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윤관우의 천체이야기] 8. 태양계의 미래 행성상성운

보석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운 빛 발산
별의 일생을 추측할 수 있는 열쇠 제공

 

윤관우 아마추어 천체사진작가
윤관우 아마추어 천체사진작가

[고양신문] 행성상성운은 18세기 작은 망원경을 통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William Herschel은 이 초기 관측에서 외계 행성과 매우 유사하다며 거침없이 이름을 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천문학자들은 행성상성운이 행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알고 보니 행성상성운은 수명이 다해가는 별이 배출하는 거대한 가스 분출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수많은 행성상성운은 그것들을 생성한 별의 모양에 따라 완벽하게 구형이거나 타원형입니다. 그러나 고양이 눈 성운(NGC 6543)과 모래시계 성운(MyCn18) 같은 것들은 복잡한 모양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행성에 끼치는 중력의 영향력이 이러한 독특한 모양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행성상성운의 수명은 수만 년 정도로, 별의 수명이 수십억 년 정도임을 생각해보면 우주적 규모에서는 상대적으로 짧게 지속되는 현상입니다.

행성상성운이 형성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태양은 약 456720만년 전에 형성되어 약 1236500만년 이라는 아주 긴 시간 동안 끊임없이 핵 융합을 하며 빛을 냅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가 차디찬 우주에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심부의 수소를 모두 사용하게 되면 태양은 수십 배에서 수백 배의 크기로 빠르게 팽창하면서 적색거성이 됩니다. 그 이후 시간이 지나 핵 바깥의 층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결국 100,000도 이상의 뜨거운 핵만이 남게 되고 이 핵은 백색왜성이라는 작고 안정한 상태의 천체로서 수 백억 년이 넘는 시간동안 천천히 식어가게 되죠.

밤하늘의 태양보다 큰 대부분의 별들은 마지막 순간에 가장 아름다운 빛을 냅니다. 태양과 비슷한 질량을 가진 별은 초신성(supernova)이 되기에는 질량이 너무나 작지만 핵 바깥의 층들이 떨어져 나갈 때 그것들은 강력한 항성풍으로 우주공간에 대량으로 방출하여 행성상성운이 됩니다.

 (Sh-2 174, Valentine Rose Nebula, 고비사막 2019, 윤관우)
(Sh-2 174, Valentine Rose Nebula, 고비사막 2019, 윤관우)

행성상성운은 사람이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작고 어두워서 맨눈으로는 관측할 수 없습니다. 최초로 발견된 기록은 여우자리의 아령 성운으로, 1764년 샤를 메시에가 발견해 메시에 천체 목록에 M27로 등재하였습니다. 해상도가 떨어지던 예전의 망원경은 초기의 관측자들을 M27을 천왕성 같은 거대행성을 닮은 무언가로 착각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한때 빛나는 별의 일부였던 물질을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 행성상성운은 천문학자들에겐 인기있는 연구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성운의 화학적 구성을 연구함으로써 별을 이루던 물질을 알게 됩니다. 또한 성운에 있는 풍부한 탄소와 질소와 같은 특정 원소는 핵융합을 하는 동안 별 내에서 발생한 물리적 과정을 설명해줍니다. 행성상성운을 연구하면 별이 일생동안 어떻게 변하거나 진화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별이 스스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핵융합을 통해 자체 에너지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만들어 낸 알록달록한 행성상성운. 오랜 시간 밝은 빛을 뽐냈던 화려한 활동에 비해서 너무나 소박한 모습을 띠는 행성상성운을 보면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수 많은 별들 사이에서 보석처럼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은은히 빛을 내는 까닭에 필자도 가장 좋아하는 천체 가운데 하나입니다.

 (M27, Dumbbell Nebula, Sierra Remote Observatory 2018, 윤관우)
(M27, Dumbbell Nebula, Sierra Remote Observatory 2018, 윤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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