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아트스페이스 휴 ‘뽈뽈뽈’

강주형·김윤섭·이승훈 작가 
새로운 형식과 이미지 창조

이승훈 '2016년의 여성들' (애니메이션)
이승훈 '2016년의 여성들' (애니메이션)

[고양신문] 14일부터 파주출판단지 내 ‘아트스페이스 휴’에서 젊은 작가 3인의 ‘뽈뽈뽈’전이 열리고 있다. 참여 작가인 강주형, 김윤섭, 이승훈은 80년대 생으로 공주대학교 만화 애니메이션과 선·후배 관계다. 그들의 작품은 회화와 드로잉을 기반으로 한 ‘움직이는 그림’이자,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전시실 양면 가득 김윤섭 작가의 대작이 걸려 있다. 김 작가는 오랫동안 대형 천을 캔버스 삼아 작품을 완성시킨 후 천 자체를 전시하고 있다. ‘광야를 헤매는 광인’은 흡사 길을 떠나는 돈키호테를 연상시킨다. 필치는 거칠고, 얼굴은 제대로 알아볼 수 없지만, 색감은 화려하다. 그는 그림을 그리고, 지우고, 고치면서, 회화와 만화의 특징을 동시에 추구한다.

강주형-이승훈 '둘레' (애네메이션)
강주형-이승훈 '둘레' (애네메이션)

중앙에는 이승훈 작가의 애니메이션 ‘문앞’이라는 작품이 있다. 현관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와 함께, 대형 스크린 위로 보이는 커다란 문에서 푸른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나왔다 들어간다. 화면 속에서는 초록색 식물이 입체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그는 붓 터치라는 전통적인 화법과 TV 모니터 사이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전시실 안쪽 공간에 있는 이 작가의 ‘2016년의 여성들’이라는 애니메이션도 재기발랄하다. 주변 지인, 동기, 여자친구들을 표현했다는데, 가운데에 비키니를 입고 있는 여성은 흡사 남성처럼 보여서 다소 기괴하고 우스꽝스럽다.

강주형의 ‘무빙 트리’는 시골의 논밭을 지나가는 트럭에 실린 나무가 보이는 풍경을 묘사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만화 영화 속 한 장면인 것처럼 느껴진다. 정확한 방향이나 일정한 패턴 대신 ‘뽈뽈뽈’ 정신없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은 잘 편집된 애니메이션과 차별화된다. 회화, 드로잉, 애니메이션을 동시에 보여주는 이들의 작품은 흔히 볼 수 없는 형식으로, 작업 시간도 오래 걸리고 판매도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은 이러한 작업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김윤섭 'Types of cap-Lion and palm tree'
김윤섭 'Types of cap-Lion and palm tree'

강주형과 이승훈 작가의 협업 작품인 애니메이션 ‘둘레’는 작가가 거주하는 서울 문래동 일대의 일상적인 풍경과 인물들을 스케치한 것이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넣어 새로운 모습을 만들었다. 이들은 ‘시간-회화’라고 부르는 새로운 형식의 작업을 통해 움직이는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독특한 효과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를 담당하고 있는 김현 큐레이터는 “이 작품들은 화려한 기법이나 정교한 테크닉 대신 회화의 손맛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면서 “매끈하게 다듬기보다 무언가 어색하고 삐거덕대는 날것의 느낌을 애써 감추지 않는다. 이들의 작업은 일반적인 애니메이션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2003년에 홍대 앞에서 개관한 아트스페이스 휴는 2011년 파주출판도시로 이전해, 현재 청솔출판사 건물 3층에 있다. 아트스페이스 휴는 회화작가들의 창작지원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2012년부터 운영 중인 창작스튜디오에는 현재 김민조, 박광선, 윤상윤 등 8명의 작가가 입주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매년 7~8회의 개인전과 기획전을 열고 있다. 올 5월에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파주출판단지 내 작가들의 스튜디오를 방문하는 오픈스튜디오도 진행했다. 이번 전시는 9월 10일까지 계속된다.

기간 : 9월 10일까지(월~금 오전 10시~오후 6시)
장소 : 아트스페이스 휴(파주시 광인사길 111, 301호)
문의 : 031-955-1595

(왼쪽부터) 강주형, 김윤섭, 이승훈 작가.
(왼쪽부터) 강주형, 김윤섭, 이승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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