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학교 12일간 ‘평화원정대’ 진행


불이학교 12일간 ‘평화원정대’ 진행
네팔빈민촌 자원봉사 곁들인 여행
 
이번 여름 휴가 기간에는 아이들과 함께 네팔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덕양구 원당동에 있는 불이학교(대안학교, 원당동 585-1)가 특별한 여행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단순히 보고, 먹고, 즐기기 위한 여행이 아닌 빈민촌 자원봉사활동과 소수민족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홈스테이를 연계한 봉사여행이다.
불이학교는 매년 10월이면 아이들과 지도교사가 네팔과 인도 등으로 빈민촌 봉사여행을 떠난다. 올해는 여름방학을 맞아(7월 31일~8월 11일) 학교 외부인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을 특별히 준비했다. 매년 ‘불이 평화원정대’가 느꼈던 현지에서의 감동을 일반인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바람에서다.
 
‘진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불이학교 최성옥 교장은 “네팔 봉사 여행은 ‘진짜 나’를 만나기 위한 여행”이라고 설명했다.
“여행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여행의 미덕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런 기본적인 여행의 미덕에 더 나은 무언가를 찾을 수 있는 여행을 4년째 경험해오고 있습니다. 익숙지 않은 낯선 곳에서 오래 머무르다보면 현지인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요. 낯선 곳에 가서야 ‘진짜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요.” 
 

7월 말부터 네팔에서 12일간 진행
오는 7월 31일부터 8월 11일까지 12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불이 평화원정대는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의 타파탈리 빈민촌에서 ‘밥퍼’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네팔의 산족마을인 행자곳(향자콧)에서 홈스테이 체험을 한다. 또한 개인이나 가족은 자유일정을 통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래킹도 가능하다.
매년 원정대를 이끌고 있는 손정원 교사는 “삶과 죽음이 함께 숨쉬는 네팔의 강변 풍경과 하늘과 맞닿아 있는 산속 홈스테이를 통해 존재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왜 평화원정대인가?
불이학교는 해마다 여행수업을 진행한다. 중학교 3학년 과정 20여 명이 매년 가을이면 한 달간의 긴 여행을 떠난다. 이 여행은 불이학교 교과과정의 필수 코스다.
이번 여름방학 여행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불이학교 학생들이 떠나는 가을 평화여행은 그 준비 과정이 탄탄하다. 여행기간도 30~40일로 상당히 길다. 중등 1학년부터 고등 2학년까지의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불이학교는 학교에 입학하고 3년 동안(중등 1~3학년) 매주 ‘평화수업’을 진행한다. 1학년은 ‘나와 교실의 평화’, 2학년은 ‘우리 주변의 평화’, 3학년은 ‘세계와 인류의 평화’를 주제로 다루는데, 수업의 피날레가 바로 한 달간의 평화여행이다. 
  
'나'와 '주변'의 평화를 찾는 것이 우선
불이학교의 평화수업 진행 방식은 다양하고 체험적이다. 1학년 평화수업 때는 나와 주변인들에게 애정을 갖는 방식을 체험한다.
“‘내 귤 찾기’라는 수업이 있어요. 아이들에게 귤을 나눠주고 거기에 이름을 지어주죠. 각자 가지고 있는 귤의 특징과 장단점을 발표하게 해요. 그리고 며칠을 가지고 있게 하죠. 다음에 그 귤을 모두 수거해서 자기 것을 찾아보라면 하면 다 똑같이 생긴 귤인데 한 명도 빠뜨리지 않고 자기 것을 찾아내죠.”
수업은 보통 이런 식이다. 스스로 체험하고 깨닫는 방식이다. 고학년으로 가면 주제에 대해 준비해온 자료를 발표하고 토론했던 내용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바뀐다. 장애인과 동물을 소재로 한 평화수업에선 동물보호단체(카라)를 방문해 인터뷰를 진행했고, 장애인 체험을 통해 그들의 삶을 돌아봤다. 
 

평화수업의 하이라이트는 여행
고등 2학년 과정의 정윤서(18세) 학생은 평화수업에서뿐 아니라 불이학교 전체 교과과정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평화여행’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다녀 오니깐 왜 이 여행이 필요한지 알겠더라고요. 유럽과 미국이 아닌 제3세계라 부르는 나라의 빈민촌 아이들을 만나면 그 느낌이 어떨까요? 나와 다르다고 생각하고 갔지만 그 반대였어요. 너무나 친근하고 한편으로 우리보다 더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귀국해서는 ‘행복’의 기준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어요.”
 
불이 = ‘너와 내가 다르지 않아’
김이승윤(17세) 학생은 “봉사여행이면 내가 돕고 오는 건데 이상하게 다녀와 보니 ‘내가 도움을 받고 왔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불이(不二, 不異)라는 우리학교의 지향점을 평화여행을 통해 체험할 수 있었어요. 그곳에선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죠. 다녀와서 사람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학생의 할아버지는 ‘인도나 네팔에서 뭘 배울 게 있겠냐’며 유럽 같은 곳으로 여행가길 바랐다고 한다. 하지만 여행을 다녀온 김이승윤 학생은 평화여행을 대체할 수 있는 여행은 없다고 단언했다.
“유럽이야 다음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있겠죠. 하지만 평화여행을 마치고 귀국해보니 유럽이 아닌 인도와 네팔에 다녀올 수 있어 정말 다행이란 생각을 했어요. 빈민가 봉사를 위해 떠나는 평화여행은 그들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여행입니다.”

 
불이 평화원정대 모집 

활동기간 :  7월 31일~8월 11일, 12일간
활동지역 :  네팔 타파탈리 빈민촌, 밥퍼 공동체, 행자곳 산족마을
모집대상 : 청소년, 대학생, 성인 20명 내외
신청방법 : 불이학교 홈페이지(
www.burischool.org) 평화원정대 지원서 다운로드
참가비용 :  220만원
문의 :  불이학교(031-979-2012), 하니샘(010-3066-1799)
*봉사활동시간 20시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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