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골집> 식사동 대박전집

한번만 오세요, 단골됩니다

나에겐 7년째 다니는 단골집이 있다. 문을 연 지 7년이니, 개업 단골이다. 아마도 이 집이 문을 닫을 때까지 단골이 될 것 같다. 대박전집은 어머니가 차려주신 그리운 밥상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푸근하고 행복하다. 메인 메뉴도 만족스럽지만, 나는 특히 요리 전에 나오는 밑반찬을 좋아한다. 짭짤하고 아삭한 오이지 냉국과 심심한 무우생채무침, 싱싱하고 알싸한 파김치. 늘 세 가지 제철 밑반찬이 나오는데 어찌나 좋은 지. 요리 나오기 전에 다 먹고 한상 더 받는다.

대박전집 전은 두툼하다. 잘 안 익는 재료는 먼저 간을 해 살짝 익힌 후 다른 야채와 섞어 튀겨내는 게 비법이다. 그럼 요리 시간은 빨라지고 겉은 바삭한데 속은 부드러운 전이 된다.


요리는 동그랑땡, 고추전, 깻잎전, 동태전, 호박전, 녹두전 등 다양한 전이 기본이다. 누구라도 맨 먼저 던지는 말은 ‘엄청 두툼하네~’. 내가 먹어본 전 중 으뜸으로 두툼하다. 이어 나오는 질문은 두 가지. 이렇게 두툼한데 어떻게 익히지? 재료를 이렇게 왕창 쓰고 돈이 될까?
“잘 안 익혀지는 고기는 먼저 간을 해놓고 살짝 익힌 후 다른 야채와 섞어요. 그럼 요리 시간도 빨라지고,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러워요. 제 장사 원칙은 재료 아끼지 않고 한 끼 맛있게 대접하면 그게 남는 거라는 것. 날 믿고 찾아오는데, 손님 건강이 곧 내 건강이다 여겨야죠. 단골손님이 많아서 다 가족 같아요.”
한순애 사장 말처럼 이 집은 단골이 차지하는 비율이 80%가 넘는다. 단골이 누군가를 데려오면 그 사람이 다시 단골이 돼 작은 음식점이지만 잘 버티고 있다.

대박전집의 또 하난 추천메뉴는 김치두루치기. 직접 담그고 익힌 김치와 돼지고기, 두부를 숭숭 썰어넣어 얼큰하고 매콤하다. 전을 먹고 난 뒷맛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데 그만이다.


내가 추천하는 전은 동태전이다. 다른 사람들은 보통 동그랑땡이나 깻잎전 등 이 집에서 가장 인기 높은 전을 고르는데, 나는 동태전이 좋다. 튀김처럼 바삭한 부침옷을 맛있게 씹고 나면 부드럽고 싱싱한 동태살이 입에서 살살 녹는다. 다른 어떤 집에서도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동태전이다. 모듬전은 고기전와 야채전을 고루 맛볼 수 있어서 좋다. 또 하나 추천 메뉴는 김치 두루치기. 직접 담그고 익힌 김치와 돼지고기, 두부를 숭숭 썰어 넣는다. 거의 볶았다 싶을 정도로 국물이 자작한데 얼큰하고 매콤한 국물이 식욕을 톡 쏜다. 모든 음식이 조미료를 쓰지 않아서 담백하고 슴슴하니 좋다.

흔한 장수막걸리가 있고,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여주막걸리가 있다. 여주막걸리는 전통양조장에서 옛날 방식 그대로 빚어내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한 두 가지 전에 두루치기 한 솥, 막걸리 한 주전자 주문하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단골 송도현(가구피아 대표)
단골 송도현(가구피아 대표)송도현 대표는 30여 년 가구업을 운영해온 가구전문가다. 인문학 모임 ‘귀가쫑긋’ 초대 회장으로 고양시 인문학 붐을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대박전집 한순애 대표

주요 메뉴와 가격
-모듬전(모든 전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강추) 20000원
-동그랑땡 동태전 고추전 호박전 깻잎전 김치전 외 각 10000원
-두루치기 14000원 오뎅탕 10000원 두부김치 10000원
-여주주전자 막걸리 3000원(소)~5000원(대)

분위기_ 선술집에 있는 둥근 양철테이블과 막걸리 주전자가 걸려 있는 벽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수수한 집이다. 세련된 인테리어 안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격의없는 분위기가 딱 마음에 든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 가면 무조건 결과가 좋다.
사람들_ 한순애 대표가 항상 주방에 있고 바쁠 때는 언니가 돕는다. 더 바쁠 때
는 딸과 아들까지 출동한다. 친절하고 인정 넘치는 분들이다.
특별정보_ 추석과 명절, 잔치에 쓸 전을 다양하게 판매한다. 집에서 부치는 전만
큼 재료가 좋고 푸짐해서 꼭 한번 이용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맛은 이미 설명.
100g 2000원으로 장터 가격과 같다.
대표_ 한순애 주소_ 일산동구 식사동 위시티로 47
문의_ 031-967-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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