상을 위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계속 계승돼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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