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우 한의사의 <건강칼럼>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고양신문] 겨울이 오면 모든 생명은 생기를 잃고 추위를 대비한다. 곰, 개구리, 거북이, 미꾸라지, 다람쥐 등은 겨울잠을 자고, 제비는 따뜻한 나라로 이동한다. 또 벌레들은 나뭇가지 사이에 고치를 틀며 몸을 숨기고, 나무들은 잎을 떨어뜨리고 그 자리에 겨울눈을 달고 봄이 올 때까지 생명을 감춘다.

우리 몸도 겨울을 이기기 위해 체내와 뼛속에 영양분을 충분히 저장시켜야한다. 그래야만 겨울 내내 그리고 봄과 여름까지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한방에서는 이를 양기가 생하는 시점으로 보면서 겨울 동안 응축을 얼마나 충실하게 하였는가에 따라 다음 한해의 건강이 좌지우지 된다고 여겼다.

가을이 거두어들이는 계절이라면 겨울은 저장하면서 준비하는 시기이다. 피로를 자주 호소하거나 질병에 잘 걸리는 허약한 아이들, 성장이 미흡한 아이들은 겨울을 이용해 건강하게 보내면 반전의 기회로 삼아 튼튼해질 수 있다.

겨울이 되면 양기가 생한다
겨울에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양기(陽氣)가 부족하기 쉽다. 몸과 마음이 위축되면 양기는 내부에 웅크려 들고 외부로 순환하지 않아 살을 에는 추위와 심한 바람, 건조한 날씨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기초 체온 조절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이럴 때 면역력이 떨어지고 활동성이 저하되면서 감기에 걸리기 쉽다. 특히 겨울부터 시작되는 감기는 심하면 일 년 내내 앓는 경우가 많은데다 최근에는 독감마저 유행하므로 더욱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한다.

이러한 바탕 속에 이를 이겨내고 지키기 위한 노력이 ‘생명력’이다. 건강한 사람과 생명력이 왕성한 어린아이들은 이를 ‘건강과 성장의 자극’으로 받아들이면서 활력을 얻는다. 

사계절을 하루의 밤낮에 비유한다면 겨울은 하루 중 수면시간과 같다. 낮의 부담과 소모 손상을 회복하고 다음날을 준비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하루로 보면 자정, 1년으로 보면 동짓날을 분기점으로 내부에서 양기(陽氣-생명력)가 생하여 활동을 준비하고 성장을 준비하는 것이다. 동짓날 먹는 팥죽의 새알은 이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뼈가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계절
한의학에서는 겨울을 장(藏)의 절기로 본다. 모든 것을 저장하여 내적인 충실을 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겨울의 특성은 밤이 긴 것에 있다. 오후 7시만 되어도 깜깜해지면서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준다. 깜깜해지면 활동성이 줄어들면서 수면과 더불어 내일의 활동을 준비하고 몸과 마음의 회복과 성장을 준비한다. 

특히 아이들의 성장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저녁 9시30분에서 10시30분 사이에 숙면에 들 수 있는 계절은 우리나라 사회 분위기상 겨울이 유일하다. 가을의 풍요로운 수확물로 몸을 살찌우고 뼈를 단단히 할 수 있는 계절이 겨울이다. 따라서 겨울은 어린이에게는 성장의 계절이 되고, 청소년에게는 체력 증진의 계절이 된다. 이러한 계절의 뜻을 따라 공부를 쉬고 준비를 하라는 방학이 있지 아니한가.

성장통은 ‘나를 도와달라’는 신호
이때 아이들이 온전한 성장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성장통은 몸에서 ‘나를 도와주세요’라는 신호인데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무럭무럭 자라는 신호로 보고 무시한다. 통증에 좋은 것이 어찌 있을 수 있겠나. 통증은 한방에서 불통즉통(不通卽痛)이라 했거니와 냉즉통(冷卽痛)이라 하여 부족, 불균형, 순환장애의 신호일 뿐이다.

그러므로 성장통은 대부분 뼈에 힘이 부족하고 손발에 힘이 없어 근육과 관절에 부담이 돼 나타나는 통증이라고 봐야한다. 성장과 연결한다면 오히려 성장의 기회를 놓치는 성장부진통이라 해야 할 것이다. 

때로는 다리에 병증이 있어서 통증을 호소할 때가 있으므로 아이가 다리 아프다는 표현을 할 때 무시하지 말고 가까운 한의원이나 병원을 방문해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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