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성 세계유산 가치정립 세미나

▲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지난 16일 북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유네스코 등재 전략 토론해
역사·문화적 가치 모두 공유
99%의 면적이 고양에 속해

16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고양시가 주최하고 겨레문화유산연구원이 주관하는 ‘북한산성의 세계유산적 가치정립’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북한산성의 역사와 특징을 집중 논의한 이날 세미나에서 참가 발제자 및 토론자들은 모두 북한산성의 문화재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입장을 공유했다.  

이종수 단국대교수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기호철 서울대 선임연구원, 심광주 도시주택박물관장, 임석규 불교문화재연구소 실장, 김성태 경기문화재단 조사연구팀장이 각각 발제를 진행했다. 토론자로는 이광표 동아일보기자, 유재춘 강원대 교수, 손영문 문화재청 전문위원, 허권 한국전통문화대 연구위원이 나섰다. 그 외 최봉순 부시장과 이경재 교육문화국장, 유재덕 목사, 허준 전 시의회 의장, 안재성 향토문화재보존회장 등이 세미나에 참석했다.

먼저 ‘북한산성의 역사적 가치’라는 주제를 맡은 기호철 연구원은 북한산성의 시간적 범위(역사)를 삼국시대까지 끌어오는, 즉 숙종시대에 고정된 시간대를 2000년 전의 역사로 끌어오는 한편 공간적 범위를 도성과 북한산성 사이에 위치했던 탕춘대성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기 연구원은 “탕춘대성을 당연히 북한산성의 외성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더 나아가 한양도성부터 넓게는 남한산성까지 묶는다면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북한산성 축성기법’에 대한 발제를 맡은 심광주 관장은 ▲북한산성은 18세기 동아시아의 국제정세가 반영된 독특한 방어시설이라는 점 ▲조선시대 축성기술의 결정판이라는 점 ▲축성 이후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축성과정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 남아있다는 점을 들어 북한산성이 지니고 있는 가치와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세 번째 발제자인 임석규 실장은 부왕사지, 중흥사지 등 고양시에 위치한 북한산성내 주요 불교문화유적을 살펴보며 “터만 남아있는 사찰들을 연구·복원하는 일이 북한산성 복원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북한산성과 남한산성의 비교연구’ 발제를 진행한 김성태 팀장은 “남한산성의 경우 대단위 상권에 의한 이해관계 충돌로 세계유산등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반면 북한산성은99%의 면적이 고양시에 속했다는 점, 민원에 의한 사업중단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연 500만 이상의 탐방객이 찾는다는 점 등이 사업추진의 장점”이라고 언급했다. 끝으로 김 팀장은 “북한산성 단독으로는 힘든 만큼 한양도성과 함께 등재하거나 혹은 중국 만리장성의 사례처럼 남한산성에 이어 연속 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검토해봐야 한다”며 “또한 등재여부와는 별개로 ‘북한산성 가꾸기’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준에 적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시간에서도 북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정책사업본부장을 지냈던 허권 교수는 “세계문화유산 등재핵심은 탁월하고 보편적인 가치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 하는 부분”이라며 “가치적인 부분에서 북한산성 하나만으로는 부족해보이며 한양도성과 남한산성을 연결하는 방안이 가장 최선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허 교수는 과거 설악산, 강화고인돌 등 과거 등재에 실패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세 구간을 연결시켜 ‘한양관방유산’혹은 ‘한양디펜스라인’이라는 개념의 문화유산으로 포괄 등재시켜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대부분 북한산성, 한양도성, 남한산성을 같은 문화재로 묶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하지만 행정적 측면에서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과거 서울시와 협의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갈등이 있었으며 이날 참석한 경기도 문화유산과 정은섭 과장은 “남한산성의 경우 올해 등재 신청할 계획이며 북한산성은 역사적 가치를 좀 더 밝혀내는데 시간을 투여할 예정”이라는 경기도의 입장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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