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북상생기금 모으기운동’ 시작한 최준수 고양평화누리 상임대표

▲ 최준수 남북상생운동본부 본부장. 

민간 남북상생기금운동, 전국 최초
추진단 100여명, 씨앗기금 마련 중

“민간 교류사업에 회원 우선 참여,
기금 안 쌓아두고 즉각 사업진행”
이달 20일 출범, 전국 확장 기대


[고양신문] 한 달 전부터 고양지역에서 민간교류활동을 위한 ‘남북상생기금 모으기 운동’이 자발적 시민운동으로 시작됐다. 고양평화누리, 고양종교인평화회의, 고양신문이 주축이 된 이번 운동은 지난달 16일 일산동구청에서 100인 추진위원회 결성식을 갖는 것으로 외부에 정식으로 이름을 알렸다.

최준수 고양평화누리 상임대표는 “추진위원 100인을 모을 수 있을까 했는데, 지난달 100명이 훨씬 넘는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큰 감동을 받았다”며 “남북관계 개선에 밑거름이 된다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많은 시민들이 함께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결성식을 마친 ‘남북상생운동본부’는 이달 20일(월) 오후 7시 일산동구청에서 출범식을 갖는다. 출범식에는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을 펼쳤던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운동을 처음 제안한 최준수<사진> 남북상생운동본부 본부장을 9일 만나 ‘남북상생기금 모으기 운동’의 의미와 취지, 참여방법 등에 대해 물었다. 

기금 모으기 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통일교육을 넘어 시민들이 직접 실천하고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했다. DMZ인간띠잇기운동처럼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시민참여 운동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이고 지속성 있는 운동이 필요하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기금 모으기 운동이다. 매달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교류를 통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낼 수도 있기 때문에 시민참여를 더욱 유도할 수도 있다. 한 달에 커피 한 잔 값으로 통일운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통일’기금이란 말 대신 ‘상생’기금이란 말을 사용했다. 이유가 궁금하다.

통일이란 말 속에는 남한이 일방적으로 통일하겠다, 북을 흡수통일하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통일을 이룬 다음에 북을 ‘돕는다’라는 의미로도 읽힐 수 있다. 북은 도와야 하는 존재가 아닌 함께해야 하는 존재다. 그래서 우리는 통일 대신 ‘상생’이란 말을 사용하기로 했다. 남과 북의 민간인들이 상호적 관계, 대등한 관계에서 교류하기 위해서는 상생기금이란 말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상생기금은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돕는 돈이 아니다. 서로가 함께 살기 위해 모으는 돈이다.

▲ 남북상생운동본부 12월 16일 일산동구청에서 100인 추진위원 결성식을 가졌다.


이번 운동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자발적 시민운동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통일기금운동은 주로 관변단체 주도로 이뤄졌다. 많은 돈을 모으기도 했으나 흐지부지 된 경우가 있다. 이렇게 지역에서 순수하게 시민들만으로 조직된 기금운동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시민운동이 중요한 이유는.

남북관계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은 점점 중요시되고 있다. 이유는 북한이 정부기관과의 대화를 원치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민간 대 민간의 길은 쭉 열려있었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북측에도 민간단체인 ‘민족화해협의회’,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등이 있으며 종교계에서도 각 종단을 대표하는 단체들이 있다. 남북 간의 경색국면에도 민간교류의 통로는 열어두고 있었다. 남북관계는 민간이 앞장서야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잦은 문화교류나 사회교류로 서로의 혼이 녹아들어가야 한다. 정서가 가까워지고 서로를 알아가야 훗날 자연스럽게 통일도 가능하다.

지난달 결성식, 이달 20일엔 출범식을 한다. 어떤 분들이 참여하고 있나.

지역에 사시는 분들 중에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을 하셨던 분들을 먼저 만나 운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해동 목사, 서광선 전 세계YMCA 회장, 지은희 전 장관, 유재덕 목사, 정각 스님, 이은형 신부 등 저명인사와 원로들이 먼저 참여해 주셨고 이후 시민활동가들과 청년들도 함께해주셨다. 놀라운 점은 한 분도 거절하시는 분이 없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거의 한 달 만에 100여 명이 추진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는 100명이 훨씬 넘는 분들이 참여하신다.

구체적 참여 방법은.

우리 단체(남북상생운동본부)에 기금을 정기적으로 납부하는 회원으로 가입해주시면 된다. 성인은 5000원, 1만원부터, 청소년들은 3000원부터 기부할 수 있다. 자동이체를 신청해주시면 아주 편하다. 회원이 되면 북한 방문 시 우선 모시려 한다. 기부금에 대한 세금공제도 받을 수 있다.

기금으로 어떤 교류사업들이 이뤄지나.

사회, 문화, 체육 등 다양한 민간교류 활동을 지원한다. 특히 북녘 어린이를 위해 목도리 짜서 보내기, 북녘 농민을 위한 농기구·비료 보내기 등이다. 우리 기금은 쌓아두는 기금이 아니다. 사업이 가능한 수준으로 모이면 그때그때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쌓아두는 기금은 의미가 없다. 성과가 없고 실체가 없으면 기금운동은 지속성이 약하다. 또한 투명한 재정보고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려고 한다. 회원들에게 기금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생각이다. 위에 제시한 사업들은 돈이 모이면 모두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사업들이다. 현재는 북이 문을 닫고 있지만 조용히 대북지원을 실천하고 있는 민간단체들과 연대하는 방안도 준비해 뒀다.

통일의 필요성과 효용성에 의문을 갖는 젊은이들이 많다. 통일의 당위성에 대해 말해 달라.

후손들에게 무엇을 물려주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통일된 사회, 남과 북이 평화로운 나라를 남겨주고 싶다고 답한다. 남과 북의 상생으로 우리 사회가 더욱 번영했으면 한다. 분명한 것은 통일을 통해 남북이 함께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남측은 자원은 없고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의 저렴한 인건비를 이길 수 없다. 북측의 자원과 질 좋은 노동력과 남쪽의 자본과 기술이 합치면 세계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앞으로는 그 길만이 번영의 길이다. 통일은 대한민국이 더욱 풍요로운 나라로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남북상생운동 안내문에 독립정신을 강조했는데, 통일운동과 독립정신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

얼마 전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금까지의 모든 시민운동은 3·1정신을 이어받고 있다”라고 말했는데, 평화통일 운동도 그 혼과 맥을 같이 한다. 외세의 간섭, 특히 주변 강대국의 간섭 없이 자주적으로 평화를 이루기 위한 시민운동이라는 점에서 자주정신과 독립정신을 이어받은 운동이다. 외세에 흔들리지 않고, 민족끼리, 우리 시민들의 힘으로, 평화를 이뤄내야 한다. 민초들이 독립만세를 외친 것처럼 평범한 시민들이 기금운동에 적극 참여해 주신다면 평화와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통일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상생은 함께 사는 길이고 민족 번영으로 가는 길이다.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

※남북상생기금 운동에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전화 1800-6109로 문의 바랍니다.
(후원 계좌번호 : 355-0062-9131-93 사단법인 고양평화누리)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