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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잰걸음도 좋지만 안정감 있게 추진됐으면”<개성공단 입주기업, ㈜평화유통 고문중 대표>
  • 이성오 기자
  • 승인 2018.05.15 09:37
  • 호수 1370
  • 댓글 0
고문중 평화유통 대표가 집무실에 걸려있던 개성공단 생산공장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공단 재 입주하려면 정부지원 필요
공단 폐쇄라는 경험, 두려움 앞서
경제특구법 등 내용과 혜택 있어야

[고양신문] 고문중 대표의 ㈜평화유통은 개성공단에 입주한 초기기업으로 11년간 개성에서 구두를 생산해왔다. 평화유통의 ‘평화’는 이미 40여 년 전부터 써오던 고 대표의 인생 단어다. 24세에 창업할 때부터 평화신발, 평화상사란 이름을 써왔고 개성공단에는 평화제화란 간판을 달고 생산공장을 운영했다. 얼마 전까진 고양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내며 접경지역인 고양시 기업인들을 대표해 왔다.

2018년 남북 화해무드를 예상한 듯 평화라는 이름을 오래 전부터 선점해온 평화유통의 고문중 대표를 지난 9일 만나 남북정상회담 이후 개성공단이 어떻게 변모해야 하는지 물었다. 그는 남북경협에 대해 일반인들이 갖는 기대감 이상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개성공단 폐쇄 이후 큰 피해를 본 기업인으로서 매우 현실적인 조언을 하기도 했다. 고 대표는 “판을 벌여 놓는다고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가지고 있던 애로사항을 정부가 귀담아 듣고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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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이 재가동되려면 어떤 점이 해결돼야 하나.

개성공단 기업인의 대부분이 다시 들어갈 의사를 밝혔다. 기업인들은 개성공단 폐쇄로 이미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평화유통도 2016년 공단 폐쇄 이후 매출의 3분의 1 이상이 줄었고, 유통라인이 다 망가졌다. 국내 할인점 100개 이상을 철수시켰다. 연매출로 보면 100억원 이상 줄었다. 하지만 공단폐쇄에 따른 피해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이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 개성공단 생산라인을 재정비하는 데 투자할 여력이 많지 않을 것이다. 공장을 재정비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번 정상회담은 예전과 다르다. 기대감이 클 것 같은데.

개성공단 재개, 접경지역 경제협력과 함께 철도·관광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경제교류는 판을 벌여놓기보단 각 사안별로 세밀한 협의와 준비가 필요하다. 그동안 해결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던 개성공단의 통신, 통행 문제가 이번 기회에 완전히 해결됐으면 한다. 개성공단 현장에 가기 위해선 3일 전에 몇시에 들어가서 몇시에 나올지를 미리 신고해야 했다.

핸드폰도 안됐고, 인터넷도 안됐다. 설계도면을 이메일로도 보낼 수 없었다. 11년 전 입주할 때 몇 개월 내에 해결된다고 했던 것이 지금까지 해결이 안됐다. 이번 기회에 이러한 통행·통신·통관 절차가 크게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만 기업인들이 마음 놓고 기업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경협 당사자들인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먼저 체크하고 남북경협을 준비했으면 한다. 기업인 입장에선 빨리 가는 것도 좋지만 안전하게 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큰 피해를 봤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두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고문중 평화유통 대표.

남북경협은 접경지역인 고양시에도 큰 기대감을 주고 있다.

고양·파주를 묶어 평화통일특별시와 같은 경제특구를 현실화해 기업활동에 혜택을 줄 수 있다면 이곳에 기업들이 몰려올 것이다. 현재 북부테크노밸리가 일산에 조성되고 있지만 땅만 있다고 기업이 들어오진 않는다. 통일경제특구법 등 내용과 혜택이 있어야한다. 고양시에도 좋은 기업들이 있지만 큰 기업은 없다. 아직까진 기업활동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이 재가동되고 규모가 커진다면 우선 개성공단 주변으로 원자재 산업이 활성화 될 것이다. 신발 하나만 만드는 데에도 40여 가지의 원자재가 필요하다. 모두 국내 원자재가 활용된다. 고양·파주에 개성공단을 받쳐줄 배후 산업들이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내수시장만으로는 기업이 성장할 수 없다. 북측의 값싸고 질 좋은 노동력을 이용하는 개성공단은 분명 큰 경쟁력을 갖췄다. 개성공단 관련사업은 수출기업으로 성장이 가능하다. 개성공단이 재개되고 경제특구가 조성되면 국내의 원자재 산업뿐 아니라,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첨단산업이 접경지역에 유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현재 파주에 이른바 ‘제2 개성공단’을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한 개성공단협동조합이 추진하고 있는 파주 복합물류단지가 이번 남북회담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성오 기자  rainer4u@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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