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양천 고양시도서관센터 소장

▲ 이양천 소장
“고양시에 도서관이 많다고 해요. 실제 많은 게 사실이지만 인구 100만도시라는 걸 감안한다면 1개 도서관 7만명의 시민들을 커버해야하죠. 적은 인원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더 이상 도서관을 짓자고 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오히려 민간 작은 도서관들을 활성화하고, 잘하고 있는 민간의 영역을 공공이 어떻게 지원하고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으면 합니다.”

고양시도서관센터 이양천 소장. 도서관에서도 자치와 거버넌스 개념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4월 승진해 도서관센터로 발령오기 전까지 주민자치과장으로 4년여동안 고양시의 자치사업을 이끌어온 주역이다. 생소했던 자치, 거버넌스 개념을 확고하게 고양시 행정에 뿌리내리고, 공동체, 마을, 커뮤니티라는 단어들을 친숙하게 만드는데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이양천 소장은 도서관에서도 자치를 가장 강조하고 있다. 더 이상 건물을 짓고, 공공의 영역을 확장하기 보다는 민간이 더 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불을 켜주자는 것이 그의 주장.

“그동안 도서관의 방향을 결정할 정책이나 용역이 없더라구요. 우선 2000만원 예산을 들여 중앙대에 고양시도서관의 중장기발전 전략 수립을 위한 용역을 시작했죠.”

화정도서관으로 센터가 옮겨오며 많은 변화가 시작됐다. 조직개편을 하면서 사서가 전면에 배치됐다. 기존에는 팀장급 이상을 행정직이 맡고 사서들은 보조 역할을 했다. 이 소장은 “사서가 바로 도서관 전문가 아닌가. 그들이 앞에 나서는 게 맞다”는 생각을 했다고.

자치업무를 하면서 믿음을 갖게 된 민간 영역을 적극 끌어들일 계획이다. 직원들에게도 작은 도서관 지원을 적극 주문했다. 주민들에게 권한을 이양하기 위한 민간 운영위원, 발전위원회 확대도 이 소장의 제안이다.
“도서관의 시설들도 다 개방하려구요. 안전 이야기하는데 그건 다른 대안을 세우면 되는 거고. 도서관 시설 개방과 민간 발전위원회 확대를 위해 조례 개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민자치과에서의 열정이 도서관에서도 식지 않았다. 센터가 된 화정도서관의 부족한 주차시설도 고민이다. 인근 1000여평의 주차장 부지를 활용하거나, 공원의 지하를 활용하는 안이 있지만 예산 때문에 쉽지는 않다. 부족한 인력확충, 외부 위탁, 도서관 평가제 등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

“여기 와서 참 안타까운 점이 제가 정년이 내년 3월이에요. 일을 벌리면 내가 수습을 못하잖아요. 기왕이면 충분히 임기를 갖고 책임지고 일할 사람이 왔으면 좋겠다 싶어요.”

고양시 도서관에서의 자치시대를 이양천 소장은 어떻게 열어갈까. 자치과에서의 열정이 화정도서관에서도 타오를 수 있으리라 기대를 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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