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엽동 ‘구 서광백화점’ 채권자들의 거세진 요구

검찰 ‘사실증명 어렵다’ 수사 종결
장남 전재국 세운 회사, 토지 계약
건물 철거 가처분 소송서도 승소
채권자들 자금 회수 더 어려워져

최근 구 서광백화점 인수사업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씨의 자금이 투자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로 인해 채권자들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요구하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일산서구 주엽동 107번지에 있는 이 건물에 분양한 계약자를 비롯한 채권자들은 약 500명, 채권자들의 피해금액은 36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자들로 구성된 정상화추진위원회 대표는 “채권자의 60% 정도가 고양·파주시민”이라고 말했다.

2006년 공사가 중단된 이후 방치된 채 흉물스럽게 남아있는 구 서광백화점 건물에 세로로 길게 걸린 플래카드 내용은 ‘생존권 보존을 위해 채권단 가족 2000명은 결사항전 총궐기할 것이다’ 이다. 오랫동안 방치되다 보니 건물이 부식되어 녹이 발생했고 안전조치가 필요할 정도로 보강철판의 불량이 심하다.

▲ 주엽역 상권의 핵심 건물로 기대되었던 구 서광백화점 건물이 20년 넘게 공사 진전 없이 방치되고 있다. 약 500명의 채권자들을 양산한 이 건물에 대한 사업권을 얻기 위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씨가 개입했다는 보도가 최근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구 서광백화점 건물은 1994년 6월 건축허가를 받은 이후 사업자 부도, 인수한 사업자마저 파산을 거듭하면서 채권자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23년 동안 주엽역 상권의 핵심 건물로 보고 백화점과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실패한 사업자들, 그리고 사업자를 믿고 여러차례 분양계약한 계약자를 비롯한 500명의 채권자들만 양산한 채 별다른 공사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구 서광백화점의 토지는 SBI 저축은행, 건물은 예금보험공사로 소유권자가 분리돼 있다. 토지를 소유한 SBI 저축은행이 최근 다시 토지를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매입 대상자는 놀랍게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씨가 세운 회사라는 것이 언론매체 ‘뉴스타파’에 의해 지난 9월 보도됐다.

뉴스타파의 보도내용에 따르면, 전재국씨는 자신이 세운 법인인 (주)맥스코프를 통해 SBI 저축은행과 2014년 12월 토지 인수 계약을 맺었다. 토지 인수금액은 310억원으로 (주)맥스코프는 이 중 31억원을 계약금으로 낸 것으로 보도됐다. (주)맥스코프는 토지를 인수하는 한편 토지 위에 세워진 건물 철거를 통해 사업권을 완전히 장악하려고 하고 있다. (주)맥스코프는 실제로 2016년 1월 건물철거 소송 1심 재판에서 ‘건물철거를 가집행 할 수 있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이에 채권단과 건물 소유자인 예금보험공사는 현재 항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상화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진정서를 통해 “1심에서 건물철거 가집행이 내려지자 맥스코프 대표 권모씨를 7~8차례 만나 500명의 채권자를 죽이는 이러한 행태는 도저히 간과할 수 없다고 했으나 맥스코프 측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으니 마음대로 하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맥스코프가 사업을 진행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여러 채널을 통해 되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기려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상화 추진위원회는 또한 지난 4월 서울중앙지검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1000억원이 넘는 추징금을 미납하고 있는 전두환씨의 비자금이 사업에 투자되었는지를 규명하는 수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전두환 자금이 투자에 개입됐다는 사실 증명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8월 수사를 종결시켰다.

정상화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약 2000여 명의 채권자 가족을 길거리에 내몰리게 하는 파렴치한 투기자금을 철저히 가려내야 하며 검찰도 소극적인 자세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자금회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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