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그림전시회 ‘상상예찬’ 여는 이미선 미술교육연구가

2살에서 23살까지 발달단계별
어린이 그림 12월까지 전시
책 출간 앞두고 그간 성과 정리

[고양신문] 11일부터 파주출판도시에 위치한 보리출판사의 ‘보리책놀이터’에서 아이들의 상상을 예찬하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2살부터 23살까지 아이들의 그림을 발달단계별로 볼 수 있다. 전시는 12월 11일까지 6개월 동안 액자 작품 500여 점과 포트폴리오 150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매월 전시 내용이 바뀐다.

▲7월에는 ‘낙서로 말을 걸다’라는 주제로 2~4살 아이의 그림이 ▲8월에는 ‘나만의 상징세계’라는 주제로 4~7살 아이의 그림이 ▲9월에는 ‘나만의 경험적 표현세계, 체험을 감동으로 그리다’라는 주제로 7~9살 아이의 그림이 ▲10월에는 ‘또래집단기, 그림으로 관계를 잇다’라는 주제로 9~12살 아이의 그림이 ▲11월에는 ‘사실기의 앞과 뒤, 저마다의 감성이 사실로 표현되다’라는 주제로 12~14살 아이의 그림이 ▲12월에는 ‘결정기, 나만의 표현법이 열매 맺다’라는 주제로 14살 이후부터 생애 전반의 그림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발달단계별로 저마다의 표현 방법과 색깔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미선(푸른 꿈 디자이너) 미술교육연구가는 대학 재학 중 로웬펠드의 『인간을 위한 미술 교육』이라는 책에서 ‘아이의 신체가 성장함에 따라 미술도 함께 성장한다’는 말과 예시 그림들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졸업 후 일본에 유학을 가서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미술교육에 대해 집중적으로 사례 연구를 했다. 2004년 귀국 후 고양시에 학원을 차려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변화를 지켜봤다. 7살 꼬마 때 만나 22살까지 지도한 수강생도 있다.

이미선씨는 “그간 지도해온 다양한 연령의 제자들 그림을 모아서 발달단계별로 어떤 특징들이 있으며, 그것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감상하고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다”면서 “전시를 통해 우리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깊게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림의 세계에는 정답이 없고 저마다의 개성만이 있다고 말한다. 모든 학과목을 점수화한다 하더라도 미술만큼은 점수 대신, 학생들의 자유로움을 옹호해주는 과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림은 환경과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 학원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에게 그릴 수 있는 환경을 잘 갖춰줬고, 그림 주제는 열어놨다. 아이들의 작품을 수집하고, 이야기를 기록해 책 저술을 준비했다. 발달단계별로 지켜보면 아이들은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생각이다. 그는 이 작업을 30년 동안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책을 출간하기 전 전체적인 작업을 정리해 보는 기회이기도 하다.

7월 ‘낙서기’ 전시가 끝나면 덕양구 행신동의 ‘재미있는 느티나무 온가족도서관’에서 다시 전시를 할 예정이다. 부모와 아이들을 대상으로 미술수업도 할 생각이다.
이 전시를 기획한 ‘보리책놀이터’ 이승희 대표는 “재미있고 호기심이 생기는 전시”라며 “그림의 완성도를 떠나서, 부모들이 아이들의 그림에 대한 집착을 버렸으면 좋겠다. 아이가 성장하는 것 자체를 바라보는 연습을 했으면 한다. 아이가 그림 그리는 시간을 행복해하면 부모는 그걸로 만족하는 마음을 가지면 된다”고 당부했다.

이미선 씨에게는 두 가지 소원이 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부모들이 알아 줄 것과, 창의성이 뛰어난 그림 500점을 한 달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것. 전시장은 고양시청, 서울시청, 관공서 등 어디든 상관 없단다. 전시를 통해 한국 미술교육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소망을 펼치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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