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어울예술단장 ‘봄, 춤으로 물들다’ 공연

봄 향기 짙어가는 20일, 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30년 넘게 고양에서 춤판을 이끌고 있는 김정희 단장의 14번째 공연 ‘봄, 춤으로 물들다’가 무대에 올랐다. 

이날 김정희 단장이 이끌고 있는 어울예술단은 선녀들의 춤을 상상한 창작무 ‘꿈길에서’로 시작해 삼고무까지 12가지의 다양한 춤을 선보였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전통문화의 원형 보전과 창조적 전승을 위한 연구와 연습에 매진해온 어울예술단 김정희 단장과 단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많은 이들이 우리 춤의 서정적 아름다움과 전통예술의 매력을 느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김 단장은 “전문적으로 전통무용을 하는 제자, 또는 취미로 배우는 제자 누구라도 무대에 올라가서 그동안 배운 기량을 펼쳐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며 “오늘 이 무대에서 각자 느끼는 봄을 얘기하고자 그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해오신 회원들께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해남 우수영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지역의 농악대와 강강술래 등의 문화전통을 저절로 몸에 익혔던 김정희 단장. 성장해서도 어릴 때 놀며 익혔던 춤을 떠난 인생을 살 수 없을 만큼 그녀는 춤이 좋았다.  

김 단장은 “몸은 단련시키는 대로 움직여요. 춤을 배우면 자꾸 몸이 움직이고, 춤을 안 추고는 못 배길 정도죠. 우울해도 춤을 추면 좋아지고, 아주 기쁠 때도 춤을 추면 좋아요”라고 말한다. 그녀는 춤추는 것 말고는 별 취미가 없다. 큰 무대에서 모든 시선을 사로잡으며 춤을 춰도 평상시에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그렇게도 힘들다. 김정희 단장은 “노래도 못하고, 시끄러운 것도 싫고, 어울려 노는 것도 별로고, 술도 안 마시고…, 그냥 혼자 조용히 있다가 춤 연습하는 것이 제일 좋아요”라고 말한다. 

고양시에서 30여 년간 전통무용을 가르치며 스스로도 배우기를 멈추지 않았다. 송포호미걸이뿐만 아니라, 진주 교방굿거리춤을 배우려고 10년간 진주로 춤을 배우러 다녔고, 대학원에 다니며 춤에 주제를 담는 ‘극무용’도 배웠다. 한층 더 공연예술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기회였다.
김 단장은 “30여 년 전에 웰빙댄스를 시작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풍족한 삶을 살았겠지만 예술하는 사람으로서 돈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발전하기 힘들어요”라고 말한다. 

그녀는 전통예술을 알리고자 30여 년 전, 고양시에서 처음으로 학교 방과후 수업에 도전해 백석고등학교, 주엽고등학교 등에서 가르쳤다. 학교뿐만 아니라 문화원, 문화센터 등에서 다양한 대상에게 전통무용을 가르치면서 우리의 전통문화가 얼마나 홀대받고 있는지 절실히 느꼈다. “가정마다 자녀들을 위해 피아노, 바이올린 등은 두지만 우리의 전통악기를 갖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어렵다 지루하다 재미없다는 생각을 먼저 하기 때문에 배우려는 마음도 쉽게 갖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나 속상했다”고 한다. 

“대학에서도 전통무용 학과가 설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에서 내 것을 움켜쥐고 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라는 그녀는 전통예술 전승과 보급을 위해 어렵게 배우고 익힌 내용을 아낌없이 가르치고 있다. 

‘살아있는 동안 춤을 출 수 있음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며, 오늘은 또 어떤 모습으로 춤을 추어볼까 하는 기대감으로 살아가는 그녀는 저절로 우러나오는 춤사위들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정중동의 예술적인 모습이 나올 수 있도록 매일을 살아가는 것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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