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학교 무상급식 자체실시 혁신학교 성공 보람
행정업무 줄이고, 수업명인 통해서 능력향상

교육에 대한 관심이라면 그 어느 지역에도 뒤지지 않을 고양시. 그만큼 작년 3월 새로 부임하게 된 교육장은 기대와 함께 높은 관심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자리다. 그로부터 10개월. 부임과 함께 책임지게 된 고양시의 교육을 온 몸을 부딪치며 이끌어가고 있는 이관주 교육장을 만나봤다.


작년 3월 2일부터 10개월이 지났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교육장으로 취임하면서 고양시에 처음 왔지만 높은 교육열과 쾌적한 교육환경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다. 실제로 도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 역시 교육, 문화 수준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취임 직후 졸업식 뒤풀이나 학교 배정 문제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해당학교의 혁신학교 선정을 위해 수차례 도교육청을 찾아가 설득했다. 결국 작년 180명 정원 미달이었던 중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자 올해 300여 명이 초과했다.

취임 기간 동안에는 무상급식에 대해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고양교육지원청은 5, 6학년 무상급식과 별도로 작년 1학기 300명 미만 도시형 소규모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자체 예산으로 실행했다. 총 10개 학교 가운에 절반 이상이 급식지원을 받는 곳도 있었다. 그만큼 어려운 아이들이었다. 2학기에는 예산 확보를 위해 시장님과 시의회 의장, 시의원들을 만나며 여러 차례 부탁했다. 취지를 이해해주고 함께 힘써주신 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이관주 고양교육지원청 교육장
고양교육이 주력하고 있는 바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고양교육이 주력하고 있는 바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고양교육은 경기교육청의 5대 혁신중점 추진과제에 발맞춰 가고 있다. 그 가운데 심혈을 기울인 것이 수업혁신을 위한 교사들의 행정업무 경감이다. 지난해에는 2009년에 대비 공문을 40%가량 줄여 행정업무 경감 우수교육청으로 교육감 표창을 받기도 했다. 더불어 학생 평가 역시 서술형으로 바꾸고 토론, 탐구를 중심으로 수업혁신을 꾀하고 있다.

두 번째는 수업혁신을 통해 교실을 혁신하자는 것이다. 우리 세대처럼 일방적인 힘을 가진 교사와,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학생이 모인 교실이 아닌 상호 존중을 통해 즐겁고 행복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세 번째는 학교혁신이다. 한 사람이 백 보를 가는 것보다 백 사람이 한 보를 가는 것이 났다는 중국속담처럼 학교장이 모든 것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닌, 교사·학부모·학생·지역사회가 함께 교육공동체로 학교룰 운영토록 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교사들이 행정업무에서 벗어나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행정혁신과 마지막으로 불합리한 제도에 대해서는 과감히 고치고 수업하는 선생님과 공부하는 아이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많은 학부모들이 학력저하와 우수인재의 외부 유출를 우려하는데.
학력저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선생님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없는 환경이 제일 먼저 개선되어야 한다. 선생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행정업무를 최소화해서 수업에 전념하면 자연히 성적이 올라갈 것이고 더불어 사교육비가 경감되고 공교육이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고양시에는 도교육청 주관 수업실기대회인 수업인증제를 통해 그 능력을 인정받은 ‘수업명인’이 8명이나 있다. 이들이 연수를 통해 교사들의 수업기술을 향상시키는데 노력하고 있다.

이제까지 고양시에서 많은 우수인재들이 외부로 빠져나갔었다. 심지어 부산영재고등학교에 고양지역 학생이 제일 많다고까지 한다. 하지만 올해 3월에 개교한 고양국제고등학교 정원의 66%가 고양지역 학생들로, 내년에는 더 늘어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로써 우수인재의 외부유출은 감소하고 고양국제고는 고양의 학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혁신학교의 성공적인 평가와 함께 거꾸로 위화감 논란도 있는데.
처음 도입 당시에는 나 역시 혁신학교가 이렇게 성공하게 될지는 몰랐다. 하지만 특히나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생각하며 성장해야하는 초등학생 아이들까지 성적으로 얽매어 온 교육은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다. 혁신학교는 체험학습, 토의, 토론을 많이 하고 있다. 특히 학급당 25명의 정원은 이상적인 교실환경을 구성토록 해준다. 학생 수가 적으니 교사가 사전연구에 충실해지고 아이들의 특성을 파악한 개별화 학습이 가능하다.

물론 미지정교에서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앞으로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다. 우선은 혁신학교가 성공해 이상적인 공교육의 모델이 되도록 하되 선정 확대를 위해서는 지자체와 연계해 혁신학교 추진 협의체를 구성하여 혁신학교 확대 및 혁신교육 확산을 위해 주력하고자 한다.

학생인권조례를 두고 교육현장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생인권조례는 지금까지 교육자 위주로 운영해 온 학교를 아이들에게 돌려주는데 의미가 있다. 이러한 변화를 돕기 위해서 지난해 12월 고양교육지원청에서 학생인권에 관련한 사례와 대처방법을 담은 ‘인권, 교문 안으로 들어서다’라는 자료집을 만들었다.

교장선생님들에게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희망봉’을 말씀드렸다. 거친 파도와 폭풍이 몰아치지만 그곳을 지나면 잔잔한 바다 인도양과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해안이 있다. 지금 우리가 인권에 대해 걱정하지만 지혜롭고 슬기로운 우리 아이들이, 그리고 전국의 우수한 인재들로 구성된 교사들이 함께 해법을 찾아 극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2년이 걸릴지 3년이 걸릴지는 알 수 없지만 차츰 공감대가 형성되고 서로 해법을 찾아 과도기를 통과하면 분명 아름다운 바다와 해변이 있을 것이다.

2011년 고양교육은 어떠한 비전을 갖고 변화하고 있는지요.
21세기 정보화 시대는 모든 분야에서 변화가 요구된다.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이 아닌 각 학교의 여건을 고려해 특색있고 창의적인 교육을 위해 학교생중심교육과 민주적이고 투명한 교육문화실천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자율과 책임으로 전문성을 발휘하는 교육적 마인드를 통해 창의적인 교수학습활동으로 생동감 넘치는 교육이 실현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참여와 소통으로 교육공동체와 함께하여 학생들의 소중한 꿈과 개성이 존중되고, 선생님들의 열정이 살아 숨쉬며 학부모들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 미래사회 행복을 약속하는 고양교육을 이루겠다.


인터뷰=김진이 편집부장/정리=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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