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정길 ‘지혜공유협동조합’ 이사장

자기만의 노하우 지식나누기
김달수의원 제안에 “참 좋다”
5명만 모이면 강의가 가능해
유료강좌, 지역화폐 도입도

“운동의 측면이 강한 협동조합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만의 노하우, 기술이 있다. 5명이 모였다고 할 때 누구는 수납을 잘하고, 누구는 가사 일을 잘한다든가. 이런 기술, 앎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자는 것이다. 가르치고 배우고. 지역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다.”

유정길 ‘지혜공유협동조합’ 이사장은 다소 생소한 제목의 협동조합을 이렇게 설명했다. 협동조합의 목표는 크다. 서로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지혜를 나누면서 거대한 학습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시작은 단순했다. 5월에 고양시민회 사회적경제아카데미 토론자로 함께 참여했던 김달수 도의원이 뒷풀이 자리에서 말을 던졌다. 당시 함께 했던 유정길 이사장과 최영희 고양파주여성민우회 상임이사, 박지영씨 등이 동참했다. 유재경, 이진옥씨 등 모임 때마다 사람들이 늘어났다. 5월부터 8월 15일까지 대략 15회 정도 모였다.

“대규모의 강좌를 하려고 들면 40~50명 모으는 일부터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가볍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가르칠 수 있다. 또 5명이 배움을 청하면 강좌를 개설할 수 있다. 교육을 한번 하고 좋으면 앵콜 강의를 하는 거다. 그러다 보면 유명 강사가 되는 거지.”

일은 이렇게 대안을 고민하고, 바로 실천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거다. 협동조합 방식은 자본이나 큰 투자가 필요 없이 선택하게 됐다. 물론 협동과 나눔이라는 취지에도 딱 맞았다.  

“별의별 강의가 모두 가능하다. 강의의 갯수가 인구숫자만큼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추석 전후로 어른께 인사드리러 가는 법도 강의가 될 수 있다. 동네 아이들 불러 차례법을 가르칠 수도 있다.”

지식인 전문가들이 많이 사는 고양시가 제격이다. 일본 시부야대학, 영국 정년퇴직자들의 나눔 교육모임, 수원 평생학습센터 등의 사례들도 함께 공부했다. 만담카페 등을 통한 대화 모임, 수다모임을 만들고, 문화공연 공동구매도 추진할 계획이다. 좋은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좋은 관중이 되게 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좌 장소를 고민하다 ‘장소 은행’도 사업에 넣었다. 고양시 전역에 공공과 민간 장소를 다 모아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  

유정길 이사장은 에코붓다 대표, 평화재단 기획실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금은 한 살림 이사로 있다. 또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 서초동에 살다가 2009년 어머니가 살고 있는 고양시 대화동으로 이사왔다. 협동조합 관련 다양한 저술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던 유정길 이사장은 지혜나눔협동조합을 통해 새로운 협동의 가치를 구현해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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