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열렸던 고양환경운동연합 정기총회에 참석한 집행부가 회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정기총회 열고 운영위원 강화
조정 고문, 공동의장으로 추대
도시 숲 탐방 프로그램 도입추진

[고양신문] 1만원 이상 회비를 내고 있는 정식 회원수만 380여 명으로 고양지역 시민단체의 중추적 역할을 해오고 있는 고양환경운동연합이 지난 5일 제19차 정기총회를 갖고 올해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무엇보다 올해엔 새로운 얼굴들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직 내 선출직 중에는 의미 있는 자리이동도 있었다. 1914~15년 2년간 공동의장을 맡았고 작년엔 고문직을 수행했던 조정 시인이 올해 황유성(2016년 의장)씨와 함께 공동의장을 맡게 됐다. 작년 산황산 골프장 반대 운동을 주도적으로 펼쳤던 조정 고문이 1년만에 다시 의장 자리에 오르게 된 것. 여기에 산황산 인근 주민인 이영강 사무차장은 총회 승인을 얻어 사무국장으로 권한이 확대됐다. 작년부터 사무차장으로 일하며 조직 강화에 힘써왔던 인물이라 회원들의 기대감이 크다.


지난 16일 덕양구 주교동 고양환경운동연합 사무실을 찾아 조정 공동의장과 이영강 사무국장을 만났다. 이들은 고양시에서 23년간 활동해온 환경운동연합이 올해는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출발점에 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조정 공동의장은 “다들 꺼리는 의장 자리를 다시 수락한 것뿐”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이어 “조직이 안정화 되고 있는 시점이라 올해는 고양환경운동연합이 집중하고 있는 각 현안들과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산황산 골프장 문제를 작년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갈 생각이고, 고양시의 전체적인 환경문제를 미리 예측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고양환경운동연합은 20여년간 활동해온 여타 시민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정체성이 희미해지며 조직 내 혼란이 일기도 했다. 타성에 젖었던 예전 시민운동 방식과, 이제는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하면서 조직 내 갈등도 잠시 있었다. 하지만 내홍을 잘 수습하고 이제는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다. 특정 활동가의 역량에 기대기보단, 전체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고 자료를 축적하는 체계화·전문화된 시민단체로 거듭날 것을 강조하면서 조직원들이 더욱 똘똘 뭉치고 있다.

운영위원에 5명 새얼굴 선봬
올해 총회를 통해 확인한 진짜 수확은 조직의 진정한 일꾼들인 운영위원들의 수가 늘었다는 점이다. 새로 합류한 운영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올해에도 산황산 골프장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다뤄질 것이 확실하다. 합류하게 된 5명의 운영위원 중 3명(박항재·이명순·마귀자)이 골프장 인근 주민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고양환경운동연합과 함께 골프장 반대 투쟁을 적극적으로 펼친 인물들이다. 특히 박항재씨는 지난해 말 산황산 조류 생태 조사를 실시해 천연기념물 3종과 멸종위기 1종을 발견해 본지를 통해 그 내용이 보도됐을 정도로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다.

또 다른 2명의 신임 운영위원 중 권오철씨는 고양생태공원 강사로 활동 중인 생태전문가다. 이인찬씨는 탄핵 촛불집회에 적극 참여하며 고양시 여러 시민단체 회원들과 친분이 두텁다.

고양환경운동연합은 작년 산황산 골프장 문제 외에도 ‘어린이·청소년 환경 지킴이’, ‘장항습지 주민역량강화사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펼쳐왔다. 이영강 사무국장은 “작년 환경지킴이에 참여했던 연 활동인원만 700여 명에 달한다”며 “주로 농장, 멸종위기종 서식지, 공릉천, DMZ를 돌며 매달 현장 체험활동을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장항습지 사업도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고 답했다. 이 사무국장은 “주민들에게 생활터전이기도 한 습지가 잘 보전될 수 있도록 주민 모니터링단을 구성하고 공동체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스스로 키울 수 있는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올해 고양환경운동연합이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산황산을 도시 숲으로 생태공원화하는 작업이다. 박항재 운영위원을 비롯한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확인한 바와 같이 산황산은 생태적으로 다양한 종들을 품고 있다.

▲ 지난해 고양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장항습지 탐방활동 모습.

산황산 생태 지금껏 저평가 돼
조정 의장은 “산황산의 생태에 대해 지금까지 저평가된 경향이 있었는데, 확인해 본 결과 전혀 그렇지 않았다. 조류활동을 관찰하기 위해 굳이 DMZ까지 갈 필요가 없을 정도다. 산황산 기슭 마을주민들의 도움을 얻어 반나절 정도, 또는 밤에 친환경 캠핑을 하며 도시 숲 생태계를 관찰해 보는 프로그램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산황산 마을은 역사적으로도 아주 오래된 자연마을로 인문·역사·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곳이라 다양한 종류의 프로그램이 가능하고, 시민들의 방문이 늘면 오히려 직접 농사지은 친환경 농산물을 직거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 마을주민들도 프로그램이 시행되길 기다리는 눈치”라고 전했다.

이뿐 아니라 인근 대형병원에서 치료중인 어린이 환자들이 잠시 방문할 수 있는 친환경 휴양시설을 산기슭에 설치해보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산황산 골프장 문제 외에도 올해 고양환경운동연합이 펼쳐야 할 사업은 다양하다. ▲장항습지 보존운동 ▲백석 쓰레기소각장 감시활동 ▲탈핵 에너지 전환운동 ▲자원순환(업싸이클링) 교사연수 프로그램 ▲서울 문산간 고속도로 백지화운동 등이다.

중장기 환경 로드맵 준비 시작
조정 의장과 이영강 사무국장은 올해부터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큰 틀의 계획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각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준비 없이 대응하면서 시기를 놓칠 때가 많았다”며 “그런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고양시의 전체적인 환경 로드맵을 우리가 미리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고양시가 지닌 산림자원의 위치와 면적뿐 아니라 그곳이 가진 생태적 특징과 그 가치를 미리 조사해 놓기, 또는 계절별로 대기의 질을 파악해 고양시에 녹지가 어느 정도 필요한가를 검토해 보기 등 중장기적으로 실현가능한 조사 대상들을 정리해 적어도 내년부터는 지도화·수치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고양환경운동연합 후원회원 가입문의는 031-629-7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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