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넘어 자치로 ③ 백석동 히즈가든문화발전소

백석동에서 공간조성사업을 통해 공동체 문화를 가꾸고 있는 조하나 간사, 유미정 회원, 이경환 대표(사진 왼쪽부터).

동네아이들 쉼터로 공간마련
플리마켓 등 마을활동거점돼
문화교육・텃밭가꾸기 진행
“동네문화 함께 바꿔가고파”


[고양신문] 지역아동들의 쉼터와 더불어 사는 동네문화를 꿈꾼다. 백석동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히즈가든문화발전소’는 작은 도서관으로 출발해 지역주민들을 위한 사랑방, 동네아이들을 위한 놀이・문화・교육 공간으로 커나가고 있다. 올해부터는 고양시자치공동체지원센터 지원을 받아 ‘우리동네 공유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다.

히즈가든문화발전소가 문을 연 것은 작년 7월. 같은 건물의 지하 녹음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환 대표(그의정원교회 담임목사)가 십시일반 후원금을 모아 이곳 1층 공간을 마련했다. 공간을 조성하게 된 계기는 다소 우연이었다.

“근처에 놀이터가 있어서 초등학생인 둘째 아들을 데리고 놀러간 적이 있어요. 친구들과 같이 놀다가 아이가 물 마시러 지하 스튜디오에 내려오니까 동네 아이들이 우르르 같이 따라 내려오더군요. 같이 물을 마시면서 지하공간에 대해 소개도 하고 대화를 나눠보다가 문득 ‘1층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생기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곳 백석동 인근에서 8년째 녹음실을 운영하며 목회활동도 해왔던 그는 평소 지역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이 대표는 “공간이 생기면 놀이터에 뛰어 놀던 동네 아이들을 위한 쉼터가 될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을 위한 소통창구도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동네에서 함께 노래모임을 해온 분들과 함께 십시일반 후원을 받아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침 백석동 인근에 주민들을 위한 마땅한 공유공간이 없었던 것도 이 대표의 결심을 부추긴 배경이다.

이 대표의 설명처럼 히즈가든문화발전소는 아이들을 위한 쉼터로 출발했지만 준비과정에서 지역이웃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발전해갔다. 작은도서관으로 등록했지만 굳이 ‘문화발전소’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이곳에서 더불어 사는 지역문화를 만들고 발전시켜나가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대표적인 예로 든 것이 쓰레기문제였다.

“동네에 쓰레기문제로 싸우는 주민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이곳에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음료를 제공하는 대신 쓰레기를 주워오라고 하면서 동네미화에 관심을 갖게 하고 또 저희들도 솔선수범하면서 조금씩 바꿔가는 문화를 만들어가려고 했어요. 앞으로는 아이들과 함께 동네쓰레기보안관 같은 것도 운영해볼까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이 나서면 어른들도 동참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히즈가든문화발전소는 공간을 거점으로 다양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마을주민들이 참여하는 플리마켓을 성대하게 열기도 했다. 어려운 지역아동들을 위한 후원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일산동구청의 추천을 받아 한부모 가정의 아이 2명을 선정해 매달 후원하고 있고 그 중 한 명은 친구들과 함께 매일같이 이 공간에 찾아와 놀고 있다고 한다. 조하나 간사는 “평소에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아이들도 편하게 대해주다 보니 많이 친해진 것 같다”며 “집안환경이 어려운 아이들도 많이 찾아오는데 다행히 이곳에서 어울림을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공간이 점차 활성화되면서 올해부터는 고양시자치공동체지원센터로부터 지원사업도 받게 됐다. 공간운영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문화교육, 텃밭가꾸기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공동체사업에 참여하면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돼 반가운 마음도 들었고 도움도 많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바라는 점에 대해 이 대표는 “이 공간을 마련하지 전까지는 동네 주변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이웃집, 건너집 주민들도 알게 되고 소소하게 동네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에게 인정받으면서 동네문화를 바꿔가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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