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만에 삼송동 야산 골짜기에서 극적 발견

▲ 실종자를 발견한 경찰견. 사건발생 4일째 투입된 경찰견 '미르'는 실종자가 평소 쓰던 베개의 냄새를 맡고 1시간 반만에 찾아냈다.

경찰견이 실종된 치매 어르신을 찾아냈다. 실종된 지 4일만이다.

고양경찰서는 지난 3일 발생한 김모(75세, 남) 어르신의 실종사건에 체취증거견 ‘미르’를 동원해 사건발생 4일만인 지난 6일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 야산 골짜기에서 실종자를 발견했다. 다행히 실종자는 탈수증상 외에 큰 부상은 없었다.

경찰은 실종 직후 CCTV 등을 통해 이동경로를 파악한데 이어 4일째 투입한 경찰견을 앞세워 1시간 30분만에 야산에서 실종자를 찾아냈다.

경찰에 따르면 “어르신이 발견된 곳은 산책로에서 50m 넘게 떨어진 깊은 골짜기로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한 곳이었다”며 “체취증거견의 도움이 없었다면 실종자 수색에 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7년 전 뇌수술 이후 치매를 앓고 있던 김모 어르신은 이전에도 수차례 집을 못 찾아 헤매다 가족과 경찰에 의해 지하철역 등에서 발견되곤 했다. 실종 당일에도 딸의 만류를 뿌리치고 홀로 외출했다가 길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신고를 받은 경찰은 실종자 주거지 주변과 평소 동선을 면밀히 파악했지만 어르신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에 고양경찰서는 반경을 더욱 확대해 CCTV를 분석해본 결과 실종자가 집과 멀리 떨어진 야산으로 걸어가는 장면을 확보하고 112타격대와 소방본부 지원수색까지 총동원해 집중 수색을 실시했지만 실종자를 찾아내는 데는 실패했다.

사건 발생 4일째 되던 지난 6일, 고양경찰서는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체취증거견 ‘미르’를 수색에 투입했다. 미르는 수색이 시작되고 두 시간도 안 돼 야산 골짜기에서 탈진해 지쳐있는 어르신을 발견했다.

김모 어르신의 딸 김씨(45세)는 “더 지체됐더라면 아버님 얼굴을 다시 볼 수 없을 뻔했는데 수사관들의 끈질긴 수색과 영리한 ‘미르’ 덕분에 아버님을 다시 만나게 됐다”고 기뻐했다.

한편 체취증거견 미르는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 올해 7월 도입했다. 체취증거견은 개의 후각을 활용해 범인과 증거물을 발견하고 실종자와 시체를 찾아내는 수사기법에 활용된다. 이번 실종사건에 큰 공을 세운 미르는 벨기에산 ‘말리노이즈’(14개월, 수컷)종으로 경찰 수색견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견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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