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고양 찾아와 연대 호소

성주 주민들 버스 타고 올라와 고양시민과 만나
사드 배치 철회 문제 국민적 관심과 동참 촉구 

 

사드배치 철회 성주 투쟁위원회(상임대표 김충환, 사진 가운데)가 주축이 돼 출범한 파란나비 원정대가 고양시민들을 찾아와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고양신문] “성주 주민들만의 투쟁으로는 사드를 막아낼 수 없어 직접 여러분을 찾아왔습니다.”
“사드 철회 투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모든 국민들과 연대하며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460일 넘게 사드배치 철회 투쟁을 벌이고 있는 성주 주민들로 구성된 ‘파란나비 원정대’가 지난 16일 고양시를 찾아와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노란나비가 세월호를 상징하듯, 파란나비는 성주의 평화 투쟁을 상징하는 심볼이다. 사드배치 철회 성주 투쟁위원회(이하 성주 투쟁위, 상임대표 김충환)가 주축이 돼 지난달 출범한 파란나비 원정대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35인승 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며 사드배치 철회 투쟁의 당위성을 알리고 있다. 그동안 안산을 찾아 세월호 유가족을 만난 것을 시작으로 평택, 대구, 서울 등을 돌며 각종 집회와 모임을 찾아다녔다.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집행위원장 권명애, 전민선)와 고양시민주권회의(상임대표 최창의, 강명용) 공동주관으로 주엽동 고양파주 한살림교육장에서 진행된 고양시민과의 만남 행사는 영화 ‘파란나비효과’를 함께 관람하며 시작됐다. 영화는 사드 부지로 선정된 이후 각성과 투쟁에 나서는 성주 여성들의 인식 변화와 연대의 감동을 진솔하게 담아 내 참가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영화상영이 끝난 후 권명애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원정대와 함께하는 간담회가 이어졌다. 영화에 등장한 주인공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은 간담회에서는 영화보다 더 뜨겁고 호소력 있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김충환 상임대표는 “사드의 추가 배치가 완료되면서 사드 철회가 물 건너간 것이라고 여기는 국민들이 늘고 있지만, 이 싸움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하지만 성주와 김천, 그리고 원불교를 비롯한 일부 연대 단체의 힘만으로는 투쟁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절박한 심정으로 원정대를 꾸리게 됐다”고 소개했다.
 

고양을 찾은 파란나비 원정대원들. (사진 왼쪽부터) 성주 투쟁위 이혜경 여성위원장, 이재동 원정대장겸 투쟁위부위원장, 백준현 · 방민주 대원, 김충환 사드배치철회성주 투쟁위상임대표, 이수미 · 노건희 · 금은점 · 김승화 대원.


성주 투쟁위 이혜경 여성위원장은 “촛불을 들고 성주군청에 모인 것도, 파란나비 리본을 만든 것도 모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이라며 성주의 사드 철회 투쟁의 특징을 설명했다.

사드 철회 투쟁이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고 지역사회의 연대를 성숙하게 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영화에 많이 등장해 ‘인기 여배우’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이수미 회원은 “이전에는 보수적인 지역 정서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었다”면서 “하지만 사드 문제에 직면하며 세상의 모순들을 바라보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드는 우리 사회의 수많은 적폐들 중 하나다. 모두가 자기가 살아가는 자리에서 세상을 바로 바라보고 우리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자”고 말했다.

타지 출신으로 처가인 성주로 이주해 살면서 지역과의 연대는 꿈도 못 꿨다는 방민주 대원도 “사드 반대 투쟁을 하며 함께 고민하고 함께 마음을 나눈 이웃들을 만난 것이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밖에도 모든 참가자들이 사드 투쟁을 거치며 주민들의 의식이 깨어나고, 바람직한 공동체에 대한 고민과 연대를 시작하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했다.

김충환 상임대표는 “긴 싸움을 각오하고 있다. 사드 철회 투쟁과 함께 자발적인 주민 공동체를 중심으로 지역의 바람직한 변화와 발전을 도모하는 노력을 다양하게 펼칠 것”이라며 “일과 놀이와 투쟁이 하나가 되는 즐거운 싸움을 신나게, 즐겁게, 끈질기게, 건강하게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행사 말미에 모임을 주관한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와 고양시민주권회의는 정성을 모아 마련한 성금을 성주투쟁위에 전달하며 지속적인 지지와 연대를 약속했다.

성주 주민들의 사드 철회 투쟁 모습을 감동적으로 담은 영화 '파란나비효과'.
영화 '파란나비효과'의 한 장면. 파란나비리본은 사드 철회와 평화의 염원을 담은 성주 주민들의 상징이 됐다.
권명애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만남에는 고양시의 다양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40여 명이 참석했다.
대중 앞에서 처음 마이크를 잡는다고 밝힌 파란나비 원정대 금은점 대원(사진 오른쪽)은 사드 철회 투쟁에 동참하며 지역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열렸다고 말했다.
"성주 주민들의 즐겁고 끈질긴 투쟁에 고양시민들도 지지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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