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동 섬말다리 주민 김창수 씨

“주변이 너무 삭막해서 정겨움을 주려고 나무와 꽃을 심었어요.”
섬말다리 인근에 살고 있는 김창수(66) 씨. 그는 이곳의 25여 가구 중 가장 오래된 기와집에서 93년도부터 살고 있다. 겨울이건만 집 앞 텃밭에는 여름이 한창인 것처럼 핑크색의 꽃잎을 피운 ‘끈끈이대나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김 씨는 “해마다 두 번씩 꽃을 피우는 것은 한 번 더 씨앗을 뿌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각종 채소들이 먹음직스럽게 자라는 텃밭에는 ‘연산홍’을 비롯해 잘 다듬어진 주목나무와 십 년이 넘도록 정성을 들였다는 ‘소사나무’가 한 마리의 ‘학’이 되어서 금방이라도 창공을 날아오를 기세다.
김창수 씨는 “자유로가 인접한 작은 동네가 언제부턴가 자유로 혼잡을 피해 장항동으로 가는 진입차량 때문에 삭막해졌다”고 강조했다. 장항동으로 진입하는 자동차의 증가로 출퇴근 시간에는 집밖으로 나올 수 없는 실정이고, 우천 시에는 배수로가 없어서 비만 내리면 차만 다니고 보행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신평로 10m 도로가 근린생활 시설 허가로 인해 건축물 신축공사가 이루어지고, 지난 5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원경 친환경 사업소(오폐수 처리장)’도 있다고.

김 씨는 이웃주민들에게 살고 있는 곳이 정겨움이 가득 넘치도록 하기 위해 이렇게 텃밭 정원을 만들었다고 했다. 헌집을 허물 때 나온 옛날 구들을 주어다가 허리 아픈 아내를 위하여 ‘황토 화덕 안방’을 만들어서 찜질방 못지 않게 효과를 보고 있기도 하다. 때론 석쇠를 올려서 삼겹살 고구마 생선 등을 구우며 이웃과 친구들끼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한다고 했다.

30년 동안 ‘육군 원사’로 있다가 전역한 김창수 씨는 “군에서는 나라 지키는 일만 했는데 사회에 나오니 오히려 할 일이 너무 많다”며 웃었다. 그는 ‘고양시 지체 장애인 협회휠체어 차량 봉사’를 2000년도부터 최근까지 하기도 했다. 봉사를 하면서 그네들의 손과 발이 되어준 것이 뿌듯하고 욕심 없이 살아가는 그 모습에 행복할 따름이라고 말하는 김 씨.
그는 “살고 있는 곳이 취약 지역이지만 이곳에 뿌리를 내렸으니 오랫동안 살면서 동네를 개선시키는데 앞장서고 싶은 것”이 희망사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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