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전 일산농협 지점장

[고양신문] 정재훈(58세) 전 일산농협 정발산역지점장은 지난해 12월, 31년간의 농협생활을 마감했다. 송포농협(본점・가좌・대화・성저 지점 등)에서 13년, 원당농협(수신과장・판매팀장 등)에서 4년, 일산농협(신용상무・백석역지점・정발산역 지점장 등)에서는 14년 일했다. 지역 농협의 일꾼으로 누구보다 성실히 일했다.

정 전 지점장은 “판매팀장 재직 시 농업인들이 생산한 소중한 농산물을 갖고 가락동 공판장에서 경매를 했는데 가격이 형편없이 나왔던 때가 있었다”라며 “일산에 돌아와서 출하한 농업인과 새벽까지 술을 마시면서 함께 울고 가슴 아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가 농업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던 것은 평생 농사일만 해서 자식들을 뒷바라지한 어머니 때문이다. 그는 누구보다도 땅을 일구는 농부의 마음을 잘 이해했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손을 잡아주며 아픔을 함께했다.

“이제는 농업인이 직접 가격 결정과 매장 진열까지 하는 로컬푸드직매장이 지역 곳곳에서 활성화되고 있다”며 “농협인이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일산농협에 근무할 때는 조합장과 임직원들 덕분에 늦깎이로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에 다녔는데, 석사학위까지 받아 두 아들에게 더 자랑스러운 아빠가 될 수 있었다. 2015년에는 벼 수확량이 20% 증산되자 ‘고양쌀을 할인 판매한다’라는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려 고양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 홍보 덕분에 10일 동안 20㎏ 농협쌀을 89포대 판매하는 실적을 올렸다. 신문 보도를 보고 멀리 경남 양산에서 신청이 들어와서 택배로 보내기도 했다. 그가 이런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건 ‘소셜스쿨 일산교육원(SNS 디지털 마케팅 과정)’을 수료하는 등 평소 소셜 마케팅에도 관심을 가진 덕분이다.

3년 전부터는 고양시에서 농업, 소상공, 교육, 미디어, 정치, 종교, 작가 등 여러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과 함께 경기도 비영리사단법인 ‘사람나무’ 정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정 전 지점장은 “사람나무에서는 소상공인들과 재능을 가진 작가들이 프리마켓을 통해 재능을 살리고 있으며, 교육자와 마을도서관 운영자는 평생교육학습카페를 통해 마을 주민들과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지역에서도 백석1동 주민자치위원과 방위협의위원, 일산소방서 소방안전협의회 회원을 지냈고, 현재는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고양시협의회 국민소통부위원장, 일산초등학교 총동문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그가 이처럼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비결은 ‘일산런조이마라톤 클럽’ 회원으로 8년째 건강을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라톤을 시작하고 90㎏이던 몸무게가 74㎏이 됐다. 그는 풀코스를 무려 16번 뛰었다. 아내도 10번을 완주할 정도로 부부가 모두 마라톤 마니아다. 

충남대에서 특강을 여러 번 한 적 있는 그는 “농업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특색 있는 강의를 준비하고 있으며,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로컬푸드직매장에 출하해 소비자와도 반갑게 만나고 싶다”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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